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다행인 하루 - 자꾸 흔들리는 날에는 마음을 들여다볼 것
김다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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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흔들릴 때가 많다.

불안한 오늘, 그리고 장담할 수 없는 내일에 대한 불안함..

그렇게 사정없이 흔들릴때 나를 붙잡아 줄 무언가를 찾게 된다.

어떤 이는 술로,, 어떤이는 여행으로.. 어떤이는 사랑하는 이로부터..

그리고 이 글을 쓴 작가는 글로.. 흔들리는 몸을 붙이고 그렇게 지탱하며

버텨가는 것일게다.

이 책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하루를 살았을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진 작가가

지치고 힘들었던 자신의 하루를 되돌아보며 전쟁같은 하루를 버텨내느라

폐허가 된 자신의 마음을 다독이며 위로 하기 위하여 쓴 글들로 가득하다.

흔히 3행시 짓기라고 하는 글 짓기에 '다행시'라는 이쁜 이름을 붙여주고

언어적 유희를 즐기며 스트레스와 힘겨움을 날렸다는 작가의 이야기는

마찬가지로 전쟁같은 하루를 보낸 독자들에게 알 수 없는 묘한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3행시 짓기의 최하수 급인 나로써는 작가의 다행시는 참 센스있게 느껴진다.

상..당히

처..신을 잘해야한다. 덧나지 않게

힘..들지

내..가 곁에 있어줄께

우...리가 있잖아

울..지마

단어가 주는 의미를 담아 짧지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고스란히 담아

우리 손에 꼬옥 쥐어주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글을 읽는 동안 상처, 힘내, 우울

이라는 단어를 곱씹을 수 있었고 그 말속과 함께 담겨져 전해지는 따뜻한 위로가

사랑하는 연인으로부터, 허물없는 친구로부터, 내 피 같은 가족으로부터

전해지는 마음인듯 하여 위화감이없이 그대로 그 마음을 받아 들일수 있었다.

말에는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와 톤, 억양등이 더해서 그 말의 온도를

금방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사실 글은 말처럼 쉽고 적각적으로 온도를 느끼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은 길지 않은 짧은 구절 안에 온도를 불어넣었다.

짧은 감탄사와 긴 공감이 절로 나온다.

그리고 누구를 위로하고 격려하는데는 그다지 긴 말이 필요치 않다는 것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이건.. 하루를 마무리 하는 늦은 밤이건..

가까이 두었다가 한두페이지 꺼내서 읽어도 좋을

그런 책인듯 하다.

제목에서부터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

"이만하면 다행인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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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 마카롱을 먹기로 했다 - love is life
다이애나 리카사리 지음, 딘다 퍼스피타사리 그림, 카일리 박 옮김 / FIKA(피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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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책을 펼쳐든 순간,

알록달록 고운 색감의 일러스트들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짧고 간략한 메세지와 화사한 일러스트들을 보고 있자니

이쁜 그램책 한권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인도네시아의 패션.라이프스타일 인플루언서인 다이애나 리카사리의 글에

일러스트 작가이며 라이프스타일 인플루언서 딘다 퍼스피타사리의 그림이

칙칙했던 기분을 화사하게 만든다.


책 제목에 다시 한번 눈길이 간다.

[그래서 오늘 마카롱을 먹기로 했다]

수 많은 먹거리 중에 왜 하필 마카롱이지?


프랑스의 대표적인 쿠키인 마카롱은 머랭으로 만든 작고 동그란 모양의 크러스트 사이에

잼이나 가나슈를 넣어 만든 쿠키이다.

부드럽고, 촉촉하고 매끈하고 바삭하고 달콤하다.

한 입 베어물면 세상 시름 다 잊을것 같은 맛이라고 하면 좀 과장인가..

씁쓸한 커피 한잔에 마카롱을 곁들이면 정말 잘 어울리는 환상 궁합이다.



업무에 지치고 인간사에 휘둘려 한껏 풀죽고 힘든 날은

달달한 쿠키나 사탕하나 입에 물면 당 충전이 완료되어

물에 젖은 수건 같은 몸도 마음도 조금은 뽀송하게 된다.

