완벽한 부모 찾기 비룡소 걸작선 6
데이비드 바디엘 지음,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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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자라면서 아동도서를 거의 보지 않았던 것 같다.

솔직히 아이들 핑계 삼아 아동도서를 꽤나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유치할 수도 너무 빤한 결과라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지만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도 있고 아름다운 그림이나 문체의 책들도 많아 아동도서 보는 즐거움도 컸는데... 오랜만에 아동도서 <완벽한 부모 찾기>를 읽으면서 다시 아동도서 코너를 기웃거리게 될 것 같다.

<완벽한 부모 찾기>의 저자인 데이비드 바디엘은 코미디언으로 숱한 텔레비전 및 라디오 진행을 맡아왔고,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은 소설을 네 권씩이나 썼다고 한다.

<완벽한 부모 찾기>는 그가 처음으로 쓴 어린이 소설이다.

그 자신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자기 아이들이 '엄마 아빠 소개소'의 문을 두드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아이들의 불만과 불안, 소망을 담은 판타지 소설을 한 편의 재미있는 코미디 쇼처럼 담아냈다고 한다.

재밌고 재치가 넘치는 작명과 현실을 살짝 비틀어 놓은 캐릭터 설정도 또 하나의 재미를 선사한다.

책이 인기를 끌면서 폭스(FOX), JK 롤링 프로덕션 컴퍼니와 영화 판권 계약을 맺어 메이저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라니 영화도 기대가 된다.

배리 베넷은 '엄마 아빠에 대한 불만' 열 가지를 적은 리스트를 가지고 있다.

1. 따분하다

2. 나를 배리라고 부른다.(촌스러운 이름을 지어줬다고 불만)

3. 맨날 피곤하다고 한다.

4. 게임을 못 하게 한다.

5. 게임기도, 리오넬 메시 이불도 안 사 준다.

6. 진짜로, 진짜로, 진짜로 잔소리가 많다.

7. 항상 나보다 쌍둥이 여동생(쌍독)에게 더 잘해 준다. 이유는 딱 하나, 범생이라서.

8. 엄마가 보는 잡지에 나오는 어른들처럼 잘났거나 유명하지 않다.

9. 돈이 없다.

10. 진짜 근사한 생일 파티를 열어 준 적이 없다.

007 시리즈와 제임스 본드,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에 푹 빠져 있는 배리는 그들의 모습처럼 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안다.

곧 10살 생일이 다가오는데 진짜 근사한 생일 파티를 열고 싶지만 그 또한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화가 나고 이 모든 게 엄마, 아빠 잘못인 것 같아 불만이다.

엄마 아빠에 대한 온갖 불만으로 가득 찬 배리는 "더 나은 엄마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다!"를 세 번 소리친다.

그 순간, 방이 통째로 흔들리게 되면서 낯선 세계로 빠져들어가게 된다.

도착한 곳은 '어린던'이라는 곳이며, 엄마 아빠 소개소라는 '엄빠소'라는 곳에서 자기가 원하는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이곳에서는 아이를 원하는 부모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엄빠소를 통해 아이의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

단 10살 생일이 되기전에 부모를 선택해야 하는데 배리에게는 단 5일간의 시간만이 남았다.

배리가 선택한 부모는 돈이 많은 엄마 아빠, 유명한 엄마 아빠, 피곤하다고 말하지 않는 기운 넘치고 힘센 엄마 아빠, 내 맘대로 하게 놔두는 엄마 아빠, 다른 형제자매들보다 나한테만 잘해 주는 엄마 아빠까지로 배리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자기가 원하는 조건의 부모 다섯 쌍을 만나게 된다.

그토록 원했던 근사한 생일파티도 다섯 번씩이나 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축하받는다.

배리가 선택한 부모는 베리가 엄마 아빠에게 품었던 불만 목록에 반하는 부모들이었다.

모든 게 만족스러워야 할 꿈같은 상황 속에서 배리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온갖 사건들이 터져 나온다.

