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산뜻한 인간관계 정돈법 - 일상이 버거울 때
마스노 슌묘 지음, 장은주 옮김 / 나무생각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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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자인 마스노 슌묘는 겐코지의 주지 스님이자 정원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다소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선을 바탕으로 정갈하고 마음이 쉴 수 있는 정원을 디자인하는데 교토부 영빈관 정원과 캐나다 대사관 정원, 독일 프랑크푸르트, 노르웨이 베르게 대학, 캐나다 역사박물관 등의 정원을 디자인해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다.

이 책은 일상이 버거운 현대인들이 일, 인간관계, 건강 등의 다양한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잃지 않고 소소한 행복을 만들어갈 수 있는 해결방안법으로 42가지 '선(禪)의 가르침'을 제시한다.

선(禪)은 동양에서 고요히 앉아서 참선(좌선) 하는 것을 말하는데, 인도에서는 오래전부터 요가 등에서 행하던 수행법으로 석가모니가 이후 불교의 실천 수행법으로 발전시켰다.

정신 수양이나 심신수양의 수련방법으로 채택해오고 있으며, 현대에는 '마음을 한곳에 모아 고요히 생각하는 일'을 의미하는 정신집중이나 명상을 가리켜 선(禪)이라 칭하기도 한다.

저자는 '선의 가르침' 중 가장 우선적으로 '인간관계의 정돈법'을 소개한다.


누구나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간결한 선(禪)의 가르침 42.

우리의 마음과 사고방식, 말과 몸을 정돈하는 것은 '인간관계'를 정돈하는 것과 명백히 이어져 있다.

선의 근본 사고방식은 지극히 간결한 만큼 누구나 바로 실천할 수 있다. (P. 6)


사회 전체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시한폭탄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끔찍하거나 황당한 사건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사람들은 서로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불만을 쏟아내고 힘없고 만만한 사람에게 분풀이를 해댄다.

갑을 관계에 의한 분풀이는 경악스러울 정도의 사례를 수없이 보여주고 있으며, 사람들은 저마다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느라 또다시 분노하다 보니 스트레스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악순환 속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스트레스는 몸과 마음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 속 쓰림, 설사, 불면증, 우울감, 의욕상실 외에도 암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다양한 질병의 원인으로 스트레스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쯤 된다면 스트레스 때문에 몸과 마음에 영향을 끼쳐 심각한 사태가 일어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 책을 통해 스님은 '선(禪)의 지혜'를 바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대표적인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운동과 취미 생활을 권하고 있으며, 고도화된 다양한 정보와 생활 곳곳까지 미치고 있는 편의성에 휘둘리지 않고 단념하거나 버리는 것도 좋은 정돈 방법이라 말한다.

이미 스트레스가 쌓인 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하는 것보다는, 미리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일상생활에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내가 좋아하고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는 작고 소소한 일상생활들을 매일 반복하여 몸에 배게 하라 권한다.

좋아하는 음악 듣기, 욕조에 느긋하게 몸 담그기, 좋아하는 책 읽기, 운동하기, 아로마 향 피우기 등 매일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일이면 더 좋다.

살아가면서 스트레스의 씨앗이 완전히 살아질 수는 없다.

언제든지 불쑥불쑥 스트레스의 씨앗은 마음에 머물며 싹을 띄우려 할 것이지만, 내 마음이 편안하다면 그 싹이 쉽게 자라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태를 만들고 유지하고 싶다면 스님이 권하는 '선(禪)의 가르침 42가지'를 실천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크게 6장으로 나누고 다시 세분화해서 다양한 상황에 맞는 실천법 42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인간관계로 마음이 착잡할 때, 감정을 억누르기 힘들 때, 고민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때,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마음이 쉴 곳이 없다고 느낄 때 등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해봤음직한 일들이며 지금도 나를 스트레스 받게 만들고 있는 상황일 수 있다.

스님이 권하는 '선(禪)의 가르침'은 그리 어렵지 않고 힘들이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이었다.

결국 마음의 문제다.


- 상대의 행동에 짜증스러울 때 내 마음에 스트레스의 싹을 키우지 말고 '먼저 한마디' 건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 일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실패'는 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를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에 망설이다 후회하며 스트레스 받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건 어떨까.

- 선(禪)에는 삼업(三業)이라 일컫는 신업(身業), 구업(口業), 의업(意業)이 있는데 차례대로 행동, 말, 마음을 뜻한다.