이 책도 기운 떨어진 날 당충전을 해주는 역활을 하는 듯 하다. 마카롱처럼..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다르듯 정답은 없지만

내 삶의 물음표에 마침표를 찍어보려고

나의 시선으로

나의 의재대로

나만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성숙되어지기를 바랍니다.'


프롤로그에서 적혀 있는대로 물음표 투성이인 내 삶에 명쾌하게 점 하나 찍으면서

A=B 다..라고 간단명료하게 명제를 내릴 수 있는 삶이라면 참 좋겠는데 실제 우리네 삶이란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 복잡하고 얽히고 설킨 삶 속 매일 매일 자신을 가다듬고 내 색깔대로 내 방식대로 씩씩하게

살아가야 할것이다.



길지 않은 메세지들은 무겁지 않고 알록달록 일러스트는 부드럽다.

지친 몸과 마음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의 밝은 책이다.

크게 어렵지 않게 읽어 내려 갈 수 있지만

가격이 사악한 마카롱을 한 입에 넣고 우걱우걱 씹어 먹기엔 아까워 끝에서부터

조금씩 야금야금 베어먹듯 이 책도 한꺼번에 휘리릭 읽기 보다는

하루하루 서너페이지씩만 아껴가며 읽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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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그들이 궁금해졌다 - 심리치료, 그 30년 후의 이야기
로버트 U. 아케렛 지음, 이길태 옮김 / 탐나는책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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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는 가끔 심리학에 관한 책을 읽곤 한다.

인간과 동물의 행동이나 정신과정에 대한 다양한 질문의 답을 찾는 과학 중의 하나가 바로 심리학이다.

이러한 심리학이 과학으로 인정 받고 연구되어져 온게 19세기에 들어와서의 일이니까

단순히 정신 나간 미친 사람 취급을 당하지 않고 치료를 받고 과학적인 접근하여 연구가 시작된것도

따져보면 그리 오래된 역사는 아닐것이다.

다치거나 병을 얻어 몸이 아프거나 하면 우리는 내과나 외과등을 찾아 치료를 받는다.

그러면 그에 대한 결과는 쉽게 알수 있다.

낫거나 또는 안 낫거나.. 답은 간단하다.

그러나 이런 심리치료를 받은 사람들은 그 결과를 낫거나 안낫거나..의 간단한 이분법으로 구분이

지어질 수 있는 문제일까. 눈으로 보이는 내, 외과적인 상처가 아닌 인간의 마음과 정신에

대한 병인데 몇 알의 약과 상담치료가 과연 도움이 될까...하는 의문이 든다

심리학 박사이며 심리치료사인 로버트 U. 아케렛의 저서 [어느날 나는 그들이 궁금해졌다]라는 책은

그러한 나의 의문에 답을 준 책이다.

"심리치료를 하다 보면 아주 답답한 점이 한 가지 있다.

이야기의 결말을 도무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내담자가 마지막 치료를 받고 치료실 밖으로 나가버리면 그걸로 끝이다.

그 뒤에 펼쳐질 내담자의 인생이 내게는 수수께끼로 남을 뿐이다"

아케렛 박사는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밝히고 그의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아나서기로 했다.

바로 자신의 심리치료를 받은 내담자들이 상담 후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직접

찾아 나서게 되는 심리치료 후 30년에 대한 추적 실화이다.

이 책에서 박사는 자신을 찾아왔던 수많은 내담자 중 특히 오랫동안 자신의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그 예후가 궁금했던 5명의 내담자를 찾아 나서게 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놀랍도록 흥미롭고 그 어떤 소설이나 영화보다 흥미진진했다.

유대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부인하고

자신을 스페인 백작부인이라고 생각하는 여자 나오미.

동물원에서 만난 북극곰에게 첫눈에 반해 북극곰에게 목숨을 건 애정 공세를

하는 남자 찰스.

때로는 가학적이며 때로는 피학대적인 성 도착증을 가진 남자 세스.

자신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믿는 여자 메리.

작품안에 자신의 삶을 녹여내어 극적인 삶을 살아가며 본인의 삶을 희생한 작가 사샤.

책은 그들이 처음 심리치료사인 박사를 찾아왔을 때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대부분 심리 치료를 받으며 박사에게 호의적으로 때로는 공격적으로 대한다.

