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여자들
설재인 지음 / 카멜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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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만든 여자들.. 이란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소설책은 낸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작가의 소개글을 읽고 솔직히 별 기대 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다.

첫 작품이니 뭐 그렇고 그렇겠지..라고 생각했던 나의 선입견이 정말 쓰잘데기 없는

편견이었구나 라는 생각을 한것 채 십여페이지를 넘기기도 전이었다.


그리고 찬찬히 다시 저자의 약력을 살펴보게 되었다.

아니 뭐 하던 사람인데 이렇게 글을 잼나게 쓰는거지? 첫 작품 맞아?


설재인 작가는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했다.

세상 어렵다는 서울대 그것도 수학과..라니 게다가 외고에서 수학교사로 일을 했다는 그녀의

이력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돌연 교사를 그만두고 무급의 복싱 선수가 되었다는 부분에서는

끄덕이던 고개가 민망할 정도로 갸우뚱해진다. 게다가 글을 쓰는 작가라니..


개연성이라고는 1도 없는 직업들의 휙휙 건너뛰는 그녀의 이력이 특이하다 못해

경이롭게 느껴진다.

문학과도 아니고 수학과이고 복싱 선수인데 글을 쓴다니.. 다시 읽어봐도 대단하다.

글러브를 낀 손으로 펜을 잡고 쓴 글이 이토록 매력적이라니 놀라웠다.


13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은 한편 한편 세심하고 특별하고 기발하다.

무섭도록 섬뜩한 소설도 있고, 가슴이 뻑뻑할 정도로 공감되는 소설도 있고, 여리고 슬프다가

지독히 독하다.

핑크색이었다가 뻘건 색이었다가 검정색이었다가 파란색이기도 한 그녀의 소설들은

기존의 작가들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함과 독창성이 있다.

문체는 간결하고 담백하다. 그래서 더욱 독한건 독하고 여린건 여리게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났다.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도록 문손잡이를 아주 천천히 돌려 열고,

거실을 슬금슬금 걸어 안방 문 앞에 섰다.

귀를 문에 바짝 대고 숨을 참았는데, 방 안에서 두명의 여자가

내 멈춘 숨을 대신 쉬어 주는 것만 같았다.

숨소리는 빨랐고 웃음소리, 울음소리, 간지러운 소리, 예쁜 소리,

예뻐하는 소리, 희숙이 혜순이를 부르는 소리,

그리고 가끔은 무서운 소리도 났다.

-앤드 오브 더 로드웨이 중-


저는 차장님의 손끝을 보고 말았는데요.

손끝에 그런 게 있었어요.
검은 머리카락 몇 올이 달린 살가죽 같은 게요.
그 작은 조각이, 차장님의 손가락 끝에 달랑달랑 매달려 있었죠.

손톱 밑은 김장한 것마냥 약간 벌건 주황색으로 물들어 있었고요.
그러고 보니 파우치도 아까보다 불룩해져 있었어요.

-내가 만든 여자들 중-


김찬혁이 내 교복에 가래침을 뱉었다.

박호제가 헐리 돌려 봐, 쌍년아, 저번 축에서 춤추던 것처럼

돌려봐, 하고 웃었다.

너희 엄마가 학부모 상담와서 담임한테 꼬리 친다며, 하고 최가영이

내 머리를 몇 번씩 치기도 했다.

이은영은 내 이어폰을 빌려 가더니 남에게 팔아 버렸다.

-앨리 중-


임펙트가 강한 소설들이 뿜어내는 열기들에 말려들어 나는 13편의 소설들을

소리도 없이 읽고 있었다.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그녀의 소설들 속에는 아픔과 연민, 고통과 분노, 사랑과 좌절을

겪는 주인공을 만났다. 단편이 끝날때 마다  나는 그 주인공들의 그 다음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 다음은? 지금은 잘 살고 있는거야? 괜찮아졌어? 결국 부장을 죽인거야?

너네 두 사람은 다시 만난거지? 아냐? ... 이야기의 뒤가 미치도록 궁금해지는 건

참 오랫만이다. 몰입도 최상의 상태로 읽었던 13편의 단편들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도

둥둥 거리며 내 머리 주변을 맴돈다.


노래는 내가 들어서 좋은 곡이 명곡이고

영화는 주인공이 누구든 상관없이 무조건 재미있어야 명화이고

책은 그 뒤가 궁금해서 안달복달 해야지 명작이라는

나의 지론에 미춰볼때..

설재인 작가의 소설집 '내가 만든 여자들'을 정말 잘 만든 명작이라고 나는 얘기하고 싶다.


무덥고 습했던 지난 몇주..