그리고 배리는 진정한 엄마 아빠의 사랑을 깨닫게 되면서 해피엔딩....

요즘 세상을 흉흉하게 만드는 부모 같지 않은 부모들을 볼 때면 정말 '부모 시험'이라도 쳐야 하는 건가 싶을 때가 있다.

내 자식이니까, 몰라서, 철이 없어서, 가난해서.... 정말 말 같지도 않은 말을 내뱉으며 '내 자식이니 내 맘대로 해도 된다'는 식의 부모를 보면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아동학대에 관한 법을 더욱 강화시켜야 한다고 본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온 마을의 힘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

예전엔 먹고살기 어렵고 가난해도 서로가 도와가며 아이들을 지켜봐 주고 함께 키웠는데, 요즘은 문 하나만 쾅 닫고 들어가 버리면 앞집, 옆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잘 모른다.

<완벽한 부모 찾기>에 나오는 부모들은 우리들의 모습이다.

돈만 밝히고, 유명하길 바라고, 매일 피곤하다 말하고, 내 맘대로 하려 하고, 비교하는 부모들의 모습이다.

부모가 원하고 되고 싶은 모습들을 부모만 바라보고 사는 아이들은 자신들도 그렇게 되고 싶고,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가 늘 돈, 돈, 돈 거리니 자식도 돈, 돈, 돈 하는 거다. (이런 경우 돈이 많아도 똑같고, 돈이 없어도 똑같더라는...)

요즘 핫하다는 한 예능인이 있다.

큰 도전을 하고자 프리 선언을 했고 다행히 대박! 터지듯 잘 나간다.

얼마 전부터는 라디오도 진행 중인데, 라디오 방송 도중 한 사연을 읽다가 폭풍오열한 사연을 읽게 되었다.

그는 일이 많아져서 좋고, 수입도 늘어 좋지만 그만큼 아이랑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 것이 마음을 옥죄고 있었나 보다.

피곤해서 아프다는 아빠에게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반창고를 가져와 붙여주고자 했다는 사연에 아들에 생각이 나 오열했다는 그를 나는 진심으로 응원한다.

그리고 일이 가족보다 먼저 일수 없다는 걸 잊지 말기를, 사랑하는 아들이 너무 바쁜 아빠를 TV로만 만나게 하지 말기를 바란다.

선을 넘나드는 아슬아슬함 속에서도 도를 넘지 않는 분별력을 가질 수 있게끔 하는 건 가족 간의 사랑이 가장 큰 힘이 되어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완벽한 부모 찾기> 서평을 쓰다가 뜬금없는 이야기로 빠지긴 했지만 책을 읽다가 문득 생각이 났던 부분이라 글로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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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 2 : 너를 위한 시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5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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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을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난다.

후속편이 계속 나와도 괜찮은 소재라 생각했었는데 역시나 2편이 출간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저자는 <시간을 파는 상점 2>를 통해서는 주인공 온조가 자신의 시간을 좀 더 의미 있게 사용하는 방법을 깨닫고 성장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단다.

전작에서는 자신의 시간을 팔아 돈을 벌었지만, 돈을 거래 한다는 게 문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규칙을 바꾸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은 시간을 정말 사고팔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하면서, 시간을 파는 상점의 운영 체계를 '시간 공유 플랫폼' 형식으로 바꾸게 된다.

자신의 시간을 팔기도 하고, 다른 이의 시간을 살 수도 있는데, 누군가의 시간을 사는 대신 자신의 시간을 내놓아야 하는 방식인 것이다.

사람들은 주어진 시간을 자신만의 것으로 사용하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내어놓는다.

'시간 공유'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서로서로 협업하고 연대하면서 옳은 일에 뜻을 함께 하는 용기를 발휘한다.

'나를 위한 시간'이 '너를 위한 시간'이 된다.

전작에서 시간을 파는 상점이 온조 만의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우리'의 것으로 거듭난다.

