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처방전 - 내 마음이 가장 어려운 당신을 위한 1:1 그림 치유
김선현 지음 / 블랙피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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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처방전


내가 학교를 다닐때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주옥같은 시들에 대한 나의 기억은

해부학실의 개구리 같은 느낌이다.

한 단어씩 떼어내고 조사를 빼내고, 한문장씩 절단하여 하나하나 문법을 적용해가며

공부해야 했던 그때의 시들은 좀 안쓰럽고, 좀 끔찍하고, 좀 미안하다.


그림을 보는 내 마음도 사실은 시를 해부할때와 같이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인상파가 어떻고, 색채가 어떻고 작가의 사상과 성향이 어떻고..

그림을 볼때는 그렇게 하나하나 조각 칼로 잘라내듯 해석하며 봐야 하는거 아닌지

지레 겁을 먹은 꼬락서니다.

그림에 대해서 솔직히 잘 모르기도 했지만, 단편적인 지식들을 다 끌어모아봤자 내놓고

자랑할만한 한줌거리의 지식도 못되기 때문에 미술과 예술에 주눅이 들어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시작부터 선빵을 맞을 기분이다.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오랫동안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 시설로 봉사활동을 다닌 적이 있다.

어린 나이에 부모에게 학대를 받거나 버림 받은 아이들은 보이지 않은 마음의

상처가 커서 아주 가끔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거나 대인 기피증을 앓기도 하며

힘들어 했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 시설쪽에서 실시하는게 아이들을 위한 미술 치료 프로그램이었다.

그때부터 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미술에 대해 두려움보다 고마움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은 미술 치료계의 최고 권위자로 평가 받는 김선현 교수님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아픈 마음을 회복하고 내가 나를 좀 더 사랑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여 저술한 책이다.

김선현 교수님은 현재 차의과대학교 미술 치료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세월호 사건, 포항 지진, 네팔지진, 동일본 대지진, 강원도 산불, 포항 지진등 국가적인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을 위해 참사의 현장에서 미술 치료로 트라우마 심리지원 활동을 펼치신 분이다.

약이 아닌 미술로 다친 마음을 치료할 수 있다니 아름답고 위대한 일인지..

 

 

 

책에 수록된 55점의 그림을 통해 인간 관계 속에 얼킨 관계를 잘 풀고, 슬픔을 이기고 아픔을

딛고 일어날 수 있는 용기와 위로의 마음을 그림과 함께 전해 받을 수 있다.

처음부터 차근히 읽어가는 방식도 좋고..팔랑 팔랑 책장을 넘기다가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그림 작품을 보고 그 내용을 읽어보는 것도 좋다.

유달리 눈이 가는 그림, 꽂힌 그림을 통해 내 자신의 현재의 심리를 알 수 있수 있고

적절한 조언도 해준다.​ 뜻하지 않게 위로는 받고 어색할 사이도 없이 그림에 빠져들게 된다.

 

 

그렇게 55점의 명화를 저자는 차분한 목소리로 그림 설명을 해준다.

곰곰 듣고 있다보면 그림을 보고 해석하는 다른 눈을 가지게 된다. 지금까지 그림을 보는

감상 포인트와 다른 방식으로 그림을 대하는 내 자신이 조금 신기했다.

그리고 어떠한 훌륭한 큐레이터의 설명보다 내 마음으로 보는 그림이 진짜라는 사실..

내가 보고 감동해야 트로트도 명곡이 되고, 내 가슴을 울리는 그림이 명작이라는 것을

깨닫고 지금까지 좀 어렵고 낯가림하던 그림 보는 방식을 바꾸게 되었다.

지식과 위로를 한꺼번에 주는 김선현 교수님의 그림 처방전!

진단은 완벽하고 처방전은 효과가 있을것이다.

마음의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수많은 그림 중에 유달리 나의 눈길을 끌었던 그림이다.

유진 드 블라스의 1904년 작품 [소식을 나누다(Sharing the News)]이다.