행동이 정돈하면 말이 정돈되고 마음이 정돈된다는 말로, 마음이 정돈되지 않으면 그것이 말에도 행동에도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말과 표정에서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정말 열심히 했는데 보상받지 못했다고 느낄 때 분노와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는데, 이럴 때 불교의 가르침 중 '인과(因果)'를 되새겨보길 권한다.

인과는 '결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는 가르침으로 일을 하는 동안 부족했거나 잘못되었던 건 없는지 그 요인을 다시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다.

90%의 성과에 10%의 문제가 있었다면 실패의 원인을 잘 파악해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 삼아보는 것 또한 선(禪)의 지혜다.

- 스스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일, 해결할 수 없는 일에 하염없이 사로잡혀 있으면 스트레스만 쌓일 뿐이다.

내버려 둘 수밖에 없는 문제라면 그냥 내버려 두는 것도 마음을 정돈하여 편안하게 하는 최선의 방법이기도 하다.

"열심히 하라!"는 말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전력을 다하라는 의미다.

선(禪)에는 즉금(卽今 : 지금), 당처(當處 : 여기), 자기(自己 : 나)라는 말이 있는데, 바로 지금 내가 있는 여기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면 된다는 것이다.

- 뜻이 맞지 않는 동료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상대의 긍정적인 면을 발견할 수 있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칭찬'은 따뜻한 인간관계를 만들며 서로의 선입관에서 벗어나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불교에는 공생(共生)이란 말이 있는데, 서로가 다름을 확실히 인정하면서 상대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잘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 타인에게 불만이 쌓일 때, 선(禪)에서는 아무리 불합리하거나 노여워도 '그러려니'하고 받아들인 다음 기분을 긍정적으로 전환해 가는 것을 중요시한다.

시비를 거는 상대는 그냥 두고, 화를 내지도 맞서 싸우지도 않는다.

맞서 싸우면 상대와 똑같은 사람이 되므로 맞서지 않는 것이 좋은데, 상대는 오히려 꺼림칙함을 느끼고 자신의 그릇이 작았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 '바쁘다'라는 의미의 한자 '망忙'은 '마음을 잃는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마음이 바빠서 집중하기가 어려우면 실수를 하게 되어 있으니, 일에 임하는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면 저절로 집중력이 생겨 실수할 일도 사라진다.

어떤 상황에서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좋다.

-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 기가 죽거나 상사와 회사에 분노하게 된다.

평가 결과에만 매달려 일을 하게 되면 자신을 평가하는 상대에 대한 태도와 행동이 달라지게 되어 있으며, 높은 평가를 받는 것만이 목표라면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불합리한 요구에도 수긍하게 되거나, 아첨과 아부까지 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어떻게 높은 평가를 받았는지, 어떤 이유로 승승장구하는지 다 지켜보고 있다.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는 평가에만 매달린 사람에게는 없는 당당함과 자신감이 있다.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꺼림칙함은 품고 살아가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전혀 다른 마음, 깨끗한 행복감이 있다.

- 장래가 걱정되어 마음이 불안하지만 장래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그럴 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성심성의껏 해나가는 것'이 해답이다.

선종의 시조인 달마 대사와 그의 후계자 이조 혜가 사이에 '불안'과 관련된 유명한 일화가 있다.

이조 혜가는 달마 대사에게 불안이라는 것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면 불안을 떨치고 안심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이에 달마 대사는 "자네의 그 불안한 마음을 이리로 가져오게나. 그러면 안심시켜줄 테니!"라고 말한다.

이조 혜가는 불안을 찾을 수 없어 불안한 마음을 찾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달마 대사는 "이제 자네는 안심해도 되네."라 답한다.

불안에는 실체가 없다.

마음이 멋대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불안해지는 것도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것이 선(禪)의 사고방식이다.

해야 할 일을 할 때 마음은 풍요로워지고 불필요한 불안이라는 것이 들어올 틈이 없으니, 해야 할 일을 성심성의껏 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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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철학이 필요해 - 고민이 너무 많아서, 인생이 너무 팍팍해서
고바야시 쇼헤이 지음, 김복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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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 인간들의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들도 일, 가족, 사랑, 돈, 미래, 죽음, 인간 간의 관계로 고민하였고 더 나은 조건과 상황을 꿈꾸었다는 것을 재밌게도 고대 점토판과 파피루스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300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간들은 고민만 했을까?

