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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산뜻한 인간관계 정돈법 - 일상이 버거울 때
마스노 슌묘 지음, 장은주 옮김 / 나무생각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저자인 마스노 슌묘는 겐코지의 주지 스님이자 정원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다소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선을 바탕으로 정갈하고 마음이 쉴 수 있는 정원을 디자인하는데 교토부 영빈관 정원과 캐나다 대사관 정원, 독일 프랑크푸르트, 노르웨이 베르게 대학, 캐나다 역사박물관 등의 정원을 디자인해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다.
이 책은 일상이 버거운 현대인들이 일, 인간관계, 건강 등의 다양한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잃지 않고 소소한 행복을 만들어갈 수 있는 해결방안법으로 42가지 '선(禪)의 가르침'을 제시한다.
선(禪)은 동양에서 고요히 앉아서 참선(좌선) 하는 것을 말하는데, 인도에서는 오래전부터 요가 등에서 행하던 수행법으로 석가모니가 이후 불교의 실천 수행법으로 발전시켰다.
정신 수양이나 심신수양의 수련방법으로 채택해오고 있으며, 현대에는 '마음을 한곳에 모아 고요히 생각하는 일'을 의미하는 정신집중이나 명상을 가리켜 선(禪)이라 칭하기도 한다.
저자는 '선의 가르침' 중 가장 우선적으로 '인간관계의 정돈법'을 소개한다.
누구나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간결한 선(禪)의 가르침 42.
우리의 마음과 사고방식, 말과 몸을 정돈하는 것은 '인간관계'를 정돈하는 것과 명백히 이어져 있다.
선의 근본 사고방식은 지극히 간결한 만큼 누구나 바로 실천할 수 있다. (P. 6)
사회 전체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시한폭탄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끔찍하거나 황당한 사건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사람들은 서로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불만을 쏟아내고 힘없고 만만한 사람에게 분풀이를 해댄다.
갑을 관계에 의한 분풀이는 경악스러울 정도의 사례를 수없이 보여주고 있으며, 사람들은 저마다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느라 또다시 분노하다 보니 스트레스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악순환 속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스트레스는 몸과 마음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 속 쓰림, 설사, 불면증, 우울감, 의욕상실 외에도 암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다양한 질병의 원인으로 스트레스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쯤 된다면 스트레스 때문에 몸과 마음에 영향을 끼쳐 심각한 사태가 일어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 책을 통해 스님은 '선(禪)의 지혜'를 바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대표적인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운동과 취미 생활을 권하고 있으며, 고도화된 다양한 정보와 생활 곳곳까지 미치고 있는 편의성에 휘둘리지 않고 단념하거나 버리는 것도 좋은 정돈 방법이라 말한다.
이미 스트레스가 쌓인 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하는 것보다는, 미리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일상생활에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내가 좋아하고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는 작고 소소한 일상생활들을 매일 반복하여 몸에 배게 하라 권한다.
좋아하는 음악 듣기, 욕조에 느긋하게 몸 담그기, 좋아하는 책 읽기, 운동하기, 아로마 향 피우기 등 매일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일이면 더 좋다.
살아가면서 스트레스의 씨앗이 완전히 살아질 수는 없다.
언제든지 불쑥불쑥 스트레스의 씨앗은 마음에 머물며 싹을 띄우려 할 것이지만, 내 마음이 편안하다면 그 싹이 쉽게 자라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태를 만들고 유지하고 싶다면 스님이 권하는 '선(禪)의 가르침 42가지'를 실천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크게 6장으로 나누고 다시 세분화해서 다양한 상황에 맞는 실천법 42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인간관계로 마음이 착잡할 때, 감정을 억누르기 힘들 때, 고민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때,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마음이 쉴 곳이 없다고 느낄 때 등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해봤음직한 일들이며 지금도 나를 스트레스 받게 만들고 있는 상황일 수 있다.
스님이 권하는 '선(禪)의 가르침'은 그리 어렵지 않고 힘들이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이었다.
결국 마음의 문제다.
- 상대의 행동에 짜증스러울 때 내 마음에 스트레스의 싹을 키우지 말고 '먼저 한마디' 건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 일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실패'는 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를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에 망설이다 후회하며 스트레스 받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건 어떨까.
