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의 판타지 - 귀농실천인 구차장이 들려주는 진짜 귀농귀촌 이야기
구재성 지음 / 에코포인트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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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귀농을 하려는 사람이 많이 늘고 있다. 때론 너도 나도 나중에는 귀농해야지 하면서 지금 있는 현실을 도피하려는 목적으로 귀농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과연 도시에서만 살다가 귀농을 한다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일까?

 

마흔의 판타지란 책을 읽으며 저자는 원래 농사를 전혀 모르던 사람이라 여러 부분 동감을 하였다. 사실 우리가 보기에 쓰레기 같아도 아직도 쓸만한 것들도 많은데 도시는 소비의 공간이라면 농촌은 생산의 공간이다. 소비의 공간에서 생산의 공간으로의 이동은 문화적 차이가 엄연히 존재한다.

 

저자는 행여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귀농을 다시 생각해 보라고 이야기할 정도다. 그만큼 집안의 소소한 일들까지 아는 것이 바로 시골이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뭐가 부족한지 알며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밝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은 마치 귀농을 먼저 한 선배가 따스한 마음으로 후배들에게 해주는 것 같았다.

 

처음부터 농사를 지어 수확물을 많이 거둘 수는 없다. 저자도 시행착오를 겪은 것처럼 우리 역시 이런 저런 실패를 거듭하며 농사꾼이 되어갈 것이다. 이런 과정 없이 무조건 수확을 이루려는 생각이라면 저자는 아마 귀농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할 것이다.

 

또한 어딜가나 마찬가지지만 관계가 더욱 중요한 건 역시 시골이다. 시골은 이사오자마자 일주일 이내에 마을 어른들께 인사를 드리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다. 여러 실제적인 이야기를 해 주니 귀농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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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도 - 박경리 장편소설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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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의 표류도란 소설을 읽으면서 과연 불륜의 사랑이 과거에도 가능했을까 하는 점이었다. 요즘도 불륜이라 함은 쉬쉬하고 숨기는 것이 일상인데 더구나 소위 후일담 소설인 공지영의 고등어 역시 과거 운동권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의 불륜 사랑 이야기라 이 시절은 어느 정도 가능하겠지 싶었다. 그런데 50년 전 이야기에도 불륜이 등장하다니 새삼 놀라웠다.

 

소설의 주인공 현회는 딸이 있는 마돈나란 다방 마담이다. 그런데 그녀는 특이하게도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대학을 다녔다. 요즘이야 거의 모든 사람들이 대학을 다니지만 50년 전에는 고교만 졸업해도 학벌이 높은 사람이었는데 대학을 다녔으니 요즘 이야기로 한다면 박사 정도는 될 것이다. 더구나 소설을 번역할 정도로 영어를 아주 잘 했다.

 

이런 사람에게 나타난 한 남자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이상현. 신문사의 논설위원이다. 이미 딸을 가지고 있는 한 가족의 가장이었다. 어느 날 그는 마돈나에 간다. 이미 자주 가서 마담 얼굴은 익혀 두었다. 마담과 이야기를 하고 싶어 저녁을 같이 하자고 한다. 이 자리에서 마담이 과거에 대학을 다녔던 지성인이란 걸 알게 된다.

 

어쩌면 이 두 고독한 사람들은 그렇게 운명적으로 만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모든 사람은 고독하다. 그래서 정호승 시인은 외로우니까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물론 상현은 애정이 없는 결혼을 했다. 그래서 더 누군가를 그리워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소설을 읽으면서 머리 속에 완전히 각인 된 구절이 있는데 "사람은 각기 떠내려가는 섬"이란 것이다. 어쩌면 이걸 박경리 선생은 표류도라고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표류하는 섬인 것이다.

 

오랜만에 정말 좋은 소설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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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학교 - 캐나다 영 리더스 초이스 상 수상작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30
고든 코먼 지음, 안지은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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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야기는 재미있다. 어쩌면 그만큼 학교로 돌아가고 싶은지도 모른다. 중고교 시절 그저 멋도 모르고 보낸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저 평범하게 남들 다 가는 중학교에 입학하고 그렇게 3년을 보낸 다음 고교는 다행스럽게도 남여공학에 입학했다(내가 사는 곳에는 중학교엔 남여공학이 없었다) 그나마 고교 시절이 좋았던 건 그래도 여학생이라는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학교란 소설을 읽으면서 십대 시절을 돌아 보았다. 정말 무미 건조한 오직 공부만을 위해 달려야 했던 그 시절의 추억이 별로 없아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이 소설은 대안농장 공동체인 레인 할머니와 함께 살던 캡의 이야기인데 사실 공동체라고 하지만 할머니와 손자 밖에 없는 그래서 할머니가 선생님이고 친구이며 학부모로 함께 살고 있었다. 그런데 할머니의 사고로 혼자 남겨지게 된 캡이 기존에 있는 학교에 들어가 생활하는 이야기다.

 

캡은 늘 할머니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려고 하였지만 학교는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오히려 학교 내에서 왕따가 되어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었다.

 

여러 사건들이 있지만 그걸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겠다. 소설은 직접 읽어봐야 하는 것이기에.... 다만 이 소설은 정말 따스하다. 그리고 캡은 우리 시대의 작은 영웅처럼 보인다. 물론 캡은 농장으로 돌아갔으나 다시 학교로 오는 과정 속에서 묘한 러브 스토리까지도 등장한다.