그 고민에 맞서 끊임없이 사유하며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한 수많은 철학자들이 있었다.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는 우리가 삶에서 부딪히는 모든 고민들에 대해 25명의 철학자들이 내어놓은 해결책과 현실적인 조언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알아두면 쓸데 있는 철학 스토리'를 통해 철학자의 비하인드스토리도 전해주면서 '철학 x 책'을 통해 추천도서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일, 자존감, 관계, 연애와 결혼, 인생, 죽음에 관한 25가지의 고민에 대해 25명의 철학자들이 해답을 제시한다.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늘 불안해요, 돈에 집착하는 게 그렇게 나쁜 건가요, 회사를 그만두고 싶지만 그만둘 수가 없어요, 별것 아닌 일에도 자꾸만 긴장이 돼요, 제 외모가 너무 마음에 안 들어요, 힘들었던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자꾸만 남과 나를 비교하게 돼요,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제 일을 못 해요, 가끔씩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꼴 보기 싫은 상사와의 관계가 불편해요, 사랑하는 사람과 사소한 일로 자주 다퉈요, 소중한 사람을 읽은 슬픔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인지 망설여져요, 앞으로 살날이 얼마나 더 남았을까요, 이 고달픔은 언제쯤 끝나나요......"

삶은 고통의 연속이며 인생은 내 뜻대로 잘 풀리지 않는다.

즐겁고 행복한 일보다는 우울하고 힘든 일들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는 어쩌면 고민이 너무 많고 인생이 너무 팍팍한 것만 같은 우리 현대인들을 위해 위대한 철학자들이 제시하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인생 상담서라 하겠다.


연말 인사철이 되면 이런저런 고민이 많다.

승진, 인사이동이라는 큰 파도 앞에 의연하기도 쉽지 않고 마흔 즈음부터 시작한 정년 이후의 삶에 대한 고민까지 겹쳐 내내 마음이 불안하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해소하고자 당장이라도 계획을 세워 대비해야 할 것 같지만 그렇게 앞날에 대비해 철두철미하게 계획을 짠다 한들 걱정이 말끔하게 사라지는 것도 아닐뿐더러 더 답답한 건 그 누구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고민에 대해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지금'에 충실해야 '다음'이 있다"고 말한다.

"미래의 목적과 계획은 일단 잊고, 지금 이 순간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에 열중하라"고 조언한다. (P. 22)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과정을 즐겨야 한다.

요령 부리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해 끝까지 즐기는 사람의 행동은 뛰어날 수밖에 없다.

진정으로 자신의 마음이 기우는 직업에 온 힘을 다하고 보람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이다.

세상은 이런 사람을 수수방관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의 아우라를 알아보는 이가 나타나 기꺼이 새로운 과제를 맡길 테니까.

날마다 지금 이 순간에 열중하고 몰두하는 사람에게는 정해진 궤도가 없다.(P. 24)

아리스토텔레스의 조언만으로 고민이 해결된 건 아니지만 우선은 스스로를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혜민스님의 말씀처럼 '잠시 멈추고 나를 사랑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너무 거대해서 엄두가 나지 않는 인생 목표가 있다면 십 년, 수년, 일 년, 월, 하루 단위로 나누어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크기로 만드는 것, 데카르트는 '어려운 문제는 분할하라'고 조언한다.

하루를 다시 시간과 분 단위로 쪼개고 목표를 토막토막 분할하면 각각의 작은 시간 동안 우리의 집중력을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원대한 꿈을 그리는 일은 굉장한 의욕을 필요로 하는 도전일 수도 있지만 열의를 가지고 목표를 잘게 쪼개 몰두했을 때 어렴풋하던 꿈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작은 목표를 달성하면 탄력이 붙어 또다시 다음 목표로 나아갈 추진력이 생겨난다.(P. 57)

꿈을 공상에 그치지 않고 실현하기를 원한다면 작고 소소한 것에서부터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는 데카르트의 조언과 지금에 충실해야 다음이 있다며, 지금 이 순간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할 일에 열중하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조언이 결코 다르지 않다.


인생은 어려운 선택의 연속이다.

사소하든 중요하든 어떤 상황에서나 선택은 어렵고 깊이는 달라도 크고 작은 괴로움이 뒤따른다.

인지 과학을 기반으로 행동 경제학을 연구하는 카너먼의 전망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실험을 통해 "인간은 이익에 관해서는 확실한 선택지를, 손실에 관해서는 위험을 무릅쓰는 선택지를 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인간은 손실로 인한 고통을 더 크게 느끼므로 이익과 손실이 동일한 경우에 이익으로 얻는 기쁨보다 손실로 느끼는 불만족이 2.25배 크다고 한다.

