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철학이 필요해 - 고민이 너무 많아서, 인생이 너무 팍팍해서
고바야시 쇼헤이 지음, 김복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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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 인간들의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들도 일, 가족, 사랑, 돈, 미래, 죽음, 인간 간의 관계로 고민하였고 더 나은 조건과 상황을 꿈꾸었다는 것을 재밌게도 고대 점토판과 파피루스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300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간들은 고민만 했을까?

그 고민에 맞서 끊임없이 사유하며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한 수많은 철학자들이 있었다.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는 우리가 삶에서 부딪히는 모든 고민들에 대해 25명의 철학자들이 내어놓은 해결책과 현실적인 조언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알아두면 쓸데 있는 철학 스토리'를 통해 철학자의 비하인드스토리도 전해주면서 '철학 x 책'을 통해 추천도서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일, 자존감, 관계, 연애와 결혼, 인생, 죽음에 관한 25가지의 고민에 대해 25명의 철학자들이 해답을 제시한다.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늘 불안해요, 돈에 집착하는 게 그렇게 나쁜 건가요, 회사를 그만두고 싶지만 그만둘 수가 없어요, 별것 아닌 일에도 자꾸만 긴장이 돼요, 제 외모가 너무 마음에 안 들어요, 힘들었던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자꾸만 남과 나를 비교하게 돼요,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제 일을 못 해요, 가끔씩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꼴 보기 싫은 상사와의 관계가 불편해요, 사랑하는 사람과 사소한 일로 자주 다퉈요, 소중한 사람을 읽은 슬픔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인지 망설여져요, 앞으로 살날이 얼마나 더 남았을까요, 이 고달픔은 언제쯤 끝나나요......"

삶은 고통의 연속이며 인생은 내 뜻대로 잘 풀리지 않는다.

즐겁고 행복한 일보다는 우울하고 힘든 일들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는 어쩌면 고민이 너무 많고 인생이 너무 팍팍한 것만 같은 우리 현대인들을 위해 위대한 철학자들이 제시하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인생 상담서라 하겠다.


연말 인사철이 되면 이런저런 고민이 많다.

승진, 인사이동이라는 큰 파도 앞에 의연하기도 쉽지 않고 마흔 즈음부터 시작한 정년 이후의 삶에 대한 고민까지 겹쳐 내내 마음이 불안하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해소하고자 당장이라도 계획을 세워 대비해야 할 것 같지만 그렇게 앞날에 대비해 철두철미하게 계획을 짠다 한들 걱정이 말끔하게 사라지는 것도 아닐뿐더러 더 답답한 건 그 누구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고민에 대해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지금'에 충실해야 '다음'이 있다"고 말한다.

"미래의 목적과 계획은 일단 잊고, 지금 이 순간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에 열중하라"고 조언한다. (P. 22)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과정을 즐겨야 한다.

요령 부리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해 끝까지 즐기는 사람의 행동은 뛰어날 수밖에 없다.

진정으로 자신의 마음이 기우는 직업에 온 힘을 다하고 보람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이다.

세상은 이런 사람을 수수방관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의 아우라를 알아보는 이가 나타나 기꺼이 새로운 과제를 맡길 테니까.

날마다 지금 이 순간에 열중하고 몰두하는 사람에게는 정해진 궤도가 없다.(P. 24)

아리스토텔레스의 조언만으로 고민이 해결된 건 아니지만 우선은 스스로를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혜민스님의 말씀처럼 '잠시 멈추고 나를 사랑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너무 거대해서 엄두가 나지 않는 인생 목표가 있다면 십 년, 수년, 일 년, 월, 하루 단위로 나누어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크기로 만드는 것, 데카르트는 '어려운 문제는 분할하라'고 조언한다.

하루를 다시 시간과 분 단위로 쪼개고 목표를 토막토막 분할하면 각각의 작은 시간 동안 우리의 집중력을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원대한 꿈을 그리는 일은 굉장한 의욕을 필요로 하는 도전일 수도 있지만 열의를 가지고 목표를 잘게 쪼개 몰두했을 때 어렴풋하던 꿈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작은 목표를 달성하면 탄력이 붙어 또다시 다음 목표로 나아갈 추진력이 생겨난다.(P. 57)

꿈을 공상에 그치지 않고 실현하기를 원한다면 작고 소소한 것에서부터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는 데카르트의 조언과 지금에 충실해야 다음이 있다며, 지금 이 순간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할 일에 열중하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조언이 결코 다르지 않다.


인생은 어려운 선택의 연속이다.

사소하든 중요하든 어떤 상황에서나 선택은 어렵고 깊이는 달라도 크고 작은 괴로움이 뒤따른다.

인지 과학을 기반으로 행동 경제학을 연구하는 카너먼의 전망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실험을 통해 "인간은 이익에 관해서는 확실한 선택지를, 손실에 관해서는 위험을 무릅쓰는 선택지를 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인간은 손실로 인한 고통을 더 크게 느끼므로 이익과 손실이 동일한 경우에 이익으로 얻는 기쁨보다 손실로 느끼는 불만족이 2.25배 크다고 한다.

'놓친 물고기가 더 커 보인다'라는 속담은 인간의 심리를 잘 나타낸 말이다.

결국 인간은 손해로 인한 고통을 피하기 위해 합리적이지 않은 선택을 내리게 된다는 것이다.

선택지 앞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다거나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면 그 사안이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판단을 유보할 것을 권한다.

최후의 최후의 최후까지 간 후에 결정하라 말한다.

사람의 판단력에는 한계가 있고, 비합리를 범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능력 밖의 판단은 과감히 유보해야 한다. 속전속결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나 통념으로 인해 지금 당장은 우유부단하게 보일지 몰라도 심사숙고 후 내리는 진중한 사고는 중요하다. (p.270)

그릇된 직감의 목소리는 크게 들리고 이성의 목소리는 작게 들린다. - 대니얼 카너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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