온조 혼자 운영하던 상점에 친구들도 뜻을 모아 동참하게 되면서 운영진이 결성되고 시간을 파는 상점은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한다.


'내가 주동자다'는 교내의 불합리한 부조리에 맞서는 아이들의 당당함과 정의로움을 느낄 수 있었던 에피소드다.

미래를 걸고 용기를 내어 정당함을 지켜내는 결과가 감동적으로 느껴졌는데, 마지막에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글을 읽으니 더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고양국제고등학교 학생들의 보안관 해고 철회 시위를 모티브로 함.)

학교 경비 아저씨의 갑작스러운 해고를 막아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그리고 카페를 통해 얼굴을 알 수 없는 수많은 시간 공유자들이 뜻을 함께 하며 도움을 준다.

'숲속의 비단', '질투의 늪', '새벽저수지' 등의 에피소드가 사이사이 함께 섞이면서 이야기는 전개되는데,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은 시간을 파는 상점을 통한 시간 공유자들의 도움으로 단단하게 꼬인 매듭을 하나씩 풀어나간다.

완벽하게 해결이 된 건 아니지만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고 어긋한 마음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힘없이 작은 목소리일지라도 마음과 뜻을 모으면 큰 울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간을 파는 상점 2>는 시간이란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듯하지만, 그 시간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이를 살아내는 이들의 선택이 좌우한다는 이치를 알려주고 있다.

밝은 아이들의 웃음기를 머금은 듯 경쾌하지만 때로는 묵직하게 펼쳐지는 가슴 따뜻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청소년들에게 꼭 추천하고픈 책이다.



p. 38

어른들은 차별이 나쁘다고 가르치면서 그들의 세계에는 차별을 위한 단계를 촘촘하고 단단하게 포진시켜 놓았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세분화된 계단이 있다.

그 계단도 결국 인간이 만든 것일 텐데, 도대체 누가 만든 것일까.

만든 사람도 차별은 싫어할 텐데, 차별하여 구분하지 않으면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일까.

인간의 역사는 차별에 대한 항거로 이어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시대마다 새로운 형태의 차별이 생겨나는 모순을 밟아 왔다.

그 모순의 반복이 결국 인간의 역사가 되는 것일까.


P. 54~57

그러니까 시간을 사고파는 범위가 넓어지는 저라고 보면 돼.

누구는 시간을 사기도 누구는 시간을 팔기도.

우린 그걸 조율해 주면 되는 거야.

시간 중개업자, 타임 브로커, 타임 세일러 등등 부르는 거야 뭐, 정하면 되는 거고, 일테면 그런 개념이라는 거지.

……

시간 공유 제도 개념인 거네.

서로가 서로의 시간을 유용하게 쓰고 또 다름 사람이 쓸 수 있도록 내놓는 거.

이렇게 되면 말 그대로 시간이 매개가 되어 사고하는 것이 되는 거잖아.

……

경험의 축적으로 대가를 준다는 말도 가능하겠는걸.

경험의 축적이란 곧 시간의 축적을 말하는 거고, 시간을 어떻게 썼는지에 대한 결과는 개인이 보상받는 거고.

……

행복의 기준이 돈과 명예의 축적이 아니라 경험의 축적으로 옮겨 간다면, 삶을 더 풍요롭게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까지 다다랐다.


p. 63

누군가에게, 내가 쓴 시간이 유용하게 쓰인다면 성공한 삶이라는 말과 통하는 것 같았다.

시간을 파는 상점 또한 내가 쓴 시간이 누군가에게 소용이 닿기를 바르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다.

가위손 아저씨를 위해 기꺼이 움직이기로 한 것도 상점의 취지와 맞닿았기 때문이다.

내가 쓴 시간이 누군가의 생명 줄이 걸린 일인지도 모른다.

상점의 멤버가 문제아로 찍히고 상점이 폐쇄당할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한 것도 그런 이유이다.


p. 128

우리의 경험을 막지 말아 주세요.