 

사랑 이야기 때문인지 몰라도 고교 시절 못다한 사랑 이야기를 나 역시 소설로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비록 현실에선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소설 속에서라도 이루고 싶었기 때문이다.

 

학생은 학생다워야 한다. 이 말은 참 좋은 명제같지만 우리나라에서 과연 학생다움은 어떤 것을 의미하나? 사실 학생다움이란 자신 나름의 상상력을 가지고 언제나 질문하며 자기 생각을 완성하는 일이며 학교의 공부란 것도 함께 완성해 나가야 하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그저 옆에 있는 친구를 경쟁자로 인식하게 만든 것이 서글프다.

 

문득 EBS에서 방영한 학교란 무엇인가 란 프로가 생각났다. 정말 학교란 뭘까? 그리고 우린 왜 학교에 다니는 것일까? 그래도 학교란 소설을 통해 다시 이 물음을 가져 보았다. 이 소설은 학생들보다 어른들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른의 기준에서 학생들의 관계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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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브앤테이크 Give and Take - 주는 사람이 성공한다
애덤 그랜트 지음, 윤태준 옮김 / 생각연구소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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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다큐프라임에서 아이의 사생활이란 프로를 방영했던 적이 있었다. 그 중 도덕성에 관한 내용을 방영하였는데 사실 우리는 사회 생활 하면서 도덕적으로 행동하다간 낭패를 볼 것이라고 하였지만 오히려 도덕성이 하나의 경쟁력이라고 하는 이야기가 신선했다. 우린 정의를 이야기하기 보다는 한 발짝 물러서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착한 사람은 누군가에게 이용만 당하고 사기만 당할 뿐이라는 인식도 고정관념으로 자리잡고 있다.

 

기브앤테이크란 책의 저자는 우리의 편견을 깨뜨리고 있다. 통념에 따르면 성공한 사람에겐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능력과 성취동기 그리고 기회이다. 그런데 저자는 여기에 하나를 덧 붙였다. 그건 바로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이다. 사람은 받으려고 하는 사람과 주려는 사람 그리고 주고받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 저자는 주는 사람(giver)에 주목한다.

 

기버(주는 사람)는 지나치게 배려하며 사람을 너무 쉽게 사람을 믿고 남을 이롭게 하려고 불이익도 감수하기도 한다. 기버는 범죄 피해자가 될 확률이 두 배 높으며 실력과 영향력을 22%나 낮게 평가 받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성공한 사람들은 기버가 아닐까? 아니다. 기버다.

 

어쩌면 착한 사람이 진심으로 대접 받고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축복의 예언이라도 듣고 싶은 건 그동안 착함은 곧 어리석음의 대명사였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저자가 인용을 하였지만 그건 그저 특별한 은혜와 사랑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 힐링이 대세라고 할 정도로 우리 시대는 공감을 원한다. 결국 내가 먼저 다가가고 내가 먼저 주는 그런 삶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깊은 공감과 소통이야 말로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요소이다. 얼마 전 뉴스를 보니 1인 가구가 점점 늘어간다고 한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살아야 하는데 점점 개인화 되어가는 시대 속에서 정말 필요한 것이 애덤 그랜트가 이야기한 것처럼 다른 사람과의 상호 작용이라고 생각한다.

 

성공 이야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지만 이 책을 기억하고 싶은 건 주는 것이 진정한 행복의 첫 걸음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동안 성공은 개인의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지만 사실 개인이 성공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누군가 협력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한 사람이 열 걸음의 발걸음을 하는 것 보다 열 사람이 한 걸음의 발걸음으로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만들어지길 바라며 이 책이 그런 사람들에게 좋은 안내가 되어 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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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기 전엔 몰랐던 것들 - 가장 절실하지만 한 번도 배우지 못했던 일의 경제학
류동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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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는 먹고 사는 문제였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의 주된 관심은 바로 경기가 어떤가 하는 것이다. 경기라는 건 결국 경제 활동이 활발하냐 혹은 그렇지 못하냐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는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다. 언제쯤 불황이 아니라 호황을 누릴지 예측을 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비정규직은 끝없이 양산이 되고 사장님의 각종 횡포가 이어진다. 우리 시대의 아픈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갈 줄 알았는데 주로 삶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과연 경제적으로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경제학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나 삶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위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서글픈 현실이다. 운동이란 여가 조차도 내가 좋아서 한다기 보다 회사의 업무를 하다 보면 쉽게 지치는데 지치지 않고 일을 하기 위해 체력을 끌어올리고 이런 체력을 위해서는 운동을 한다는 이야기는 그저 웃고 지나가기엔 현실이 너무 씁쓸한 느낌이었다.

 

나는 과연 무얼 위해서 살아가야 하나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는 일이 지겹다. 왜 이런 지겨운 일을 억지로 해야 하는지..... 사실 그만큼 자본의 힘은 막강하다. 적은 돈이라도 벌어 부지런히 적금이나 노후를 위한 연금을 들어야 한다. 지금 나를 위한 투자를 하지 못한다. 정직하게 이야기 하자면 나를 위한 투자를 할 수가 없는 시스템 속에 살아가고 있다. 과감히 자신을 위해 여가를 즐기면서도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날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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