이 그림에 눈길이 가는 당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며

소소한 즐거움과 기쁨을

만끽하고 싶나요?

이 부분에스 살짝 소름이 돋았다.

'이것봐라.. 어떻게 내 마음을 알았지..'  라며 주목하듯 그림을 들여다 보고 작가의 그림에 대한 해석을

읽어내려갔다.


빨래를 하고 있던 여자에게 붉은 머리의 여자가 다가온 것 같아요.

벽에 살짝 기대선 이 여자의 손에는 한 통의 편지가 들려 있습니다.

누가 보내온 건지는 몰라도, 눈을 감은 채 마치 글귀를 음미하는 듯한

표정에서 행복이 가득 전해지네요.

빨래를 하던 여자도 잠시 일손을 멈추고 미소띤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중략)

사랑에 빠진 우리는 이처럼 자꾸만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어합니다. 그를 어디서 어떻게 만났는지, 어쩌가 그가 좋아졌는지,

그의 마음을 몰라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마침내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는지

그리고 지금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아끼고 있는지,

설명하지면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스스로도 놀랄 만큼 말수가 많아져요.

넘치는 감정은 이처럼 미소 어린 눈가로, 또 이야기를 풀어 놓는 입가로 쉼없이

흘러나옵니다. 모든 건 사랑이라는 열쇠가 내 마음의 문을 열면서

생긴 변화일 거예요.

내면이 긍정과 행복으로 가득해지니 타인을 향한 시선도 너그러워집니다.

배려와 이해가 그리 어렵지 않고, 친절을 베풀며 내 마음의 풍요를

나누려 하죠.

그리고 이것은 일상의 하루를, 나아가 삶 전체를 환하게 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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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살인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을까? -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12가지 충격 실화
페르디난트 폰 쉬라크 지음, 이지윤 옮김 / 갤리온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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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페르디난트 폰 쉬라크 .. 이름이 길어서 돌아서면 잊어버리겠지만

그의 직업이 글을 쓰는 작가가 아니라 형법 전문 변호사라는 점이 흥미롭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어려운 법률용어로 범벅이 된 치열한 법정을 상상했지만

책을 펼치고 읽어내려가면서 뭐지? 소설인가.. 싶었을 정도로 범죄에 접근하는 방식이

신선하다.


총 12개의 이야기는 100% 실화를 바탕으로 저술되어졌다.

각각의 이야기는 한 등장 인물의 탄생이나, 유년시절,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 주변 이야기들로

시작된다. 그리고 점점 어떠한 사건으로 모든 이야기들이 집중된다.

이야기의 초점이 맞춰진 사람에게 주목하는 사이 그 인물이

사람을 죽인 살인자가 되어 있기도 하지만 법정에 서는 배심원이 되어 있기도 하다.

이야기를 끝까지 읽지 않으면 추정하기 힘들다.


흔히 읽게 되는 법정을 다룬 이야기나 희대의 살인 사건에 관한 이야기는

사건 자체를 먼저 던지고 시작하는데 이 책의 특징은 사건이 일어나게 되는 기원부터 샅샅이

훝어내려오는 식이다.

여기서 독자는 당혹감을 감출수가 없게 된다.


그건 사건보다 사람에게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성장과 일이 발생하게 되는 경위등을 살펴보다 보면 사람이기에 느끼게 되는 범인에 대한 공감과

연민이 어쩔수 없이 배어나오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살인자에게 동정을 하게 되기도 한다.

다른 남자가 생겨 자신을 버리고 집은 나간 아내를 대신하여 섹스돌에게 온갖 애정을 쏟는

남자의 이야기인 "리디아"

잠수복을 입고 기괴한 모습으로 죽은 남편의 이야기를 다룬 사랑 받지 못한 아내의 이야기 "구원"


그러다 곧 화들짝 정신을 차리게 되는 사건들이 있다.

잔인한 방법으로 사람을 죽이고도 배심원이나 판사의 사소한 실수로 결국 무죄로

풀려나는 사건을 읽을때면 법이란 도대체 뭐지..하면서 흥분을 하게 된다.