단지 먼저 살아 봤다는 것으로 모든 힘듦을 사전에 차단하려고 하지 마세요.

경험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 있어요.

그로 인해 더 높이 더 멀리 뛸 수 있는 힘이 생겨요.

경험의 범위를 자꾸만 재단하려고 하지 마세요.

우린 더 높이 날 수 있는 자유를 꿈꿔요.

슬픔도 아픔도 실패도 없이 어떻게 성숙이 오나요.

아프게 치른 만큼 되돌려주는 것도 그것에 상응하는 선물이 아닐까요?

꽃길만 걷자라고 하는데, 어떻게 삶이 꽃길만 있을 수 있나요.

우린의 경험을 막지 말아 주세요.

우리는 다만 내가 부르는 노래 속에 나의 이야기를 담고 싶을 뿐이에요.


p. 193

봐, 너희들은 해냈잖아.

그리고 너희들의 행동이 앞으로 많은 파급력을 낳을 거야.

세상은 그렇게 더 좋아지기도 더 나빠지기도 하는 것 같아.

나빠지는 속도는 무척 빠른데 한번 나빠진 것을 되돌리는 것은 더디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고 그래.

그런 세상에 점을 찍는 일이 될지라도 누군가는 해야 나빠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지 않겠어?

어른들이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게 했으니 그것만으로도 큰일을 한 거야.

더군다나 너희들은 사람을 봤잖아.

……

사람, 그 말이 새삼 따뜻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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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만난 붓다 - 불교 명상과 심리 치료로 일깨우는 자기 치유의 힘
마크 엡스타인 지음, 김성환 옮김 / 한문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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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自我, ego)'의 사전적 의미는 생각, 감정 등을 통해 외부와 접촉하는 행동의 주체로서의 '나 자신'을 말한다.

더 크고 똑똑하고 강하고 부유하고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은, 우리를 피로와 자기의심 속으로 끊임없이 밀어 넣고 있다.

우리는 삶이 나아지기를 원하며 자기 향상을 위한 노력을 계속 해나가지만 지속 불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더 강한 '자아' 감각을 계발하라는 권고(자기 계발서)들이 넘쳐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애와 자존감, 자신감, 그리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능력 등을 갖추기 위해 애를 쓴다.

그런 성취들이 중요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행복을 보장받기에 충분하지 않다.

끝없는 야심에서 비롯된 필연적 결과는 '실망'이 되기도 하고, 일이 잘 안 풀릴 때마다 내뱉게 되는 흔한 후렴구는 '비탄'이 되기도 한다.

자신을 위한 최선의 만족스러운 존재 상태에 도달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자아'에게 통제력을 누그러뜨리는 방법을 가르쳐야 하고, 자기 자신과 생산적으로 관계 맺는 법을 배워야 한다.

불안과 집착으로 우리를 몰아세우는 그 '자아'에게도 심오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우리는 성찰하는 한 개인으로서 외부 세상에서의 성공에만 초점을 맞추는 대신, 내적인 목적에 관심을 가지고, '자아'를 언제, 어떻게 내려놓아야 할지를 알게 된다면, 그로 인해 상당한 자존감을 얻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길들여지지 않은 '자아'가 인간의 행복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자아'를 무제한으로 풀어놓으면 고통을 받게 되지만. '자아'를 내려놓는 법을 배우면 자유를 얻게 된다.

 

<진료실에서 만난 붓다>의 저자 마크 앱스타인은 정신과 전문의이자 심리학자, 명상가다.

하버드 의대에 다니던 20대 초부터 불교에 관심을 가지고 심리학과 명상에 대한 공부를 병행해 왔다고 한다.

그는 '자아'를 좀 더 개방적이고 유연하게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불교 심리학'과 '서양의 심리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이 두 전통은 완전히 다르지만 길들여지지 않은 '자아'가 인간의 행복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같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자아'의 집착을 누그러뜨리면 순수한 자각을 경험하게 되지만, 그 순수 자각의 경험은 '자아'를 길들이는 작업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내 준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심리 치료에 붓다의 가르침이 담긴 팔정도(八正道)를 접목해 그 깨달음을 풀어냄으로써 누구나 할 수 있는 자기 치유의 태도로 제시하고 있다.