박사는 끈기와 신념을 가지고 몇 년씩 그들과 친밀한 유대관계를 맺으며 그들이 이런

이상현상을 겪게 된 원인과 이유를 찾으려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객관적인, 때로는 아주 주관적인 시선으로 환자들의 과거의 트라우마를 보게 된다.

불우한 가정환경, 억압받고, 상처 받은 인간들은 그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자신에게 또 다른 자아를 투영하게 되어 제3의 인물을 만들어내거나,

기억을 왜곡하여 머리속에서 전혀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 사실화해 버리거나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삐뚤어진 성적 취향을 가지게 된다.

내담자들은 30년이 지난 후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박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던 상담 치료는 과연 효과를 보았을까?

그들은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을까?

박사가 30년 만에 내담자를 만나는 장면들은 나에게 심한 떨림을 선사해주었다.

마치 첫사랑이나 과거의 은사를 찾는 오래전의 "TV는 사랑을 싣고"라는 TV프로그램을 보는 마냥

그들이 30년 만에 손을 맞잡고 볼에 키스를 하며 인사를 나누는 장면에선 짜릿한 전율이

느껴지며 그들이 현재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그 다음이 궁금해서 활자를 쫓는 내 눈동자가

심하게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나 스스로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다행이 그들 대부분은 박사와의 만남을 반겼고 비교적 밝은 모습이었다.

내가 예상했던 모습보다 훨씬 건강하게 살고 있는듯 하였고

그리고 박사의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렇게 쫄깃한 느낌을 받는건 이 책이 소설이 아닌 완전한 실화를 토대로 써여졌기 때문이겠지.

도저히 정상적인 삶을 살것 같지 않았던 그들이었지만

끝까지 포기 하지 않았고, 강인한 생명력으로 자신들의 삶을 이어왔다.

그리고 30여년이 흐른 날 그들의 삶을 되돌아보면 아픔과 고통을 이긴 승자의 모습으로

남아 있었고 그들의 어둠의 터널에서 헤매고 있을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그들의 손을 잡고

그 긴터널을 잡고 나와준 박사의 치료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딱딱한 심리책이 아닌 소설 같은 형식을 띈 이야기 전개 방식은

독자를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제법 두툼한 책이었지만 어렵지 않게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흥미와 긴장, 감동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 심리학 책으로,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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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 - 14년 차 번역가 노지양의 마음 번역 에세이
노지양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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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읽어보고 싶었던 이유는 바로 이 제목 때문이었다.

먹고 사는 게 힘들고 남의 호주머니에서 돈 빼내는게 힘들다며

우리는 가끔, 아니 자주 신세 타령 비스므리 한것들을 널어놓곤 한다.

먹고 사는게 다는 아닌데 왜 이리 떠다밀리듯 살아야 하나..그런 자괴감이 꼼지락거리며

마음 한구석에서 일어나기도 한다.

아직 여전히 굶지 않고 더 잘 먹고 더 잘 살기 위해서는 멈춤 없이 ing를 해야하지만

그래도 가끔 내가 가장 원하고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삶의 버스킷 리스트를

하나씩 클리어 하며 아드레날린이 폭발하는 짜릿함을 느껴보고 싶은 소망 쯤은 나도 가지고 있다.

이 책의 저자도 그러했을까? 먹고 사는 문제 말고 본인이 원하던 일에 도전을 해본건가..

그게 어떤 일이지..그래서 성공을 했는가..궁금증에 책을 펼치게 되었다.

14년차 번역가 노지양의 에세이.. 라는 것을 알고 작가의 작품을 검색해보았다.

영화로 유명했던 [헝거]를 비롯하여 [나쁜 패미니스트]등 꽤나 유명했던 작품을 포함하여

80여편이나 번역했다고 하니 번역가로써 그 동안 차곡차곡 자신의 캐리어을 쌓아가고 있었구나

싶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작가의 오랜 염원이 바로 번역가 노지양이 아닌 작가 노지양으로 자신의 분신 같은

책을 써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하여 탄생한 책이 바로

'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인 것이다.