- 선(禪)에는 삼업(三業)이라 일컫는 신업(身業), 구업(口業), 의업(意業)이 있는데 차례대로 행동, 말, 마음을 뜻한다.
행동이 정돈하면 말이 정돈되고 마음이 정돈된다는 말로, 마음이 정돈되지 않으면 그것이 말에도 행동에도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말과 표정에서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정말 열심히 했는데 보상받지 못했다고 느낄 때 분노와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는데, 이럴 때 불교의 가르침 중 '인과(因果)'를 되새겨보길 권한다.
인과는 '결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는 가르침으로 일을 하는 동안 부족했거나 잘못되었던 건 없는지 그 요인을 다시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다.
90%의 성과에 10%의 문제가 있었다면 실패의 원인을 잘 파악해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 삼아보는 것 또한 선(禪)의 지혜다.
- 스스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일, 해결할 수 없는 일에 하염없이 사로잡혀 있으면 스트레스만 쌓일 뿐이다.
내버려 둘 수밖에 없는 문제라면 그냥 내버려 두는 것도 마음을 정돈하여 편안하게 하는 최선의 방법이기도 하다.
"열심히 하라!"는 말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전력을 다하라는 의미다.
선(禪)에는 즉금(卽今 : 지금), 당처(當處 : 여기), 자기(自己 : 나)라는 말이 있는데, 바로 지금 내가 있는 여기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면 된다는 것이다.
- 뜻이 맞지 않는 동료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상대의 긍정적인 면을 발견할 수 있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칭찬'은 따뜻한 인간관계를 만들며 서로의 선입관에서 벗어나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불교에는 공생(共生)이란 말이 있는데, 서로가 다름을 확실히 인정하면서 상대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잘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 타인에게 불만이 쌓일 때, 선(禪)에서는 아무리 불합리하거나 노여워도 '그러려니'하고 받아들인 다음 기분을 긍정적으로 전환해 가는 것을 중요시한다.
시비를 거는 상대는 그냥 두고, 화를 내지도 맞서 싸우지도 않는다.
맞서 싸우면 상대와 똑같은 사람이 되므로 맞서지 않는 것이 좋은데, 상대는 오히려 꺼림칙함을 느끼고 자신의 그릇이 작았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 '바쁘다'라는 의미의 한자 '망忙'은 '마음을 잃는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마음이 바빠서 집중하기가 어려우면 실수를 하게 되어 있으니, 일에 임하는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면 저절로 집중력이 생겨 실수할 일도 사라진다.
어떤 상황에서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좋다.
-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 기가 죽거나 상사와 회사에 분노하게 된다.
평가 결과에만 매달려 일을 하게 되면 자신을 평가하는 상대에 대한 태도와 행동이 달라지게 되어 있으며, 높은 평가를 받는 것만이 목표라면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불합리한 요구에도 수긍하게 되거나, 아첨과 아부까지 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어떻게 높은 평가를 받았는지, 어떤 이유로 승승장구하는지 다 지켜보고 있다.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는 평가에만 매달린 사람에게는 없는 당당함과 자신감이 있다.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꺼림칙함은 품고 살아가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전혀 다른 마음, 깨끗한 행복감이 있다.
- 장래가 걱정되어 마음이 불안하지만 장래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그럴 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성심성의껏 해나가는 것'이 해답이다.
선종의 시조인 달마 대사와 그의 후계자 이조 혜가 사이에 '불안'과 관련된 유명한 일화가 있다.
이조 혜가는 달마 대사에게 불안이라는 것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면 불안을 떨치고 안심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이에 달마 대사는 "자네의 그 불안한 마음을 이리로 가져오게나. 그러면 안심시켜줄 테니!"라고 말한다.
이조 혜가는 불안을 찾을 수 없어 불안한 마음을 찾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달마 대사는 "이제 자네는 안심해도 되네."라 답한다.
불안에는 실체가 없다.
마음이 멋대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불안해지는 것도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것이 선(禪)의 사고방식이다.
해야 할 일을 할 때 마음은 풍요로워지고 불필요한 불안이라는 것이 들어올 틈이 없으니, 해야 할 일을 성심성의껏 하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