정견(正見)은 올바른 견해를 뜻하며, 인생의 현실이나 사물의 이치에 대해 아무런 걸림 없이 올바르게 바라보는 불교 수행의 첫 번째 덕목이다.

정사(正思)는 올바른 생각을 뜻하며, 마음으로 짖는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의 세 가지 악업을 제거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정어(正語)는 올바른 말을 뜻하며, 입으로 짓는 거짓말, 이간질, 욕설, 아부 등 네 가지 악업을 소멸해가는 것을 의미한다.

정업(正業)은 올바른 행동을 뜻하며, 몸으로 짓는 살생, 도둑질, 음행의 세 가지 악업을 소멸해가는 것을 의미한다.

정명(正命)은 올바른 생활을 뜻하며, 정당한 방법으로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정진(正精進)은 바른 노력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끊임없이 노력하여 물러섬이 없는 마음가짐을 지니는 것을 의미한다.

정념(正念)은 올바른 기억을 의미하며, 옳은 생각들을 잊지 않는 것을 뜻한다.

정정(正定)은 올바른 정신집중을 의미하는 것으로, 삼매(三昧)의 수련을 통해서 마음을 한곳으로 모으는 수행을 뜻한다.

말하자면 올바른 참선이나 염불, 기도의 수행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저자는 심리치료사는 '옳은' 사람이 되는 것보다는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진료실에서 만난 붓다>를 쓰게 된 건 도움이 되고자 하는 하나의 시도였다고....

누구든 여기 제시된 조언들을 받아들여 자기만의 방식대로 활용하기를 바라며, 명상과 더불어 팔정도의 가르침을 배우고 익힌다면 혼란스러운 세상을 현명하게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조언한다.

 

"우리 내면에 필요한 모든 것이 이미 갖추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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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승무원 - 조금 삐딱한 스튜어디스의 좌충우돌 비행 이야기
김지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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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승무원은 비행기의 꽃이 아닙니다."


대학 동아리 모임에서 아이들 이야기를 하던 중 한 선배가 고 3인 딸의 꿈이 스튜어디스라 지금 승무원 학원을 다니고 있다고 했다.

다른 관심을 보이며 힘든 직업이라던데 충분히 고민을 해봤는지, 대학은 관련 학과로 갈 예정인지, 언어 공부도 필수인지 등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며 열심히 해라고 격려의 말을 주고받는 와중에 한 선배가 대뜸 "예뻐? 몸매는? 키는 커?"라는 묻는다.

와... 내가 부모였다면 선방이라도 날렸을 텐데 고3 딸을 둔 선배는 그냥 희미한 미소만 짓고 만다.

"평범해요. 제 눈에 물론 제일 예쁘죠. 본인이 워낙 하고 싶어 하니 말릴 재간이 없네요."

스튜어디스 되려면 뭐! 무조건 예뻐야 하고 키도 키고 몸매도 좋아야 하나?

"사진 보자. 사진. 스튜어디스는 예뻐야지."라며 계속 지껄이는 그 입에 숨이 막히도록 안주를 물려주고 싶었다.

도대체 우리나라 사람들은 스튜어디스의 외모나 몸매(어리고, 예쁘고, 상냥하고, 항상 웃고 있어야 함)에 왜 그렇게 집착을 하는 걸까?

어쩌면 다양한 매체에서 만들어 낸 승무원의 특정한 이미지가 한몫한다는 생각도 든다.

정작 승무원들은 그런 이미지와 편견의 늪에 빠져 힘들어하기도 하기도 한단다.

사실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승무원에게 엄청난 외적 조건들이 필요한 건 아니지 않을까.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들도 문제지만 회사 내에서 요구하는 외적 사항들도 불필요하다 싶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닌 듯하다.

