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인간의 삶을 바꾸다 - 교통 혁신.사회 평등.여성 해방을 선사한 200년간의 자전거 문화사
한스-에르하르트 레싱 지음, 장혜경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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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의 가장 대중적인 이동 수단은 뭐니뭐니해도 자동차 일 것이다.

 

도로가 발달되어 자동차로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갈 수 있다.

 

기동성이 탁월하다. 하지만 만약 유가파동처럼 기름 값이 치솟거나,


석유가 고갈되어 연료를 공급 받지 못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곰곰 생각해보면 이럴 때 대처 가능한


이동수단으로 퍼뜩 떠오르는 건 자전거다.

 

동력이라고는 오로지 튼실한 사람의 두 다리로 좁은 골목


길이나 산길도 가능하다.

 

 이만한 가성비 갑인 이동수단도 없는 듯 하다.

 

그럼 자전거는 언제부터 생겨난거?

 

처음에도 지금 같은 이런 모습이었을까? 궁금증이 폭발한다.



[자전거, 인간의 삶을 바꾸다]라는 책은 이러한 나의 궁금증에 답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자전거라는 이동수단이 인간의 삶에 미친 영향까지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서술하고 있어서 탁월한


인문지식서라고 할 수 있겠다.

 

독일의 물리학자이며 자전거 전문가인 한스-에르하르트 레싱이 자전거의


역사에 대해 저술한 책이다. 2019년 올해는 자전거가 탄생한지 202년이 되는 해이다.


200년 전에 자전거라는 달리는 기계가 탄생한 계기도 재미있다.



독일 귀족이었던 카를 폰 드라이스가 자신이 근무하던 산림청 시찰을 위해

 

당시 주요 교통수단이었던


말 대신 사람이 직접 작동하면서 움직일 수 있는 자전거,

 

라이지네를 제작했다.  2개의 나무 바퀴로 되어


있었고,페달이 없어 사람이 발로 땅을 치면서 움직여야 했지만

 

직접 도보로 이동했을 때보다는


2배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초기 드라이지네가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이 폭발이 원인이라고 한다.


화산재가 몇 년에 걸쳐 바람을 타고 유럽까지 건너와 하늘을 덮게 되면서

 

기근이 들게 되고 말을


키우기 어렵게 되자 드디어 드라이지네가 말을 대신하는 새로운 운송 수단으로

 

떠오르게 된다.



특허권이란게 존재하지 않았던 그 당시에는 누구나 자전거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하니 지금 같으면


특허권에 저촉되어 쇠고랑을 차기 십상이었겠지만 그 당시는 누구도 돈을 낸다는

 

것을 생각지도 않았다고 한다. 당시

 

유럽에서는 여인들의 정숙을 강요하던 때라 여성이 자전거를 타는 것에 대해

 

남성 우월주의가 팽배했던 그 시절 남성들은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고 한다.


빌어먹을 드라이지네가 가정과 아내의 의무를 등한시하고,

 

 그보다 더한 짓도 저지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앞으로는 남편이 일에 빠져 정신없이 아내를 불러도

 

돌아오는 답은 아내가 몇 시간 동안


수도나 라이프치이로 나갔다는 내용뿐일 것이다.

 

그 몇 시간 동안 예의범절을 어기고 돈을 가져다 버리는


온갖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기득권층인 남성들이 자전거로 인해 여성들에게 일어날 변화를 두

 

려워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성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지만 여성들이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

남성과 부자들의 전유물이었


던 교통과 운송 수단이 대중화됨으로써 여성들은 세상 밖으로 나와

사회에 참여하는 일이 일어나며 여성도


남성과 동등해질 권리, 여성 해방이 이루어진 것이다. “고작자전거로 인해..


이처럼 자전거의 발전은 우리가 생각지 못한 새로운 엄청난 사회적 변화를 가져왔다.



내친 김에 궁금해서 한국에는 언제 자전거가 들어왔는지 살펴보게 되었다.


자전거를 처음 조선에 소개한 인물이 조선해관 책임자로 부임한 독일인

 

묄렌도르프를 수행하여 1883 6


조선에 온 F. 보리오니라는 기록이 있다. 또한 고종황제는 의사인 올

 

리버 애비슨의자전거를 보고


어떻게 넘어지지 않고 달릴 수 있는지궁금해 했다. 이에 애비슨이

 

처음에는 균형을 잡기 어렵지만 오래


타면 넘어지지 않는다고 답하고 타는 시범을 보였다.

 

당시 애비슨은 고종 황제가 직접 타보겠다고 나설까


봐 크게 긴장했다고 하는 기록이 있다.자전거는 일반인 뿐만 아니라

 

고종 황제조차 신기하게 여길만큼


획기적인 신문물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 어머니가 흥얼거리던 노래를 기억하고 있다.“떳다 보아라 안창남의 비행기,


내려다 보아라, 엄복동의 자전거라는 가사가 반복되는 노래였는데, 언젠가 문득 생각이


나서 살펴보니 우리 나라 최초의 비행사가 안창남이었고, 자전차 왕으로 불리우며 식민지


민족의 자존심이 되었던 엄복동,이라는 두 인물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굴곡의 역사안에 자전거가 있었다.



자전거가 어떻게 사람들이 삶을 바꾸어 놓았는지, 사람들의 욕망을

 

어떻게 자극했는지 살펴보는 재미와

 

몰랐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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