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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주노초파람보
노엘라 지음 / 시루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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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에게 묻고 싶었다.

바이올린리스트이며 소설가로 등단한 노엘라 씨라면..

이 소설에 어울리는 곡으로 어떤 곡을 연주할까..라는

 

이 소설의 제목인 빨주노초파람보..는  세상의 모든 색깔을 나타낼 수 있다.

밝고 화사하고 아름다운 색깔들이다.

그래서 이 소설의 첫 페이지를 넘길때는 알록달록하고 사랑스러운 사랑 이야기일까..

라는 나름대로의 추측을 해보았다.

 

하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 소설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빨주노초파람보를 한데 섞어 놓은.. 검정색 속에 사는 사람들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깊은 연민을 느끼게 하였다.

 

이 소설은 총 4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행복의 최고 절정기의 두 주인공이 결국 비극적으로 죽음으로

끝나는 첫 단편인 야간비행에 이어

 

빨주노초파람보 ..라는 두번째 단편으로 넘어가면서

개연성이 없어 보이던 등장인물들이 사실은 관련이 있는 인물들이었고

얼핏 보면 부족함 없어 보이는 인물들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각각 말못할 사연들 하나씩을 가슴속에 품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얼핏 문제 많은 사람들만 모아놓은 이야기 같지만

사실 우리네 인생도 소설 속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지 않은가..

다들 크고 작은 돌맹이 하나쯤은 가슴에 품고 살고 있으면서

쉽사리 타인에게 꺼내 놓지 못한다.

 

가슴속에 품고 있는 돌맹이의 무게에 눌려

결국은 빨주노초파람보... 가 아닌 검정색으로 살고 있는 건 아닌지..

그래서 각각의 단편속의 주인공인 현재와 은하, 승환과 소희, 상윤..에게 우리는

깊은 연민을 느끼며 그들의 삶을 응원하게 된다.

나 또한 그러한 삶의 무게에서 탈출구를 찾아

무지개빛 인생을 거머쥐고 싶다는 염원을 담아서..

 

과거와 현실을 넘나들며 각 단편의 주인공들의 모습들을 그려내는 모습을

쫓다보면 바이올린을 켜는 저자의 깊고 웅장한 한 곡의 연주곡은 듣는 듯하다.

 

때로는 가늘고 때로는 묵직하게 떨리는 바이올린의 음률처럼

소설속의 주인공들을 그려내고 있다.

그들의 삶속에서의 행복과 불행, 괴로움등이 선율처럼 그려지는

인상적인 소설이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소속의 주인공들 처럼

얼핏 풍족하여 넘쳐나는 듯 하지만 결핍 속에서 살고 있다.

사랑의 결핍, 가족애의 결핍, 물질의 결핍 등등..

그 모든것을 채우고 사는 사람들은 없을테니 온전치 못하고

부족한 삶일지라도 각각의 삶을 검정이 아닌 각자 나름대로의 색깔로

채워나가길 바란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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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가득한 하루를 보냅니다 - 식물 보듯 나를 돌보는 일에 관하여
정재경 지음 / 생각정거장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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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주거 형태가 공동주택인 아파트가 아닐까 싶다. 앞도 뒤도 같은 모양, 같은 평수의 집들이 빼꼭하니 보고 있으면 답답하기도 하여 집안이라도 남들과 다르고 아늑하고 개성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


특히 심신의 안정과 신선한 공기를 주는 초록 식물에 대한 관심이 많아 ..차를 타고

오다가다 화원이 눈에 띄면 굳이 내려서 이것저것 쳐다보고 물어보고 화분 한 두어개씩

사기고,

대형 마트 한쪽에 자리잡은 식물코너에서도 한참의 시간을 보내곤 한다.


식물에 대한 관심은 관심일뿐 능력은 아닌가보다.

우리 집에서 죽어나간 식물들이 많다.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긴다고 하던데, 식물은 죽으면 화분을 남기더라.