불편한 유니폼, 잔머리, 헤어번모양(똥머리), 메이크업, 귀걸이(크기, 모양), 손톱 색, 다림질, 구두, 머리 색깔, 머리 길이까지 매일 머리부터 발끝까지 체크를 받아야 한다니.... 허걱!!!

그래도 희망적인 건 일부 항공사에선 꾸준히 승무원 처우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사람들의 인식도 조금씩 바뀌어 있다는 것이란다.

서비스직에 종사한다고 누군가의 인형이 될 필요는 없다.

승무원은 비행기의 꽃이 아니다.


승무원이 기내에 있어야 하는 진짜 이유는 그들이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고 도와주는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기만 해도 불편해 보이는 유니폼과 구두, 깡마른 몸매에 가냘픈 팔뚝으로 기내 반입용 10kg 미만 캐리어를 들 수는 있으려나 염려가 될 정도였다.

비상사태라도 발생한다면 저들이 우리를 잘 이끌 수 있을지 비행기를 탈 때마다 의문과 불안함이 들 정도였다.

그러다 몇 년 전 아*** 항공 비행기가 불시착했을 때 맨발로 뛰어다니며 승객을 구조하고 안전하게 대피 시키던 승무원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 이후로 솔직히 믿음이 가고 안심이 되기도 했다.

기내 안전 문제와 더불어 진상 고객들 제발 좀 진상 짓 좀 그만해주길 바란다.

정말 할 수만 있다면 비행기 밖으로 던져 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누구나가 지켜야 할 정해진 매뉴얼 대로 행동하고 긴급상황 씨 승무원의 지시를 꼭 따라주길 바란다.

기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행동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어 승무원이 '된다'라는 말보다 '안 된다'라는 말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승객과 승무원 간의 눈높이가 맞는다면 서로서로에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빨강머리 승무원>은 전 세계를 여행하는 여행자이지만 난이도 최상의 감정노동자, 승무원의 일상과 비행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화다.

대학원 공부를 하다가 미래에 대한 막막함으로 승무원에 응시를 하고 기적처럼 승무원이 된 저자는 시험 준비 과정에서부터 입사 후 신입 교육, 첫 비행, 그리고 승무원으로 일하는 동안 경험한 다양한 일상들과 에피소드를 단출한 만화로 그려내고 있다.

건강이 점점 나빠지고 극복할 수 없는 슬럼프에 빠져 결국 퇴사를 결정하게 된다.

또다시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할 길이 겁도 나긴 하지만 용기가 생겼을 때 다른 길을 걸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퇴사를 하고 나니 건강도 좋아지고, 출근 준비나 시간도 줄고, 돈 쓸 일도 줄고(예전에는 일상이 여행이라 돈 쓸 일이 많았다고 함), 감정의 동요가 없어지면서 인생이 전반적으로 잔잔해진 느낌이란다.


"나도 막연히 동화 속 행복한 장면을 그리며 입사했다.

미술 작품을 책으로 보며 청춘을 보내기보다, 전 세계를 날아다니며 새로운 세상을 보고 싶었다.

또 말끔한 유니폼을 갖춰 입고 당당하게 공항 한복판을 걷고 싶었다.


그때는 몰랐다.

내가 선망하는 그 한 장면을 위해 어떤 시간들을 견뎌야 하는지.

물론 간직하고 싶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순간들도 종종 찾아왔지만

승무원이 되기 전까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일들이 내게는 큰 무게로 다가왔다.


처음에는 일기장처럼 그림에 내 감정들을 쏟아부었다.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만화에서는 가능했고,

부조리한 문화나 규정들도 그림에서만큼은 제한 없이 표현할 수 있었다.

나만의 소소한 대리만족으로도 즐거웠다.

그러다 소셜미디어에 그림들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내 지인만 보던 만화를 지구 반대편의 승무원들도 읽고 공감해 주었고,

또 누군가는 내 편협한 시각을 바로잡아 주기도 했다.