날씨에 지쳐 축쳐져 있던 나의 세포들을 빠릿하게 일어켜 세워줬던 소설이어다.

설재인 작가의 또 다른 소설을 목메며 기다리게 될 줄은 몰랐다.

부디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게 해줬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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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휴직 - 당연한 인생에서 한 번쯤 다르게 살아보기
이지영 지음 / 서사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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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작가는 남들이 그 어렵다는 공무원에 최연소로 합격을 하고 스물셋에 사회 생활을 시작한다.

집안의 가장으로써 뒤로 옆도 둘러보지 못하고 오로지 앞만 보고 일을 했다.

그런 작가를 두고 다들 대단하다, 장하다, 성공했다고들 한다.

그런데도 왜 가슴 한 구석이 횡하고 억울함이 꾸덕꾸덕 붙어 있는 것일까?


청춘을 즐기기엔 작가의 삶은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매일매일 전쟁같이 직장에서 칼날을 세우며 일을 했을 것이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청춘을 일을 위해 뒤로 밀쳐내고 집안에 도움이 되고자 무던히도

애를 썼다.


그리고 정말 자신이 바라고 희망했던 일을 해보고자 용감하게도

서른을 앞둔 해 겨울에 무급 휴직하게 된다.

그리고 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오로지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녀는 지구 반대편이나 다름없는 영국으로 떠나서 그곳에서 세계에서 온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하고 싶었던 영어 공부를 하며  자신감을 찾고 비로서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선택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일도 포기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도 하고, 부럽구만"라고 쉽게 말할 수도 있지만

곰곰히 살펴보면 사실 누구에게나 이렇게 훌쩍 내가 바라는 삶을 위해서

나를 충전하기 위해서 미치도록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현실이란 녀석은 그렇게 호사를 부리도록 우리들을 가만두지 않는다.

가장이라는 현실, 내가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 가족이 있다는 책임감은

부담감으로 바뀌어 쉽게 우리에게 가방 지퍼를 열고 짐을 싸게 되지 않는다.

현실에 안주하고 월말이면 들어오는 알량한 월급에 만족하며

오늘도 내일도 별탈없이 무사하게 지나가는 그런 삶이 행복이려니

스스로 위로하며 최면을 걸고 있는건 아닌지..


이 책을 읽으며 나의 꿈은 무엇이었지? 서른을 넘기고 마흔을 넘기면서..

내가 진정 바라고 꿈꿨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곰곰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런데 참 우습게도 내가 정말 바랬던 것이 무엇인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피식 웃음이 나온다.


한때 뜨거웠던 열정이라는 것을 나도 가지고 있었을텐데

기억이 가물할 정도로 살기에 바빴던 거였을까..

씁쓸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게 되면 책임이라는 것을 부여받게 된다.

나는 내가 짊어져야 할 그 책임감을 위해 오늘날 까지 부단히 노력해왔다.

나 자신의 삶보다 가족들의 평안함을 우선시 하면서 하루를 삼년같이 살아왔다.

그런 나 자신이 조금 안스럽기도 하지만

다시 젊은 날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라는 사람은 다시 그렇게 살아왔을 것이다.


작가가 자신의 꿈을 위해 비로서 완전한 자신의 인생을 위해 서른에 한국을 떠났다.

그리고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왔지만 그녀의 삶은 달라져있었다.

삶이 달라졌다기 보다 그녀 자신이 달라졌다고 하는게 맞는 표현이겠다.

성취감이라는 몰핀보다 더 강력한 진통제가 맞았으니

전보다 더한 힘든일이 몰려와도 덜 힘들고 덜 아플것이다.

나는 그녀가 전보다 훨씬 충만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또 어느날 지구의 어느 한켠에서 전해오는 작가의 소식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긴다.


나도 더 늦기 전에 내가 바라던 "그것"을 다시 찾아봐야겠다.

포기하지 않고 바라고 희망하면 꼭 언젠가는 이루어질거라는 작은 믿음과 함께..



확실한 건 나이가 들고, 직장에 정착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감당해야 할 짐은

점점 늘어나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거다.

그것이 가족이 되었든, 직장에서의 위치이건, 나의 미래이건.

분명 그 짐은 나 혼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서

쉽게 내던져버릴 수 없는 책임일 테니까.

그러니 도피일지 모험일지도 모를 이 생활도 열심히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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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마음 바깥에 있었습니다 - <고통을 달래는 순서>의 김경미 시인이 차곡차곡 쌓아올린 일상의 풍경
김경미 지음 / 혜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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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하루를 지내다 보면

내가 정말 잘 하고 있는건지, 잘 살고 있는건지 알수 없는 불안감과 회의감이 문득

내 발목을 잡을 때가 있다.