우리집엔 나의 똥손 덕분에 파트너와 생이별을 하고 본래의 사명을 못한 채 집안에

굴러다니는 화분들도 좀 된다. 보고 있으면 심히 남사스럽다.


희망이 하나 있다면 실력 있는 정원사의 반의 반만이라도 닮아  집안 구석구석,

베란다 가득 초록 식물로 숲 속 같은 집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라이프스타일 크리에이터인 정재경씨의 초록이 가득한 하루를 보냅니다라는

책을 접하면서

식물을 잘 가꾸는 사람들의 노하우를 좀 훔쳐봐야겠다는 사심에서 책장을 넘겼다.

 

 

 

 이 책을 쓴 정재경씨는 현재 반려식물 200그루를 집에서 키우고 있다.

크고 작은 화분들로 집안

구석구석을 초록으로 수놓으며 미세먼지로 창문 한번 맘놓고 열지 못하는

 답답함을 잊고 지낸다.


몹시도 부러운 일이다.

봄이 되면 더더욱 극성을 떨어대는 미세먼지로 눈이 뻑뻑하고 목이 따갑다.


이때는 즐겨하는 걷기 운동과 동네 산책도 개점휴업에 들어가게 된다.

집안에 갇혀 지내다 보면 초록 식물들이 주는 위안이 그립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수 많은 식물들을 키워오면서 시행착오도 있었을 것이다.

남보다 조금 더식물에 관심을 갖고 남보다 조금 더시간을 들이며 식물들을

워냈으리라 싶다.

 

나 같은 식물킬러들도 죽이지 않고 비교적 잘 키울 수 있는 식물들을 소개해주고 식

물들은 모여 있는걸 좋아하지만 잎은 서로 닿는 것은 싫어한다거나,

화분은 물받이와의 사이를 어느 정도 떼어줘야

식물들이 더 잘 자란다는 것. 실제로 식물 수가 100개일 때는 실내 미세먼지 수치가

외부의 20% 선이었는데, 200개가 넘으니 10%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점등을 새로 배웠다.

 

그리고 이 책은 식물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미니멀 라이프에 대해서도 저자

나름대로의 방식을

소개하고 있어서 물건에 치여 사는 우리 집의 소비 패턴에 대해서도 반성하고

개선의 필요가 있구나 싶었다.

필요 없는 물건들로 내 공간을 채우고 사는 것 보다 내게 필요한 몇 가지만으로

스트레스 덜 받고

더욱 만족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저자는 한번에 많은 것을

비울려고 하지 말고

서랍 한 칸, 냉장고 한 칸을 목표로 조금씩 필요 없는 것을 비워가길 조언한다.

섣불리 달려들었다가 지레 나가떨어진 경험이 있는 나에게 안성맞춤식 조언이다.

하루에 한 군데씩 필요 없는 것을 솎아내서 6개월 후 군더더기 없는 말끔한

집을 갖는 목표를 세워보고자 한다.


또한 내가 잘 모르는 식물들은 유튜브나 서적을 찾아가며 공부도 해보고자 한다.


식품의 초록색은 알파파를 증가시키고, 음이온을 발생시켜 통증 완화 및 저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무언가을 얻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을 주고 관리하고 관심을 갖는 정도의 노동은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해보고싶다.


올해는 집이 갇힌 공간이 되지 않도록 반려식물들을 많이 들여놓을까 싶다.


내 책장 위에 올려둰 스킨답서스 옆에 이 책을 꽂아두고 싶다.

레이어

요리를 하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메이크업을 하는 전문가의 손을 볼 때마다

놀라고 만다.

단지 손이 지나갔을 뿐인데 접시 위에는 완성된 요리가 올라가 있고,

종이 위에는 그림이 나타나고, 밋밋한 얼굴은 입체감이

살아있는 배우의 얼굴로 바뀐다.