'놓친 물고기가 더 커 보인다'라는 속담은 인간의 심리를 잘 나타낸 말이다.

결국 인간은 손해로 인한 고통을 피하기 위해 합리적이지 않은 선택을 내리게 된다는 것이다.

선택지 앞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다거나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면 그 사안이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판단을 유보할 것을 권한다.

최후의 최후의 최후까지 간 후에 결정하라 말한다.

사람의 판단력에는 한계가 있고, 비합리를 범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능력 밖의 판단은 과감히 유보해야 한다. 속전속결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나 통념으로 인해 지금 당장은 우유부단하게 보일지 몰라도 심사숙고 후 내리는 진중한 사고는 중요하다. (p.270)

그릇된 직감의 목소리는 크게 들리고 이성의 목소리는 작게 들린다. - 대니얼 카너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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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의 눈물 - 개정판
김연정 지음 / 매직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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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이 폭발하기 전에 천지를 감싸고 있던 봉우리 중 지각이 약한 봉우리가 무너져 내리면 그 길을 따라 천지의 물줄기가 흐를 거라고, 그것은 스스로에게 수호신이라고 불러준 민족의 지난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천지가 마음 깊이 눈물을 흘리는 거라고, 천지의 눈물이 바로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눈물인 거라고….

(p.375)


소설 <천지의 눈물>은 천년만에 다시 폭발하려는 백두산의 화산 폭발을 소재로 하고 있다.

천년 전 멸망한 발해.

강한 나라였고, 부자 나라였으며 아름다운 나라였던 해동성국 발해는 당나라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북부와 만주 일대를 장악하는 등 큰 위세를 떨쳤지만 한순간에 멸망했다.

소설 속에서는 갑작스러운 발해의 멸망은 화산 폭발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실제 지질학자들에 따르면 백두산이 가장 큰 규모로 폭발한 것이 10세기 경으로 백두산 대폭발을 발해 멸망의 원인으로 지목해오고 있다 한다.

물론 다양한 가설들이 나오고 있어 발해 멸망의 원인을 백두산 화산 폭발로 단정 짓는 건 아직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최근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영화 '백두산'도 백두산 화산 폭발을 소재로 만든 재난 영화다.

백두산은 화산활동을 잠시 멈추고 있는 휴화산으로 분류되었으나 화산 분화 징후가 지속적으로 관측됨에 따라 현재는 활화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백두산이 화산활동을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백두산 일대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체에 큰 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 백두산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으며 매달 10여 차례 이상 지진이 발생하고 있고, 지진파 측정 결과 백두산 지하에는 거대한 마그마 방이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건 백두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북한의 핵실험이 백두산 화산활동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높다는 것이다.

소설 <천지의 눈물>에서도 북한의 핵실험이 백두산의 화산활동을 자극하는 위험 요인이 되기도 한다.

화산 전문가들은 백두산의 화산 폭발 징후를 예측하기 위해 지속적인 과학적 연구와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현실은

정치(중국의 동북공정)와 사상적인 문제, 남북 관계의 악화로 인해 공동연구가 무산된 상태다.


백두산 천지의 국경선에 관한 분쟁은 청나라와 조선 간에도 늘 있었다고 한다. 특히 숙종 시절에는 이를 바로잡고자 백두산정계비를 세웠는데, 이후 1909년 조선을 통째로 털어먹을 생각이던 일본이 청나라와 간도협약을 맺었다. 이때에 일본은 백두산에 대한 중국의 요구 조건을 들어주고, 청은 간도에서 일본의 이권을 보장하게 되었다. 백두산 전체가 중국의 손으로 넘어가게 될 상황을 정리하고자 1962년 중국의 저우언라이와 북한의 김일성이 만나 조중변계조약을 체결하게 되면서 천지의 45%가 중국의 영토로 확정되어버리게 된다.

(p.28)


<천지의 눈물> 소설에서는 각국의 지질학자와 화산 연구가들이 모여 공동으로 연구를 한다.

선화는 백두산 인근 이도백하 마을에서 '백두민박'을 운영하는 부모님을 따라 가이드로 활동 중이지만 개인적으로 백두산 지진을 관찰 연구한다.

남주인공 승현은 백두산 관광을 왔다가 선화를 만나게 되고 우연히 장태균 교수의 조수로 일하게 되면서 백두산으로 와 선화와 다시 만나게 된다.