분명 내 삶일진데 누군가를 붙잡고" 나 지금 괜찮은거지? 그치?" 하고 물어보고 싶어진다.

바보 같겠지만 점집이라도 가봐야 하나 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점집이라면 질겁을 하면서도 말이다.


행복하게 웃음 짓는 날들 속에

가끔은 속상한 일들이 섞여 들고,

순간순간 화나게 하는 사람들과

조금은 슬픈 저녁이 있다면

당신은 제대로 잘 살고 있는 겁니다.


​너무 마음 바깥에 있었습니다.. 라는 책 표지에서

이 글을 읽는 순간 김경미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읽혀졌다.

터질듯 팽팽하게 부풀어 있던 마음에서 슈~~슈우~~ 하는 소리가 났다.

팽팽했던 긴장감이 빠져나가며 풍선에서 바람 빠지는 마냥 

그렇게 마음이 스르르 풀린것이다.

작가의 이력을 보니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비망록]이 당선되면서

많은 작품을 출간하기 시작했다. <밤의 입국 심사>가  '2015년 오늘의 시'로 선정되었고

'올해의 최고 시집'으로 뽑힌 화려한 이력 외에도

방송 작가로써 <별이 빛나는 밤에><김미숙의 음악 살롱>등 무수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원고를 쓴 실력 있는 작가다.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시를 쓰는 시인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쥐락펴락 하는 방송작가로서

활동해온 만만찮은 필담으로 적어내려간

에세이집인 [너무마음 바깥에 있었습니다]는 잔잔하고 수다스럽지 않다.

읽는 동안 재촉당하지 않았으며, 질책같은 과다한 격려도 없었다.

누구, 누구한테 이런일이 있었다는데 한번 들어볼래요.라고 하는것 같다.

말 그대로 마음을 내려놓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만화가 김보통의 글에서 읽은 얘기입니다.

한번은 터키의 샤프란볼루로 여행을 떠났을 땝니다.

날이 어둑해지자 마을 사람들이 잔뜩 몰려 나와서는 그를 빙 둘러쌌다고 합니다.

저녁은 먹었는지 잘 곳은 있는지, 낯선 관광객이 걱정된거죠

그 후 그는 지금도 그 장면만 떠올리면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합니다.


뭐라도 할 수 있게 해주었던 낯선 나라의 낯선 사람들의 마음,

생각만 해도 마음 한구석이 뜨뜻해진다.

이 책에는 이러한 다정 다감한 글들로 가득하다.

어릴적 결핍때문에 어른이 되어서도 유독 집착하게 되는 물건이 있다.

형제 많은 집안에서 늘 먹을걸로 다투던 그 시절, 어른이 되자 자두만큼은 갯수가 아닌

박스채 사서 챙여 놓고 먹는 그녀의 이야기를 다룬 [자두 한 상자]

나 또한 수건이 귀했던 그 시절 식구들중 제일 늦게 일어나서 세수하고 수건으로 얼굴을

닦을라치면 물수건 같은 그 축축함에진저리를 쳤던 기억

어른이 된 후에도 옷장 서랍 가득 뽀송한 수건으로 채워놓고도 또 수건에 욕심을 내는

수건 집착증은 고질병이다.

휴가지에서 줏어온 돌맹이 하나가

갑자기 병을 얻어 무균실에 갇히게 된 그녀에게

예전의 평범한 일상으로 반드시 돌아갈 수 있는 힘을 주었다는 [스노볼]


히가시노 게이고의 유명한 소설이자 베스트셀러로 많은 사랑을 받은 '나미야 잡화점'

남의 고민을 듣고 상대 주는 사람한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 이라는 이야기를

담은 [할아버지의 편지]등등

다양한 주제와 소재로 잔잔하게 풀어가는 일상이야기를 읽다보면

나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삶을 통해

나도 이정도면 평타를 치며 비교적 잘 살고 있구나 하는 작은 안도감이

드는 에세이였다. 요즘 같은 눅눅한 장마철에 시원한 에어컨 아래서

한장 한장 읽어내려가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온몸에서 긴장이 사라지고

평온한 느낌이 드는 힐링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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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속기사는 핑크 슈즈를 신는다.


제법 두툼한 책이다. 평소 조금씩 시간을 내어 책을 읽고 읽는 나로써는 꽤나

시간이 걸릴만한 분량이라 부지런히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읽는 재미에 빠져 후다닥 후다닥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물러나고 그에 대한 회고록이 많이 출판되었다.