14년간 "남의 작품"만을 번역해오던 그녀가 자기의 이야기를 토해내듯

써낸 "내 책"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자 한페이지 한페이지를 천천히 음미하듯 읽어보게 되었다.

의기롭게 시작한 첫 번역은 지금은 부끄러워 들여다보기도 싫고

번역 의뢰가 들어오지 않을 때는 이대로 찾는 이 없는 인기없는

번역가로 전락하는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애써 번역해서 원고를 넘기면 편집자의 평에 가슴을 조린다.

나에게는 마냥 고상하게 보이는 번역이라는 일도 알고 보면 고충이 없을 수야

없구나 싶었다.

번역가의 오랜 내공 덕분이었을까.. 노지양 작가의 글은 담백하고 껄끄럽지 않고

매끈하다. 덕분에 글을 읽는데 집중력에 방해가 되지 않았다.

영문 번역가답게 각각의 에피소드 앞뒤에는 짧은 영어문장이나 단어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중 나는 down to earth : 소박한, 허세가 없는, 자신의 모습대로 솔직한

그리고 day to day : 그날그날의 , 매일매일의

이라는 단어에 마음이 갔다.

꾸밈없이 소박하게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 매일매일을 소중히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뜻하지 않은 영어 공부까지하게 된다)

어느듯 중견 번역가로써 자리 매김한 작가가 지금까지 일을 해오며 느꼈던 일들과

그녀의 어릴때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등을 흐뭇한 미소와 함께 조용히 들려주는

듯한 이야기다. 말초신경이 떨릴듯한 대단한 자극은 없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온 몸의 긴장를 풀고 릴렉스하면서 읽어도 되는 이야기들이라

마치 내 일인양, 내 친구의 일인양, 특별하진 않은 우리들의 일상의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는 듯하여 고개가 끄덕여진다.

월급쟁이가 회사를 차려 사장이 되는 꿈을 꾸고

노점상을 하던 장사꾼이 자기 가계를 오픈하고 싶은 꿈을 꾸고

조연만 하던 배우가 주연으로 스크린에 뜨고 싶은 꿈을 꾸듯

번역가 노지양씨는 작가로써 자신을 책을 쓰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자신을 꿈을 이루었다.

꿈을 이루는 데는 나이와 시기는 문제되지 않는다. 그 희망과 꿈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언제가는 이룰 수 있다.

음 무언가를 도전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객관적인 능력치도 아니고 분석과 비교도 아니다.

맹목적인 믿음과 희망이다.

일단 그렇게 시작부터 해보아야 한다.

프로가 되거나 눈이 밝아지면 비교하고 좌절할 일은 원치 않아도 많으니 그건 그때로 미루기로 하자.

그전에는 무조건 나에게 엄지 손가락을 들어줘도 된다

나 또한 내가 오랫동안 마음 한켠에 고이 접어둔 미래의 희망이 있다.

지금까지는 그냥 걸어두고 감상하는 액자속의 명화 같은 느낌이었지만

이제는 바라보기만 하는 닿을 수 없는 희망이 아닌

내가 바라는 미래를 그림을 붓을 들고 색칠을 하듯 직접 내 손으로 이루어가고 싶다.

남들이 보기에는 대단치 않고 하찮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 스스로 만족하고 행복해진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겠는가.

더 이상 힐끗한 흰머리를 감출 수 없을 정도의 나이가 되어

드디어 내가 바라던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날이 오면

나는 아마 노지양 ..이라는 작가의 이름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그때쯤이면 노지양 작가는 번역가라는 이름보다 작가라는 이름으로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선물 같은 책 한권을 건네준 노지양 작가에게

감사와 격려를 아낌없이 보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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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도리, 인간됨을 묻다
한정주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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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자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 글자는

다름 아닌 이름 명 名 자이다.


이 글자는 저녁 석 夕 자와 입구 口 자로 되어 있다.

이게 왜 이름 명.. 이라는 한자가 되었을까..


아주 오래전 옛날에 해가 지면 깜깜해졌고 밖을 밝힐 불도 없었을때

컴컴한 밤에는 서로를 식별할 방법이 필요했다.

그래서 자기가 누구인지를 알려야 할 필요가 생겼고 그래서 이름이라는

것이 생겨났다. 이름 명자는 컴컴한 밤에 소리내어 입으로 말하는다는 뜻이다.