인신매매로 가난한 나라의 순진한 어린 소녀들을 데려와 인간이하의 성노예로 삼은 "변호인"

옆집 여자가 죽은 아내를 닮았다는 이유로 그녀에 대한 소유욕으로 그녀의 남편을

죽인 "이웃"

맞을 짓을 해서 아내를 죽을 만큼 때렸다는 인간말종 남편의 이야기를 다룬 "거부당한 배심원"


책을 덮을때쯤 저자의 말처럼 처벌의 의미와 존재가치에 대한 극심한 혼돈에 휩싸였다.

제 3자인 나조차도 사건 앞에 의연하지 못했다. 살인자의 편을 들기도 하고, 무죄로 풀려나는

살인자에게 격하게 노하기도 하면 이중잣대를 마구 휘두르는 있는 것에 실망도 했다.

그리고 의외로 허접한 법의 한계와 헛점에 놀랍기도 했다.


진지하게 범죄를 다루고 있지 않지만 진지하게 법과 처벌에 대해서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책, 범죄소설도 아니면서 이처럼 흥미롭게 사건에 집중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은

흔치 않을 것이다.

처벌이란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신의 영역인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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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일 때도 괜찮은 사람
권미선 지음 / 허밍버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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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라기엔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하다.

오색으로 물들었던 단풍들이 다소 초췌한 색깔로 바뀌더니 만추의 끝에 달려있다.

저 잎이 낙엽이 되어 떨어질 때 쯤이면 겨울이 되어 있겠구나..

가을의 막바지에 서면 나는 항상 힘에 겹다.

정제되지 못한 내 감정들이 길 위를 뒹구는 낙엽같이 느껴질때 나는 에세이 집을 꺼내 읽곤 한다.

장편 소설처럼 첫페이지부터 차곡히 읽어나가지 않으면 어느 순간 맥락을 잃어버리는 소설이나 정신 바짝 차리고

읽지 않으면 뭔 소린지 금방 멍해버리는 인문 지식책과 다르게 에세이 집은 마음 내키는 대로 펼쳐서 읽어도 좋다.

길지 않은 글이지만 간혹 나의 시린 마음이 닿았을 때 왠지 모를 온기를 느낄때가 있다. 격한 공감과 감동으로 작은 등하나 켜진 듯한 느낌이 드는 그런 책을 만나면 시린 계절도 잠깐 잊게 된다.


얼마전 읽은 [혼자일때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에세이는 읽다가 작가의 약력을 다시 들춰보았다.


내가 이렇게 책 읽다고 작가의 약력을 들춰볼때는 책 내용이 좋거나 글을 너무 잘 썼을 때이다.

(가끔 넘 임펙트가 없는 책을 읽을때도 들춰보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작가의 이력은 간단했다.

미선 작가, 라디오 작가로 20여년 가까이 일을 해왔고 종전에 [아주 조금 울었다]라는 저서가

있다는 것 정도만이 내가 아는 전부다.

그럼에도 나는 권미선 작가가 왠지 친숙하게 느껴졌다.

그건 작가의 글속에 담긴 그 마음들이 꼭 내마음 같아서였다.

아픔과 슬픔, 상처..그 모든 것을 혼자서 견뎌내고 있는 책 속의 그대가 한때의 나같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나도 그랬다.

어느 순간 내가 한없이 초라하게 보잘 것 없이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극심한 상상실감으로 모든 것이 두려웠고 겨울잠을 자는 동물처럼 그렇게 몇 달 동안 수면을 취하고

깨어나면 주위가 화사한 봄이 되어 있듯 내 기억 속의 아픔도 자동 리셋 되었으며 하고 바랬던 적이 있다.

막막했던 시간을 견뎌내고 내가 좀 더 독해지고 여물어진 뒤 나는 혼자임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혼자일때 더욱 더 당당하고, 더욱 빛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마치 병균과 싸운 뒤 내 몸이 스스로 방어막을 구축하고 항체를 만들어 낸 것처럼..