대부분 정치인들의 시각으로 보는 오바마의 업적과 정치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오마바와 관련된 백악관의 이야기를 정치적 이야기를 쏙빼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펴낸 것이 바로 백악관 속기사로 일한 벡도리 스타인의

[백악관 속기사는 핑크 슈즈를 신는다.]라는 책이다.

이 책은 정치인이 아닌 속기사로 일하고 있는 직원의 시각에서 본 백악관과

대통령인 오바마, 그리고 그를 보좌하는 미국 최고의 엘리트 그룹들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를 적었다.


26살 젊은 신입 속기사의 시각으로 담다보니 뭔가 ...대단히 묵직하고

골치 아픈 정치 얘기는 쏙빠졌다.

덕분에 한편의 코미디 영화를 보는 느낌이라고 할까.

찰지게 재미있고 밝고 활기차다.

마치 영화 [섹스인더시티] 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는 듯하여 내내 들뜨고

신났다.


이 책의 시작은 저자인 벡도리 스타인이라는 20대 젊은 여성이다.

그녀는 별로 정감가지 않는 워싱턴으로 상경하여 딱 한달만 살아야지 하다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고 오도가도 못하고 눌러앉게 된다.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아르바이트를 5개나 뛰며

고군분투하며 값비싼 슈트의 도시에서 아웃사이더처럼 지내간다.

지갑에 남은 지폐가 몇장인지 걱정을 하며 도시 한구탱이에서 루저처럼 보이는

자신을 달래기에도 지쳐간다.

어찌보면 좁고 비좁은 고시텔에 쳐박힌 채 비상할 날을 꿈꾸며

잔뜩 웅크리고 있는 현재 한국의 수 많은 구직 청년들을 보는듯 하여 짠해진다.


그녀는 우연히 본 크레이크스리스트의 구인광고에서 법률회사 속기사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큰 기대 없이 이력서를 넣었는데 그게 바로 백악관의 속기사를 구하는 일일 줄이야.

꿈에도 그리던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했는데 출근지가 바로 백악관!!!

대통령이 하는 말을 녹음하여 사무실에서 그 말을 타이핑하여 기록하는 일이 그녀의

주된 업무이다.


대통령을 따라 에어포스원을 타고 세계 여러나라를 누비기도 하고

선거운동을 하나 오바마를 따라 버스를 타고 미국 전역을 다니기도 한다.

밥때를 놓치기도 다반사이고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몸은 고단하지만

지금껏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대단한 사람들과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그녀의 열정을 바친다.

소설과 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쓴 백악관 회고록은 재미와 흥미, 사건사고가 구석구석

박혀있다. 우정과 사랑, 고민과 좌절, 성공와 실패등등 

독자들의 구미를 당길 모든 요소들이 가득하다.

어줍잖은 영화보다 훨씬 재미있다.


작가인  벡도리 스타인이 또 어떤 책을 썼나 싶어 저자의 약력을 보니

이 책이 그녀의 첫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첫번째 책을 이렇게 재미지게 쓸 수 있다면 앞으로 작가로써 대성할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차기작이 기다려진다.

백악관에서 속기자로 일하기 전에 한국의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다고 하니

한국과의 인연도 새삼스럽다.

내친김에 그녀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이 책이  "From the Corner of the Oval" 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고

나의 예상대로 영화로도 제작이 될듯하다.

영화가 개봉하면 꼭 보러가고 싶다.

작가는 세상의 아싸에서 인싸로 등극하기 까지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고민하고 실패하고 좌절하는 젊은이들에게 작은 희망과 용기를 주는 책이라고

나는 생각하다.

절대 희망을 버리지 말고 깨지는 것을 두려워 말고 끝까지 도전하고 부딪힐것!

반드시 그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될거라는 희망찬 메세지를 전달해주는

밝고 화사한 카드 한장을 건네 받은 느낌이다.

 

 

-실제 저자인 벡도리 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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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인간의 삶을 바꾸다 - 교통 혁신.사회 평등.여성 해방을 선사한 200년간의 자전거 문화사
한스-에르하르트 레싱 지음, 장혜경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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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의 가장 대중적인 이동 수단은 뭐니뭐니해도 자동차 일 것이다.

 

도로가 발달되어 자동차로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갈 수 있다.

 

기동성이 탁월하다. 하지만 만약 유가파동처럼 기름 값이 치솟거나,


석유가 고갈되어 연료를 공급 받지 못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곰곰 생각해보면 이럴 때 대처 가능한


이동수단으로 퍼뜩 떠오르는 건 자전거다.

 

동력이라고는 오로지 튼실한 사람의 두 다리로 좁은 골목


길이나 산길도 가능하다.

