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휴직 - 당연한 인생에서 한 번쯤 다르게 살아보기
이지영 지음 / 서사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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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작가는 남들이 그 어렵다는 공무원에 최연소로 합격을 하고 스물셋에 사회 생활을 시작한다.

집안의 가장으로써 뒤로 옆도 둘러보지 못하고 오로지 앞만 보고 일을 했다.

그런 작가를 두고 다들 대단하다, 장하다, 성공했다고들 한다.

그런데도 왜 가슴 한 구석이 횡하고 억울함이 꾸덕꾸덕 붙어 있는 것일까?


청춘을 즐기기엔 작가의 삶은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매일매일 전쟁같이 직장에서 칼날을 세우며 일을 했을 것이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청춘을 일을 위해 뒤로 밀쳐내고 집안에 도움이 되고자 무던히도

애를 썼다.


그리고 정말 자신이 바라고 희망했던 일을 해보고자 용감하게도

서른을 앞둔 해 겨울에 무급 휴직하게 된다.

그리고 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오로지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녀는 지구 반대편이나 다름없는 영국으로 떠나서 그곳에서 세계에서 온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하고 싶었던 영어 공부를 하며  자신감을 찾고 비로서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선택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일도 포기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도 하고, 부럽구만"라고 쉽게 말할 수도 있지만

곰곰히 살펴보면 사실 누구에게나 이렇게 훌쩍 내가 바라는 삶을 위해서

나를 충전하기 위해서 미치도록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현실이란 녀석은 그렇게 호사를 부리도록 우리들을 가만두지 않는다.

가장이라는 현실, 내가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 가족이 있다는 책임감은

부담감으로 바뀌어 쉽게 우리에게 가방 지퍼를 열고 짐을 싸게 되지 않는다.

현실에 안주하고 월말이면 들어오는 알량한 월급에 만족하며

오늘도 내일도 별탈없이 무사하게 지나가는 그런 삶이 행복이려니

스스로 위로하며 최면을 걸고 있는건 아닌지..


이 책을 읽으며 나의 꿈은 무엇이었지? 서른을 넘기고 마흔을 넘기면서..

내가 진정 바라고 꿈꿨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곰곰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런데 참 우습게도 내가 정말 바랬던 것이 무엇인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피식 웃음이 나온다.


한때 뜨거웠던 열정이라는 것을 나도 가지고 있었을텐데

기억이 가물할 정도로 살기에 바빴던 거였을까..

씁쓸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게 되면 책임이라는 것을 부여받게 된다.

나는 내가 짊어져야 할 그 책임감을 위해 오늘날 까지 부단히 노력해왔다.

나 자신의 삶보다 가족들의 평안함을 우선시 하면서 하루를 삼년같이 살아왔다.

그런 나 자신이 조금 안스럽기도 하지만

다시 젊은 날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라는 사람은 다시 그렇게 살아왔을 것이다.


작가가 자신의 꿈을 위해 비로서 완전한 자신의 인생을 위해 서른에 한국을 떠났다.

그리고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왔지만 그녀의 삶은 달라져있었다.

삶이 달라졌다기 보다 그녀 자신이 달라졌다고 하는게 맞는 표현이겠다.

성취감이라는 몰핀보다 더 강력한 진통제가 맞았으니

전보다 더한 힘든일이 몰려와도 덜 힘들고 덜 아플것이다.

나는 그녀가 전보다 훨씬 충만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또 어느날 지구의 어느 한켠에서 전해오는 작가의 소식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긴다.


나도 더 늦기 전에 내가 바라던 "그것"을 다시 찾아봐야겠다.

포기하지 않고 바라고 희망하면 꼭 언젠가는 이루어질거라는 작은 믿음과 함께..



확실한 건 나이가 들고, 직장에 정착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감당해야 할 짐은

점점 늘어나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거다.

그것이 가족이 되었든, 직장에서의 위치이건, 나의 미래이건.

분명 그 짐은 나 혼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서

쉽게 내던져버릴 수 없는 책임일 테니까.

그러니 도피일지 모험일지도 모를 이 생활도 열심히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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