혼자임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사랑 앞에서도 비굴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랑과 이별과 힘없이 무너져 내리는 아픔과 좌절을 느끼며 힘들어 하는 모든 이들에게 작지만

야무진 격려가 되는 책이었다. 깊어가는 가을날 스산한 바람에 흔들리는 마음 하나 꼭

잡아줄 에세이다.



행복 뒤에 오는 불행이 두려워

마음껏 기뻐하지도 못한 조심스러움,


끝을 알 수 없어 견딜 수 없는 막연함,

방황과 좌절의 시간


어느 날은 좋고 어느 날은 나쁘다.
어느 날은 엉망이고 어느 날은 참을 만하다
.
어느 날은 웃고 어느 날은 운다
.
어느 날은 별로고 어느 날은 괜찮다
.

그냥 그렇게 산다.


세상은  편이 아닌 날들이 많았고
믿었던 사람들은 쉽게 등을 보였다.
하고 싶은 일들은 잘되지 않았고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은 너무 많이 해야 했다.

우산살이 부러진 우산처럼
 짝만 남은 슬리퍼처럼
아무도 빌려 가지 않는 도서관의 인기 없는 책처럼
반송되어 돌아온 편지처럼
내가 쓸모없이 느껴질 
 마음은 버려진 종이같이 구깃구깃해졌다.

네가 나를 할퀴어도 내가 나를 할퀴지 않게  ,
너를 미워하지 않고

나를  많이 미워하는  그만두게  ,

내가 나에게 마음을 내어 주고
같이 가자며   옮겨 자리를 만들어  ,
생은 견딜 만해지고 나는 내가 괜찮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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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도 괜찮지만 오늘은 너와 같이 - 잠든 연애세포를 깨울 우리 사랑의 기록
나승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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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늘상 라디오를 켜놓게 된다. 바쁠때는 흘려들을때가 많지만

바쁠땐 디제이의 멘트하나


노래 가사 하나도 세심하게 들릴때가 있다. 고정된 주파수에선 같은 시각,

익숙한 진행자들의 목소리가 흘려나온다.


저녁 퇴근 무렵이면 차분하고 따뜻한 목소리의 이금희씨가 진행하는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 시작된다.


 


어느덧 밖은 주황빛으로 물들고 퇴근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바빠질 때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연애일기, 만약에 우리라는 코너가 시작된다. 나는 남의 연애 얘기에 때로는 같이 웃고,

때로는 마음 아파하며, 때로는 내 일인냥 기뻐하기도 했다. 수 많은 청취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던 연인들의 사랑이야기가 [혼자도 괜찮지만 오늘은 너와 같이]라는

제목으로 출판 되었다.


남의 사랑 이야기는 참, 들어도 들어도 흥미롭다. 그 사랑이 해피엔딩으로 끝나건,

세드엔딩으로 끝나건 말이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에 나승현 작가의 소위 글빨이 더해져

마치 사랑의 명언집을 읽는 느낌이다. 페이지 페이지마다 폭풍 공감과 진한 감동으로

 전해졌다.


총 네개의 파트로 나누어져있다. 마치 봄,여름,가을,겨울처럼 사랑이 시작되어 사랑이

질 때까지의 이야기들이 파트별로 나누어져 수록되어 있어 책 장을 덮을때쯤이면

멜로 영화 한편을 다 본 느낌이든다.


파트1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에 대하여]


이게 뭐지? 이 감정이 사랑이야? 아니야? 헷갈리는 그 순간들.. 사고처럼 다가온

사랑이란 감정앞에 다들 당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랑은 이성이 아니라 본능이다.

사랑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조심스러운 발걸음과 두려운 마음, 쿵쾅거리는 심장소리가 들릴듯한 사연들로


우리의 무뎌있던 연애 세포들을 깨운다.


처음 시작할 때의 그 풋풋함이 글마다 묻어있어 읽는 동안 왠지 손발이 오글오글 한다.