장태균은 한국 A대 지구물리학과 교수이자 화산연구가로 여주인공 선화의 삼촌이다.

리서희는 선화의 친구로 북한에서 넘어온 탈북자이지만, 연변에서 조선족으로 행세하며 살아간다.

리성철은 북한 김책 공업종합대학 지질학과 교수로 리서희의 아버지로 딸과 함께 탈북해 한국으로 망명한다.

무라야마 이키라 교수는 일본 국립대학 지구 환경학 박사다.

진수이룽 박사는 중국의 지질학과 교수이자 화산연구가이다.

남민수는 북한에서 온 화산연구소 박사다.

리용수는 북한에서 온 화산연구소 연구원이다.

백동일은 북한인민보안부소속 보안원으로 최악의 발암 인물이다.

북한은 핵실험을 한다고 난리, 이 문제로 미국과 중국은 말씨름을 벌리고, 한국은 그 가운데 끼어 이도 저도 못하고 있다.

중국은 동북공정 핑계를 대며 한국이 백두산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장백산이라고 부르지 않은 이상 절대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국과 일본은 중국과 북한의 협조를 얻어 백두산을 조사할 수 있는데 중국 정부의 규제로 중단되어 버렸고, 남북 관계의 악화로 인해 공동연구 또한 무산된 상태다.

하지만 백두산의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인지하고 각국의 전문가들이 이도백하 마을 백두민박에 모였다.

언제 본 모습을 보일지 모르는 화산, 지금 당장이라도 터져버릴 듯 인간들을 위협하는 불안한 화산이 백두산이다.

체제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북한과 그들을 형제라고 감싸 안으려는 한국과, 그런 한국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이리저리 굴리는 중국과, 곧 터져버리지도 모를 화산의 심각성을 이미 한참 전에 깨달은 일본까지...

자유롭게 조사활동을 벌여도 마음이 편치 않을 텐데. 각국 정부는 서로의 이익을 챙기느라 바쁘다.


2020년 12월 10일.

오전 7시 30분.

천둥이 치듯 굉음이 울리더니 갑자기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백두산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오전 10시 20분.

백두산의 화산 분화가 시작되었다.

백두산의 화산재가 빠른 속도로 남하한다.

화산재가 함박눈처럼 날아들던 서울 도심 한복판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북한 땅을 강타했던 강진이 남쪽으로 밀려와 한국 땅을 온통 뒤흔든다.

화산재로 서서히 어두워져가는 한국, 건물이 무너지고 자동차가 뒤엉켜 도로가 마비된다.

제 기능을 상실한 대한민국과 지옥이 되어버린 북한.

한반도는 검은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채 헤매고만 있다.

2020년 12월 20일.

백두산은 열흘이 지난 뒤에야 폭발을 멈추었다.

수천 톤의 화산재는 한반도 전역을 뒤덮었고, 동해바다 건너 일본 열도를 통과한 뒤 지구를 두 바퀴나 일주했다.

백두산의 거대 화산 활동이 끝난 지금, 한국은 여전히 휘날리는 화산재를 맞으며 다시 일어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본문 중에서 (P. 35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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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 - 기울지도 치우치지도 않는 인생을 만나다 내 인생의 사서四書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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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는 호기로 움직이는지라 뭐가 뭔지도 모르고 덮어놓고 시작한다.

20대는 객기가 넘치는지라 무슨 일이 생겨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시작한다.

30대는 경험이 쌓이는지라 일을 하다 보면 길이 생기리라 믿으며 시작한다.

40대는 지혜가 제법 쌓인지라 겁이 없으니 나름대로 결과가 잘 되리라 확신하며 시작한다.

50대는 몸이 서서히 애를 먹이는지라 조금 있다가 생각해보고 답을 한다며 새로운 일의 시작을 주저하기 시작한다.

60대는 몸의 움직임이 둔해지므로 남이 하는 일에 훈수를 둘뿐 자신이 직접 뭔가를 하기가 두렵다.

70대는 건강한 사람과 골골한 사람이 확연히 나뉘므로 몸의 사소한 변화도 심장이 벌렁거리니 무얼 하자는 말도 꺼내기 어렵다.

80대는 이제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므로 뒤로 물러나서 지켜보려고 한다.

90대는 혼자 다니기가 점점 어려워지므로 사소한 일도 몇 번씩 확인하고 다짐을 받고서 움직인다.

(P. 4~5)


이렇듯 나이에 따라 무언가를 시작하는 방식도 다르다.