하지만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데는 직한 시간, 반복이 필요하다.

진짜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노력과 성실,겸손,성과등 많은

추상적 요소가 필요한데 , '오랜시간'도 빠질 수 없다.

과거의 실수가 켜켜이 쌓여 단단한 오늘이 되고, 성실한 오늘이 내일을 이끈다.

레이어가 여러 겹 쌓여 각자의 고유한 건축물이 완성될 거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보낸 티끌 같은 일상을 돌아본다. -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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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너와 헤어지는 법을 모른다
오휘명 지음, 김혜리 그림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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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휘명 작가의 나는 아직 너와 헤어지는 법을 모른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사랑에 대해 이렇게 절절한 마음을 가진 작가가 궁금해졌다.


사랑에 많이 해본 사람..

사랑에 아파 본 사람..

사랑을 간직 하고 싶은 사람.. 이겠지 라고 추측했던 나의 생각은

살짝 빗나갔다.


그는 사랑을 많이 해보지 못한 '짝사랑'의 대가였던 것이다.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하게 자신만의 사랑을 한다는 작가의 이야기에

살짝 의아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가슴으로 짝사랑 하는 그의 외사랑이

오히려 사랑이라는 본질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일거라는 믿음이 생긴건

짝사랑.. 이라는 단어가 주는 '순수함' 이라고 할까


오히려 사랑한다는 이유로

서로가 서로에게 말로 행동으로 상처를 주는 날카로운 사랑이 아니라

자신의 가슴으로 사랑을 갈고 다듬고 닦아서 더욱 빛나고 영롱하고

아름답지만 아련하게 슬픈 사랑의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퇴근길. 작은 식당에서 1인분의 식사를 주문해 조용히 먹었다.

이럴때면 '2인분부터'라고 표시된 음식은 어째선지 늘 맛있어 보였다.

1인분의 삶에 대해 생각했다.


다음에 하면 될 거란 말이 잦았다.

다음에 거기 가자. 다음에 그거 먹자.

다음에 다음에를 말하던 우리였는데,

마지막 날에 우린 그 '다음에'라는 말을 아꼈다.

다음은 없을 거란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겠다.

각각의 다음 날들에는 미묘한 슬픔들만 있었다.


혼자라는 허전함과 사랑이 끝나는 순간들의 후회와 아쉬움

누구라도 한번쯤 겪어봤던 그러한 순간들에 대한 짧고 긴 글들로 가득하다.


이별의 아픔에 버거워하며 감히 말로도 글로도 표현하기 힘들었던

그때의 심정들이 작가의 글로 다시 우리들의 마음을 후벼판다.

내가 겪었던 그 감정들이 고스란히 활자화 되어 있는 것을 읽으며

나는 공감하고 강한 동질감을 느낀다.


사랑을 겪은 자들은 각자 자기식대로 꺼져버린 사랑이라는 감정을 정리한다.

심기일전하여 새로운 사랑을 찾기위해 동분서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지나간 사랑의 찌꺼기를 털어내기 위해서 과하게 무리하기도 하고

끝난 연인에 대한 서운함과 분노를 폭발하며 기억속에서

지우개로 뻑뻑 지워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직도 그 사랑이라는 기억을 붙잡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글은 어쩌면 가장 후자의 케이스일듯 하다.

지난 사랑에 대한 예우라고 할까

끝이난 사랑마저 곱게 곱게 천천히 아름답게 보내고자 하는 인간미 넘치는

정감이 있는 글이다.

그래서 지난 사랑에 대해 무척이나 냉담했던 사람들의 차가운 마음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라떼 한잔 같은 글이다.


하고 많은 마음을 추려봤자, 그리고 그걸 적어봤자 결국 전하고 싶은 말과

마음은 한줄기였습니다.
이제야 담백하게 그것만 말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당신이 참 좋았습니다. 수억의 글자를 한마디 말로 대신합니다.

당신이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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