 

 이만한 가성비 갑인 이동수단도 없는 듯 하다.

 

그럼 자전거는 언제부터 생겨난거?

 

처음에도 지금 같은 이런 모습이었을까? 궁금증이 폭발한다.



[자전거, 인간의 삶을 바꾸다]라는 책은 이러한 나의 궁금증에 답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자전거라는 이동수단이 인간의 삶에 미친 영향까지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서술하고 있어서 탁월한


인문지식서라고 할 수 있겠다.

 

독일의 물리학자이며 자전거 전문가인 한스-에르하르트 레싱이 자전거의


역사에 대해 저술한 책이다. 2019년 올해는 자전거가 탄생한지 202년이 되는 해이다.


200년 전에 자전거라는 달리는 기계가 탄생한 계기도 재미있다.



독일 귀족이었던 카를 폰 드라이스가 자신이 근무하던 산림청 시찰을 위해

 

당시 주요 교통수단이었던


말 대신 사람이 직접 작동하면서 움직일 수 있는 자전거,

 

라이지네를 제작했다.  2개의 나무 바퀴로 되어


있었고,페달이 없어 사람이 발로 땅을 치면서 움직여야 했지만

 

직접 도보로 이동했을 때보다는


2배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초기 드라이지네가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이 폭발이 원인이라고 한다.


화산재가 몇 년에 걸쳐 바람을 타고 유럽까지 건너와 하늘을 덮게 되면서

 

기근이 들게 되고 말을


키우기 어렵게 되자 드디어 드라이지네가 말을 대신하는 새로운 운송 수단으로

 

떠오르게 된다.



특허권이란게 존재하지 않았던 그 당시에는 누구나 자전거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하니 지금 같으면


특허권에 저촉되어 쇠고랑을 차기 십상이었겠지만 그 당시는 누구도 돈을 낸다는

 

것을 생각지도 않았다고 한다. 당시

 

유럽에서는 여인들의 정숙을 강요하던 때라 여성이 자전거를 타는 것에 대해

 

남성 우월주의가 팽배했던 그 시절 남성들은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고 한다.


빌어먹을 드라이지네가 가정과 아내의 의무를 등한시하고,

 

 그보다 더한 짓도 저지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앞으로는 남편이 일에 빠져 정신없이 아내를 불러도

 

돌아오는 답은 아내가 몇 시간 동안


수도나 라이프치이로 나갔다는 내용뿐일 것이다.

 

그 몇 시간 동안 예의범절을 어기고 돈을 가져다 버리는


온갖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기득권층인 남성들이 자전거로 인해 여성들에게 일어날 변화를 두

 

려워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성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지만 여성들이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

남성과 부자들의 전유물이었


던 교통과 운송 수단이 대중화됨으로써 여성들은 세상 밖으로 나와

사회에 참여하는 일이 일어나며 여성도


남성과 동등해질 권리, 여성 해방이 이루어진 것이다. “고작자전거로 인해..


이처럼 자전거의 발전은 우리가 생각지 못한 새로운 엄청난 사회적 변화를 가져왔다.



내친 김에 궁금해서 한국에는 언제 자전거가 들어왔는지 살펴보게 되었다.


자전거를 처음 조선에 소개한 인물이 조선해관 책임자로 부임한 독일인

 

묄렌도르프를 수행하여 1883 6


조선에 온 F. 보리오니라는 기록이 있다. 또한 고종황제는 의사인 올

 

리버 애비슨의자전거를 보고


어떻게 넘어지지 않고 달릴 수 있는지궁금해 했다. 이에 애비슨이

 

처음에는 균형을 잡기 어렵지만 오래


타면 넘어지지 않는다고 답하고 타는 시범을 보였다.

 

당시 애비슨은 고종 황제가 직접 타보겠다고 나설까


봐 크게 긴장했다고 하는 기록이 있다.자전거는 일반인 뿐만 아니라

 

고종 황제조차 신기하게 여길만큼


획기적인 신문물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 어머니가 흥얼거리던 노래를 기억하고 있다.“떳다 보아라 안창남의 비행기,


내려다 보아라, 엄복동의 자전거라는 가사가 반복되는 노래였는데, 언젠가 문득 생각이


나서 살펴보니 우리 나라 최초의 비행사가 안창남이었고, 자전차 왕으로 불리우며 식민지


민족의 자존심이 되었던 엄복동,이라는 두 인물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굴곡의 역사안에 자전거가 있었다.



자전거가 어떻게 사람들이 삶을 바꾸어 놓았는지, 사람들의 욕망을

 

어떻게 자극했는지 살펴보는 재미와

 

몰랐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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