저자 본인과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적은 주관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살펴보면 일반적인 나잇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음도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이 책은 50대를 살아가는 저자가 들려주는 '중용'에 관한 이야기다.

이미 그는 2011년도에 출간한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을 통해 대한민국에 동양 고전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저자는 많은 동양 고전 중에서 50대를 위한 책으로 '중용'을 선택했는데, 첫째, 중용이 도덕 설교를 늘어놓은 책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극단의 시대에 삶의 중심 잡기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었고, 둘째 대충 고민하다 어물쩍하게 타협하는 결론이 아니라 치열하게 고민하고 인간의 한계 안에서 내리는 최선의 결론을 나타내기 때문이었다 한다.

중용(中庸)의 사전적 의미는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아니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아니한, 떳떳하며 변함이 없는 상태나 정도를 말한다.

중용사상(中庸思想)은 극단 혹은 충동하는 모든 결정에서 중간의 도(道)를 택하는 유교 교리로 신중한 실행이나 실천을 뜻하기도 한다.

불교에는 중도(中道)라 하여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아니하는 바른길, 바른 도리를 뜻하는 말이 있다.

'중간을 간다는 것'은 매 순간순간 실패와 좌절에 대한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나의 가치에 따라 한 걸음씩 나아가는 용기를 내는 과정이며 능력이라 할 수 있다.

모두가 자신이 정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달성하지 못했을 때 불만족 상태를 느끼게 되고, 달성했지만 워낙 머무름이 짧아 다시 불만족 상태를 느끼게 되기도 한다.

살아가다 보면 목표를 잃을 때도 있으니, 불만족 상태를 경험하거나 불편한 감정을 경험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방향과 목표를 설정할 줄 알고, 목표를 따라가다 마주하게 되는 불만족 상태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위로하고 격려할 줄 알아야 한다.

목표 달성과 불만족, 실패와 성공이라는 상태는 함께 공존하기 어려우므로 우리는 그 어느 즈음의 중간이라는 상태에 머무른다.

목표란 언제가 반드시 달성되어야 한다는 굳은 의지보다는 나를 움직이게 하는 동기로서의 의미를 찾게 된다면 삶의 중심을 잡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중용은 내가 무엇을 해야 할 때 끝까지 고민하지도 모든 방안을 검토하지도 않고 어느 지점에 멈춰 서서 일을 서둘러 마치는 얼치기도 아니고 그냥 대충 넘어가려는 어물쩍도 아니다.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만이 옳고 다른 쪽이 무조건 나쁘다고 큰소리를 치는 것도 아니다. 중용은 인간의 진실에 따라 모든 것을 걸고서 뚜벅뚜벅 걸어가는 도전하는 길이다. 사람이 기우뚱하다가도 중심을 잡게 하는 삶의 무게추다. (P. 7)


1강에서는 '중용'이 쓰인 시대적 배경을 '극단'에 주목해서 살펴보는데 중용이라는 가치가 전쟁의 시대를 풀어가는 덕목으로 간주하는지를 살핀다.

소은행괴(해괴한 주장을 늘어놓고 괴상한 짓을 벌임)한 세상에서 중용이 광기화된 사람을 멈추는 제동 장치로서의 내용을 살핀다.

2강에서는 사람이 하는 일을 다른 사람이 모르고 세상에 알려지지 않을 듯해도 결국 모든 것이 드러난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사람이 하는 언행은 완전히 숨길 수도 없고 언젠가는 세상 밖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다른 사람이 모르니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알고 있고, 내가 말하지 않더라도 아는 것이 은연중에 행동으로 드러날 수도 있다.

영원한 비밀은 없기에 '중용'에서는 혼자 있을 때조차 세상이 다 보고 있다고 말한다.

3강에서는 '중용'처럼 사는 게 바람직하지만 그대로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에 관해 이야기한다.

공자도 중용대로 사는 게 쉽지 않았다고 하는데 과연 중용대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답은 자신에게 조금도 거짓 없이 진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자신에게 진실하지 않으면 하던 일도 중도에 그만두기 쉽지만 진실하다면 우여곡절이 있더라도 끝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4강에서는 무슨 일을 하더라도 결국 한 걸음씩이 쌓여 목적지에 이를 수 있다는 상식적인 덕목의 가치에 대해 말한다.

극단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평범의 가치를 다시 일깨워주는 내용으로 중용대로 살아가는 도리가 결코 사람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5강에서는 마음 근육의 중심 잡는 길에 관해 이야기한다.

