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목적지를 묻지 않기로 했다 - 여행서 출판사 사람들의 유럽 소도시 여행기
이정기 지음 / 타블라라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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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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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에이든 여행 지도’와 가이드북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온라인 지도가 익숙한 시대에 종이 지도를 펼쳐 여행지를 한눈에 살펴보게 만든 에이든 시리즈는 꽤 신선한 기획이었죠.

비슷비슷한 가이드북 시장에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 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에이든 시리즈를 만든 타블라라사의 이정기 대표가 유럽의 작은 도시들을 여행하며 느낀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펴냈습니다.

제목은 <우리는 목적지를 묻지 않기로 했다>입니다.

여행 지도를 만드는 사람의 눈에는 유럽의 소도시가 어떻게 보일지 궁금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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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은 지난 10년간의 사업을 돌아보며 직원들과 함께 떠난 시간이었습니다.

전체 직원이 많지 않은 작은 회사인 데다 여러 사정이 겹쳐 결국 두 명의 직원과 함께 여행길에 올랐다고 하는데요.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 책을 ‘여행서 출판사의 소도시 유럽 여행기이자, 10년간 끝내 살아남은 작은 회사의 지독한 기록’이라고 소개합니다.

이 문장처럼 책은 일반적인 여행 에세이와는 조금 다릅니다.

유럽 소도시의 풍경을 담은 여행기이면서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는 회사의 회고록이고,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갈 것인지 밝히는 비전 선언문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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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에서도 이런 특징이 잘 드러납니다.

1부 ‘생존’을 시작으로 ‘약속’, ‘검은 숲과 검은 독수리’, ‘버티는 자들의 도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을 거쳐 마지막 ‘우리는 그 목적지를 알려 하지 않을 것이다’로 이어집니다.

저자는 도시의 역사와 그곳에서 발견한 이야기를 회사가 걸어온 길, 그리고 앞으로 걸어갈 길과 연결해 풀어냅니다.

이런 방식은 낯선 도시를 훨씬 입체적으로 기억하게 합니다.

유명한 관광지나 맛집을 소개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 도시가 무엇을 지켜왔고 어떤 시간을 견뎌왔는지를 들려주기 때문입니다.

도시의 생존과 작은 회사의 생존이 자연스럽게 포개지면서 여행의 풍경도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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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등장하는 유럽의 작은 도시들은 저마다 개성 있는 풍광을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풍경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은 것은 각 도시가 간직한 이야기였습니다.

사람이든 도시든 회사든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어야 오래도록 기억되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에이든 시리즈가 비슷한 여행책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 역시 그들만의 이야기를 꾸준히 만들어 왔기 때문일 겁니다.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것보다 어떤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 누구와 걸어갈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도 보여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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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덮고 나니 올여름에는 어디로든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습니다.

유명한 관광지가 가득한 대도시도 좋지만, 가끔은 지도 위에 작게 표시된 소도시를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풍경과 그곳만의 이야기를 만나기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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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의 지도 - 선연한 이해를 향한 여정
홍현진 지음 / 파지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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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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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인생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사람이 살아온 시간을 직접 경험할 수는 없겠지만, 삶의 중요한 순간들을 묻고 그 안에 담긴 생각과 감정을 듣는다면 조금은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인터뷰는 한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사람의 삶을 묻고, 흩어진 이야기를 재구성해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는 일.

홍현진 작가의 <인터뷰어의 지도>는 이 과정을 어떻게 준비하고 완성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인터뷰 안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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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진 작가는 2010년부터 언론사 기자와 프리랜서 에디터로 일하며 수백 명을 만나온 17년 차 인터뷰어입니다.

오랜 시간 현장에서 사람을 만나고 글을 써온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뷰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처음에는 인터뷰가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정리해서 쓰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인터뷰는 생각보다 훨씬 치밀한 작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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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인터뷰의 목적과 방향을 세우고, 충분한 사전 조사를 통해 상대방에게 알맞은 질문을 준비해야 합니다.

대화 중에는 말로 드러난 내용뿐만 아니라 그 안에 숨은 의미까지 읽어내야 하죠.