 

 

 

파트2 [너라서 행복하고 너라서 아픈]


사랑이란 변덕쟁이라 서로에게 익숙해질 때쯤 밉상인 권태기라는 것이 찾아온다.

어제까지만해도 그렇게 사랑스럽던 그가그녀가 괜히 밉고, 같이 있으면 괜히 짜증난다.


미친 듯이 싸우지만 돌아서면 역시 너가 아니면 안되겠다 한다.


싸우고 울고, 돌아서고, 헤어지고, 화해하는 연애 몇 년 차에 들어선 사람들이 이야기들..


드라마에서도 주구장창 보고, 주변에서도 신물 나게도 들었던 이야기인데도 한편 한편 참


공감되고 감정 이입이 된다.


세상에 별남자, 별여자 없어. 그냥 화해해하면서 흔들리는 커플에게 훈수도 두고,


부모님들의 반대도 무릅쓰고 어렵게 시작하는 커플에게는 둘이 손 꼭잡고 가면 된다.

괜찮을거야라며 격려도 하는 오지랖을 떨며 읽게 된다.


 


파트3 [그럼에도 낭만을 꿈꾸는 현실의 연애]


순탄할 것만 같은 사랑도 연인의 갑작스런 병이나 사고로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말이야 쉽게 하지, 그 길을 건너오기가 얼마나 힘에 부치고 힘들었을까..


하지만 함께라면 이 또한 지나가라리..사랑의 위기 앞에 꿋꿋하게 버텨온 커플들의

이야기,

그리고 어느것 하나 특별하지 않지만 그런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사랑이 더 소박하고

 

애틋한 이야기들


파트3에서는 솔직히 마음이 뭉클해지는 사연들이 많았다.

 

 

파트4 [사랑과 이별의 미묘한 거리]


사랑은 상대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하고


이별은 그 궁금증이 사라질 때 찾아온다.


 


만나고 헤어지는 그 이유는 당사자들의 입장에서는 무지막지 큰 이유로 느껴지겠지만


3자가 보기에는 대단치 않은 일들이기 십상이다. 뭐 그런걸로 헤어져? 라고 되물어보고 싶지만


사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 또한 그렇게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헤어지고 만나고를

반복하지 않았던가


사랑이라는 그렇게 속절없이 이별을 맞은 연인들의 이야기에 가슴 한편이 시려지기도

했다.


사랑의 끝은 이별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 생각한다. 사랑이라는 감정 세포가

단 한 개라도 살아 있는 한 끝까지 응원할 것이다.


사랑의 단맛과 쓴맛과 매운맛과 싱그러운 맛을 한번에 느껴볼수 있었던 연애 에세이였다.


 


먼길을 돌아 결국 다시 인연을 찾은 것처럼


누구에게나 두 번째 기회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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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를 위로해줘
송정연 지음, 최유진 그림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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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쓰는 라디오 작가로 30여년간 일해온 송정연 작가의 소녀를 위로해줘라는

에세이를 읽으면서 나는 마음속의 여린 에게 비로소 작은 위로를 던질 있었다.


애썼다. 수고했다. 그만큼 했으면 충분해.. 라고..


많은 관계 속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느라 정작 마음이 다치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던


나의 불찰과 부주의로 의기소침 지쳐있던 나에게 화해와 위로의 한마디를 건네게

 했던 책이다.


쓰린 속을 달래주는 따뜻한 스프 한모금 같은 글과 귀여운 표지와 일러스트를 보고

있자면 살며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며 저절로 힐링이 되는듯하다.



[유열의 음악앨범][이숙영의 러브FM]등 오랫동안 우리의 귀에 익숙한 그 라디오

프로그램의


메인 작가답게 송정연 작가의 글은 사람의 마음을 쓰담쓰담하는 재주가 있다.