마음도 확고한 기준이 서 있으면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머리가 아플 수는 있지만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지 않을 수는 있다는 것이다.

'중용'에서 '중'은 기울어지지도 치우치지도 않고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상태이고, '용'은 늘 있는 평범한 일상을 가리킨다.

사람은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존재로 감정도 흔들리고 기분도 들쑥날쑥, 의지도 강약이 있고 지성이 부족할 수도 있다.

감정이 흔들려 중심 잡기가 쉽지 않다면, 모든 것으로부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 흔들림을 막을 수 있으니 상황에 어울리는 절제력이 필요하다.

하루 얼마의 시간이라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6강에서는 마음의 근육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기우뚱거리지 않고 곧바로 설 수 있는 삶의 근육을 키우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마음의 근육은 키울 때는 철저히 자신과의 대결이라면 삶의 근육을 키울 때는 싸워야 할 대상이 다양하고 상황에 따라 바뀌기도 하므로 다양한 삶 속에서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삶에서 중심을 잡으면 기우뚱거리지만 넘어지지 않을 수 있다.

7강에서는 추상적인 이론이 아닌 구체적인 삶으로 들어서는 중용에 관한 이야기로 옳고 가치 있는 것의 실천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중용이 아무리 좋은 덕목이라고 해도 무조건 덮어놓고 실천할 수는 없으며,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용기만을 내세우면 만용이 될 수도 있다.

중용을 비롯한 유학에서는 'a 하지만 b 하지 않는다'는 형식을 제시하는데,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도움을 주더라도 너무 의존하여 자립심을 잃지 않도록 하라고 한다.

8강에서는 중용의 논의를 바탕으로 진실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진실을 뜻하는 성(誠:정성 성)은 중용에서 매우 중요하게 논의되는데, 성(誠)이 천(天)이 운행하는 길이라고 밝히고 있다.

나에게 진실은 남에게도 진실이며, 내게 목숨만큼 소중한 것은 남에게도 그러하다.

내가 진실을 따라가며 성취를 맛보았지만 남은 진실에 어울리는 삶을 누리지 못한다면, 진실은 내가 누리는 것을 남도 누리도록 하라고 요구한다.

우리가 진실을 만나려면 눈과 길을 열어야 하며, 마음의 눈도 열고 끊임없이 묻고 배워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 진실을 우리에게 자신의 더 많은 모습을 보여준다 한다.

9강에서는 진실이 국가와 개인 차원에서 현실화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진실을 삶의 틀로 담아내기 위해 구경(九經 : 아홉 가지의 규칙)을 제시하는데 정치 지도자가 천하나 국가를 통치하려면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이다.

정치 지도자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추진하면서 점검해야 할 체크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진실은 허위와 가짜에 대해 절대적인 우위에 선다.

진실이기에 그럴 수밖에 없다.

10강에서는 효(孝)가 중용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맥락에 대해 살펴본다.

중용이 쓰인 시대는 산 자와 죽은 자의 거리가 그리 멀리 않았기에 죽은 자에게 의지하며 든든함을 느끼기도 하고 죽은 자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기도 했었다.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는 제사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시대가 변화하면서 점점 간소화되는 제사는 곧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11강에서는 중용과 진실을 따르면 어떻게 되느냐에 대한 문제를 다루면서 천(天)과 사람(人)의 관계에서 천이 이 세상에 참여하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한다.

중용이 쓰였던 시대에는 천(天)이 세상의 모든 만물과 관련을 맺었던 때로 천이 땅과 함께 만물의 어버이로 간주하던 때였다.

요즘의 정치는 신이 아니라 사람하기에 달려 있으므로 사람이 전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면 된다.

12강에서는 중용과 진실을 뜻하는 성(誠)을 바탕으로 50대에서 60대로 넘어가면서 필요한 지혜에 관해 이야기한다.

30대는 이립(사회에서 자신의 자신을 잡는 시기), 40대는 불혹(여러 길 중에서 헷갈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는 시기), 50대는 지천명(무엇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 한계를 인지하는 시기), 60대는 이순(다양한 목소리를 듣더라도 차분히 듣고 좋은 점을 받아들이는 시기)라고 공자는 말했다.

저자는 50대에서 60대로 넘어가는 시기에 중요한 덕목으로 포용을 꼽았다.

포용은 나를 비우고 남을 받아들일 수도 있고, 나를 세우고 남을 버릴 수도 있고, 나와 남을 모두 버릴 수도 있고, 남와 남을 모두 담을 수도 있다.