나는 무릎을 탁 쳤다.

아.. 세상에 이런 깊은 뜻이 있었구나.

그 이후로 한자를 이모 저모 뜯어보는 버릇이 생겼다.


하지만 평생을 공부해도 다 하지 못한다는 한자공부이지 않은가..

그저 때때로 생각날때마다 나름대로 해석을 해보기도 하고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기도

하였다. 그러다 우연히 눈에 띈 한정주 저자의 인간도리..라는 책을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에 덥석 책을 집어 들었다.


저가인 한 정주님은 역사평론가 이며 고전 연구가이다.

현재 [헤드라인 뉴스]에 인문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의 글을 연재하고 있다.


이 책에는 4부에 걸쳐 60개의 글자가 소개되어 있다.

1부의 주제는 수치심을 모르는 교만한 사람들에 대하여

2부에서는 배려심 없는 이기적인 사람들에 대하여

3부에서는 고단한 삶 앞에 흔들리는 나 자신에 대하여

4부에서는 타인과 더불어 사랑간다는 것에 대하여


각각의 단락에 어울릴 만한 한자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1부의 첫글자는 바로 恥

부끄러울 치.. 라는 글자가 제일 먼저 소개되었다.


그 많은 글자중에 이 글자를 선택하였을까..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할 무렵에 국정 농단 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광화문 광장은 국민들의 촛불로 흔들렸고 민심은 들끓었다.

그 광경을 보고 저자는 부끄러운 마음이 없는 자를 어찌 사람이라 부를 수 있겠는가?

라며 부끄러울 치 恥라는 글을 썼을 것이다.

이글자는 귀 耳 자와 마음 心자로 되어 있다.

사람이 부끄러우면 귀 부터 벌개지는 경우가 많은 데 이 글자는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잘 나타낸 글자다.


이와 같이 60여개의 한자를 읽어 내려가면서 나에게 깊은 울림을 준 한자로는


용서할 서 恕 자이다.

용서란 같을 여 如 와 마음 심 心으로 구성되어 있는 글자로써 풀이자하면

인간관계에서 다른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알게 해주는 글자다.

다름 사람의 입장과 처지, 상황과 태도와 '같이'이 되어 보는 '마음'이 바로 용서라는 뜻이다.


이 글자를 가슴에 새기면서 나는 어렴풋이 진정한 용서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냥 형편을 봐주는 것이 아니라 같은 마음을 가져보는 것..

충분히 차이가 느껴진다.


경계할 경 警

이 글자는 말씀 언 言과 공경 경 敬으로 이우러진 한자다.

즉 말을 공경하여 삼가고 경계한다고 해서 경계할 경 자가 되었다.

그리고 경계해야 할 일 가운데 가장 경계해야 하는 대상은 자신의 말과 자신의 행동이다..

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글자 한자 한자 새겨들어야할  가치가 있는 글자로 이우러져 있다.

덕분에 각 단락으로 넘어가면서 결국 인간됨이란 수치심을 알고

교만하지 말것이며 배려심을 가지고 타인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는 것.. 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것이 60개의 한자가 우리에게 주는 삶의 지혜이고 바른 자세라는 것을

한자한자 마음에 새겨가면 읽은 후에야 알게 되었다.


한자를 破字하여 읽고 이해함으로써 그 깊은 뜻을 알 수 있었고

기원과 유래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어느것 하나 허투로 만들어진 글자가 없다고 생각하니

한자의 깊이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한글날을 얼마 앞두지 않았다.

한글이 위대한 발명품이라는 걸 왜 모르겠는가 만은

우리의 한글 또한 그 기원을 한자에서 찾고 있으니 한자를 전혀

배제하기는 어렵다. 한때 한자 폐지론이 힘을 얻어 신문등에서

한자가 사라지고 가로쓰기로 바뀌었지만 하나의 학문으로써

한자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충분한 지식과 삶을 살아가는

지혜와 가르침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갑질이 만연한 오늘날의 대한 민국에서

정녕 부끄러움(恥)을 알고 잘못을 고칠(改)수 있는 "수오지심"하는 마음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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