만화보다는 낙서에 가까운 짧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내게는 그림을 그리는 일이 치유의 과정이었고,

불편과 불만을 조금 내려놓고 승무원으로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과정이었다.


나에게 좀 더 넓은 시야를 선물해 준 모든 순간들에 감사한다."

P. 347~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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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진 신드롬 블랙홀 청소년 문고 11
박경희 지음 / 블랙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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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진 신드롬>의 저자 박경희 작가는 등단 이후 지금까지 청소년 문제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며 십 대와 소통하며 이들의 이야기를 글로 옮기는 작업을 쉼 없이 하고 있다.

남산 도서관 '청소년 문화 아카데미'를 통해 10년째 청소년들에게 문학 수업을 하는 지도 교사로 활동 중이며, '감별소' 나 '쉼터' 등에서 경계선 밖 청소년들을 만나 글쓰기를 지도하기도 한다.

또한 탈북 대안학교인 '하늘꿈학교'에서도 '책으로 만나는 인문학' 수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의 경력에서 알 수 있듯 <버진 신드롬>에 소개된 6개의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오랫동안 애정을 갖고 지켜본 청소년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아프고 힘들어도 '나는 나'로 살기 위해 애쓰는 청소년들에게 응원가를 보내는 마음으로 쓴 글이라 한다.

작가가 만난 십 대들은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는 은밀한 비밀을 털어놓기도 했고 겁이 나 달아나고 싶은 마음으로 기대 오기도 했다고 한다.

많은 청소년들의 문제들 중 <버진 신드롬>은 성에 관한 에피소드만을 소개한다.

예쁘게 사랑을 시작했지만 책임지지 못한 생명을 잉태해버린 사연도 있고,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혹한 폭력을 당한 사연도 있다.

청소년 성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2018년 기준, 보건 복지부에서 내놓은 통계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첫 성 경험 평균 연령이 만 13.6세라 한다.

만 나이를 감안하며 중학교 1~2학년 정도가 된다.

또한 청소년 10명 중 3명이 성관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2018년 10월부터 12월까지 조사)

성관계 경험이 있는 청소년 중 절반 이상은 피임을 하지 않으며, 그중 적지 않은 비율로 임신 경험이 있으며, 심지어 임신한 청소년의 대다수는 낙태까지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이 통계는 자발적인 성행위만을 반영하고 있어, 원치 않는 상태에서 겪게 되는 성폭력이나 유사 성행위까지 포함하면 청소년의 성 경험 비율은 더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어른들이 쉽게 내뱉는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라는 말처럼 모든 청소년들을 싸잡아 욕하기 전에 막 피어오르는 사랑에 달뜬 몸을 어찌할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사랑하지만 막중한 책임이 따른다는 진정한 성교육이 우선시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직은 이르다'라고 말만 하기엔, 청소년들 또한 몸으로 하는 사랑을 이미 알고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을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덮으려고만 하고 숨기려고만 한다면 해결되는 건 하나도 없을 것이다.

임신, 성폭력, 성병, 데이트 폭력 등은 더 이상 성인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인식하자.

부모님들은 아이들과 어디까지 속 깊은 대화를 나누었는지를, 아니 나눌 수 있는 지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바진 신드롬>에 소개된 에피소드 중에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한 아이들 옆에 그들을 제대로 지켜주고 돌보는 부모가 없었다.

먹고살기 바빠서, 가난해서도 이유가 되지 않으며, 부모가 힘들었다는 것 또한 이유가 되지 않는다.

언제든지 여리고 약한 아이들을 괴롭힐 나쁜 손길들은 무수히 많은 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아이들을 지키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내가 힘들다고 그 손을 놓아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착잡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상상을 초월하는 악행을 저지르는 아이답지 않는 청소년들도 쉽게 볼 수 있는 요즘이다.

그런 괴물들이 스스로 생겨난 걸까?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지 못한 것을 깊이 반성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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