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속기사는 핑크 슈즈를 신는다.


제법 두툼한 책이다. 평소 조금씩 시간을 내어 책을 읽고 읽는 나로써는 꽤나

시간이 걸릴만한 분량이라 부지런히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읽는 재미에 빠져 후다닥 후다닥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물러나고 그에 대한 회고록이 많이 출판되었다.

대부분 정치인들의 시각으로 보는 오바마의 업적과 정치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오마바와 관련된 백악관의 이야기를 정치적 이야기를 쏙빼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펴낸 것이 바로 백악관 속기사로 일한 벡도리 스타인의

[백악관 속기사는 핑크 슈즈를 신는다.]라는 책이다.

이 책은 정치인이 아닌 속기사로 일하고 있는 직원의 시각에서 본 백악관과

대통령인 오바마, 그리고 그를 보좌하는 미국 최고의 엘리트 그룹들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를 적었다.


26살 젊은 신입 속기사의 시각으로 담다보니 뭔가 ...대단히 묵직하고

골치 아픈 정치 얘기는 쏙빠졌다.

덕분에 한편의 코미디 영화를 보는 느낌이라고 할까.

찰지게 재미있고 밝고 활기차다.

마치 영화 [섹스인더시티] 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는 듯하여 내내 들뜨고

신났다.


이 책의 시작은 저자인 벡도리 스타인이라는 20대 젊은 여성이다.

그녀는 별로 정감가지 않는 워싱턴으로 상경하여 딱 한달만 살아야지 하다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고 오도가도 못하고 눌러앉게 된다.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아르바이트를 5개나 뛰며

고군분투하며 값비싼 슈트의 도시에서 아웃사이더처럼 지내간다.

지갑에 남은 지폐가 몇장인지 걱정을 하며 도시 한구탱이에서 루저처럼 보이는

자신을 달래기에도 지쳐간다.

어찌보면 좁고 비좁은 고시텔에 쳐박힌 채 비상할 날을 꿈꾸며

잔뜩 웅크리고 있는 현재 한국의 수 많은 구직 청년들을 보는듯 하여 짠해진다.


그녀는 우연히 본 크레이크스리스트의 구인광고에서 법률회사 속기사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큰 기대 없이 이력서를 넣었는데 그게 바로 백악관의 속기사를 구하는 일일 줄이야.

꿈에도 그리던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했는데 출근지가 바로 백악관!!!

대통령이 하는 말을 녹음하여 사무실에서 그 말을 타이핑하여 기록하는 일이 그녀의

주된 업무이다.


대통령을 따라 에어포스원을 타고 세계 여러나라를 누비기도 하고

선거운동을 하나 오바마를 따라 버스를 타고 미국 전역을 다니기도 한다.

밥때를 놓치기도 다반사이고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몸은 고단하지만

지금껏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대단한 사람들과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그녀의 열정을 바친다.

소설과 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쓴 백악관 회고록은 재미와 흥미, 사건사고가 구석구석

박혀있다. 우정과 사랑, 고민과 좌절, 성공와 실패등등 

독자들의 구미를 당길 모든 요소들이 가득하다.

어줍잖은 영화보다 훨씬 재미있다.


작가인  벡도리 스타인이 또 어떤 책을 썼나 싶어 저자의 약력을 보니

이 책이 그녀의 첫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첫번째 책을 이렇게 재미지게 쓸 수 있다면 앞으로 작가로써 대성할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차기작이 기다려진다.

백악관에서 속기자로 일하기 전에 한국의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다고 하니

한국과의 인연도 새삼스럽다.

내친김에 그녀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이 책이  "From the Corner of the Oval" 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고

나의 예상대로 영화로도 제작이 될듯하다.

영화가 개봉하면 꼭 보러가고 싶다.

작가는 세상의 아싸에서 인싸로 등극하기 까지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고민하고 실패하고 좌절하는 젊은이들에게 작은 희망과 용기를 주는 책이라고

나는 생각하다.

절대 희망을 버리지 말고 깨지는 것을 두려워 말고 끝까지 도전하고 부딪힐것!

반드시 그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될거라는 희망찬 메세지를 전달해주는

밝고 화사한 카드 한장을 건네 받은 느낌이다.

 

 

-실제 저자인 벡도리 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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