포용은 나만 옳은 것도 아니고, 남만 그른 것도 아니므로 포용하려면 주위를 편하게 둘러보며 다양한 일을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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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 -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으며 청춘의 일기를 쓰다
나태주 시와그림, 김예원 글 / 시공사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별이여.

별 같은 아름다운 사람이여.

오래오래 그 자리 그렇게 반짝이고 있거라.

내가 우러르는 하늘, 어두운 하늘 복판을 지켜 있거라.

나의 별이 반짝이는 동안 나의 인생도 반짝이는 인생이 되기를 소망한다.

나태주 시인으로부터 '고맙고 사랑스러운 별'이라는 찬사를 받은 김예원은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으며 청춘의 일기를 쓴 책 <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의 또 다른 저자이다.

그녀는 나태주 시인의 시를 꼼꼼히 읽고 자신의 인생에 비추어 시를 새롭게 재해석해 느낌을 달았다.

시인님의 시가 좋아 1980년대 시집까지 찾아 읽었으며 일상에서 시인님의 시가 문득 머릿속을 스칠 때마다 일기장에 글과 함께 시를 적어 둔 5년의 기록을 묶어 이렇게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한다.

그녀와 나태주 시인과는 딱 50년의 나이 차이가 나지만, 시가 길이 되고 시가 동무가 되고 시가 삶이 되어 이렇게 한 권의 책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나에게 시란 참 어렵고 난해한 것이었기에 솔직히 시집은 기피대상이기도 했다.

그런 내 생각을 깨뜨린 분이 나태주 시인이다.

시인님의 시는 편안하고 소박하며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위로와 축복과 감사와 감동을 느낄 수 있어 읽으면 행복해지는 것 같다.

시인님에게도 시는 연애편지와 같은 것이었단다.

고교 시절 좋아하던 여학생에서 연애편지 쓰듯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이 시 쓰기의 시작이었으니, 시 쓰기는 세상에 쓰는 연애편지이고, 시 또한 세상에 보내는 러브레터라고 하셨다.

"연애편지는 사랑하고 아끼고 그리워하고 좋아하는 예쁜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고 상냥하고 곱고 겸손하게 쓰는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시인님의 시를 읽으면 연애편지를 받은 듯 마음이 콩닥콩닥 설렌다.

세상 그 무엇보다도 내가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이므로 더 많이 사랑해야 할 것 같고 행복해야 할 것 같다.

한 강연장에서 나태주 시인에게 "좋은 시란 어떤 시인가요?"라는 질문을 했는데 시인님은 "나도 처음엔 구성과 레토릭 등이 있는 시를 썼죠. 시다운 시를 썼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시답지 않은 시를 쓰고 싶어요. 시답지 않은 시는 나의 시입니다. 나태주만의 아우라가 있는 시를 쓰고 싶습니다. 생전에 듣도 보도 못한 시가 진짜 좋은 시라고 생각해요."라고 말씀하신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다.

나도 '시다운 시'보다는 나태주 시인님만의 아우라가 있는 '시답지 않은 시'에 더 끌린다.

이 책의 저자인 김예원 또한 시인님의 시를 읽으며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건 아닐까.

시인님의 따뜻함에 반하고 존경하게 된 것이리라.

 

"

이제 겨우 나이 들어 알게 되었다.

어머니 말씀 속에 행복이 있고

더 할 수도 없이 고요한 평안이 있었는데

너무나 오랫동안 그것을 잊고 살았다는 것을

그리하여 나 젊은 사람들에게 말하곤 한다.

작은 일이 큰일이니 작은 일을 함부로 하지 말아라

네 주변에 있는 것들이며 사람들을 소중히 여겨라

어머니 말씀의 본을 받아 타일러 말하곤 한다

지금껏 우리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보다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에 목을 매고 살았다.

기를 쓰고 무엇인가를 이루려고만 애썼다

명사형 대명사형으로만 살려고 했다.

보다 많이 형용사와 동사형으로 살았어야 했다.

남의 것을 부러워하기보다는 내 것을 더 많이

사랑하고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살았어야 했다.

내가 얼마나 귀한 사람인가를 처음부터 알았어야 했다.

당신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애당초 그것은 당신 안에 있었고

당신의 집에 있었고 당신의 가족, 당신의 직장 속에 있었다.

이제부터 당신은 그것을 찾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어머니 말씀의 본을 받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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