작가로서 지금까지 글을 써올 수 있었던 에너지는 대학 입시에 떨어지고 1년동안 재수를


할 때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학 뱃지를 달고 다니는 친구들이 너무나 부러웠던 그때, 도피하듯


허기진 사람처럼 소설책만 읽어댔던 어린 소녀는 밤이나 낮이나 책을 읽으며 엄청난 압박과


가족들의 기대를 피할 곳을 책에서 찾았을 것이다.


그때 간절한 마음으로 읽었던 책들이 지금 글을 쓰는데 어쩜 대사 에너지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는 한편 한편 지금까지 작가가 읽고, 보았던 소설과 영화의

이야기가 나온다.


모아나, 마녀 배달부 키키, 작은 아씨들, 빨간머리 앤, 너의 이름은, 플란다스의 개,

 

로마의 휴일, 키다리 아저씨등등.. 고맙게도 내가 본 영화나 어린 시절 읽었던

 

책들이 대부분이라 꿀리지 않고 당당하게(?) 책을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어릴 때 부모님께서

큰맘 먹고 사주신 세계소년소녀 세계 문학동화에서 읽었던 책들,

그리고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었을 때 보았던 애니메이션과 영화들..


어릴 때 친구들이 놀자며 불러대는 소리도 마다하며 읽었던 플란다스의 개, 소공녀,

빨간머리 앤의 


순수함과 다 큰 어른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던 마녀배달부 키키, 이웃집 토토로와 같은


애니메이션의 준 동심, 카모네 식당, 로마의 휴일이 주었던 감격이 책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피어 오른다.

  

남들과의 경쟁에서


스스로를 다그치느라 지치고 힘들 때


내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주자.


꼭 특별할 필요가 뭐 있어,


그냥 나답게 이대로 살면 어때. 오늘은 그냥 이렇게 살자.


[성공은 부럽지 않아. 그냥 아무나로 살면 어때? - 작은 아씨들 중]


 


타인이


다른 환경에서 자랐다고,


다른 종교를 가졌다고,


취향이 다르다고,


정치적 성향이 같지 않다고,


나보다 못하다고 비난하지 말자.


남을 깎아내리는 순간


내 자신도 소모되어버린다.


[남들이 쏜 비난의 화살들이 뼈아프게 다가올 때 - 소공녀 중]


 


행복에 대한 생각에는


언제나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행복에 대한 관점을 바꿔보자


무언가를 가져야, 무언가를 이루어야


누군가를 만나야 행복한 것이 아니다.


산들바람 한 줄기에도 . 행복해.’


소리를 낼 줄 아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벽 보고 얘기하는 기분이 드는 순간 - 빨간머리앤 중]

 

 

 

작가가 중학생이었던 어느 날, 점심을 빨리 먹고 동생네 교실에 갔는데, 한창 도시락을 먹고 있던


동생의 반찬이나와 같은 멸치볶음과 달걀말이었다.


그날 이후 가족이란 같은 밥과 반찬을 먹는 존재구나..라고 생각했다는 작가의 말에

폭풍 공감했다.


그리고 유학생인 남편을 따라간 독일 베를린에서 24시간 독박 육아와


궁색한 경제상황, 벼룩시장에서 우리돈 500원정도 하는 1마르크짜리 신발을 사서 신겼는데


그만 비오는 날 밑창이 떨어져나가 너덜거리는 아이의 신발을 보았을 때 빗속에 아이를

안고 뛰며


울었다는 그 얘기에 울컥해진다.


지금껏 앞만 보며 쉼 없이 달려왔던 나는 이제 중년이 되었다.


잊고 있었는데 건너오기 버거웠던 그때 그 시절의 힘겨움, 여린 새싹 같았던 감성들이 이 책을


읽으며 스멀거리며 올라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젊은 시절, 남에게 결코 말할 수 없었던 슬픔과 아픔들을 꽁꽁 싸매고 살아온


그때의 나를 위로하며 잘 버텨왔다고 잘 견뎌왔다며 두 팔로 어깨를 감싸고 토닥여주게


만드는 책이었다.


농후해지는 가을의 향기를 맡으며 찬찬히 읽어보면 차가운 손 끝에서

따뜻함이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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