그렇게 얻은 이야기를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작가님의 표현대로 중2도 이해할 수 있도록) 다시 구성해 한 편의 글로 완성하는 것까지가 인터뷰어의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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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기획하기, 행간 읽기, 소통하기, 재구성하기의 네 부분으로 나누어 인터뷰의 전 과정을 설명합니다.

작가가 직접 진행했던 인터뷰 사례가 함께 담겨 있어 각각의 방법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이론을 나열하는 책이 아니라 오랜 경험을 통해 만든 실전 지도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한가지는 인터뷰가 인터뷰어와 독자만을 위한 작업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질문을 받은 사람 역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감정과 기억을 발견하게 됩니다.

좋은 인터뷰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밖으로 끌어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자기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좋은 인터뷰는 화려한 질문 기술보다 인터뷰이를 대하는 태도와 배려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상대방을 충분히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고, 대답 속에 담긴 진짜 의미에도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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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니 인터뷰를 하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앞세우기보다 상대방에게 제대로 질문하고, 그 대답을 주의 깊게 듣는다면 그 사람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홍현진 작가님, 혹시 저도 한 번 인터뷰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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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의 지도 - 선연한 이해를 향한 여정
홍현진 지음 / 파지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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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터뷰를 하기 위한 필독서. 인터뷰 뿐만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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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사 - 거미는 움직이지 않는다
최윤석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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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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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칭찬은 세 사람에게 소극적으로 하지만, 비난은 서른세 사람을 찾아다니며 적극적으로 한다고 합니다.

특히 자신이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거나 상처를 입었을 때는 비난의 강도도 더욱 커지기 마련이죠.

요즘 맛집을 둘러싼 평가나 연예인을 좋아하는 팬덤의 모습을 봐도 이런 성향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열렬히 좋아했던 만큼 실망도 크고, 믿었던 만큼 분노도 깊어지는 것이겠죠.

최윤석 작가의 <파우사>는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한 남자의 처절한 복수를 그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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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조사관 천명관은 이혼 후 홀로 아들을 키우는 싱글대디입니다.

그의 유일한 낙은 아들과 함께 축구선수 최강민을 응원하며 경기를 보는 것이죠.

어느 날 아들과 축구장을 찾았다가 날아온 공에 아들이 다치게 되고, 이를 계기로 명관은 최강민의 집에 초대받습니다.

이후 강민의 개인적인 부탁을 해결해 주면서 조금씩 그의 신임을 얻고, 어느새 오른팔과 같은 존재로 자리 잡게 됩니다.

젊은 시절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던 명관은 못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사소했던 부탁도 점점 은밀해지고, 결국 해서는 안 될 일까지 대신 처리하게 되죠.

아들의 수술비가 필요했던 명관은 잘못된 일임을 알면서도 강민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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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필요할 때는 누구보다 가까이 두었던 강민도 명관의 쓸모가 다하자 조금씩 그를 밀어내기 시작합니다.

끝까지 함께 갈 수 있다고 믿었던 명관은 결국 모든 것을 잃고 복수를 준비합니다.

여기에 남편의 비밀을 알아버린 소미까지 가세하면서 이들의 관계는 배신과 욕망, 복수가 얽힌 거미줄처럼 복잡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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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인 ‘파우사(Pausa)’는 스페인어로 멈춤 또는 잠깐의 지연을 뜻합니다.

축구에서는 공을 잠시 멈추고 경기의 템포를 조절하면서 상대 수비를 끌어들이는 전술적 움직임을 말한다고 합니다.

이는 명관의 복수 방식과도 닮았습니다.

감정에 휩쓸려 곧바로 달려들기보다 천천히 덫을 놓고 강민이 스스로 걸어 들어오기를 기다립니다.

상대가 빠져나갈 수 없을 때까지 숨을 죽인 뒤 마지막 순간에 완전히 옭아매는 것이죠.

제목의 의미를 알고 나니 명관이 펼치는 복수의 과정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오네요.

무엇보다 복수가 성공하는 순간의 통쾌함이 상당합니다.

그러나 이야기는 단순한 사이다 복수극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강민을 무너뜨린 명관이 어느새 그와 비슷한 자리에 서게 되는 결말은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욕망의 모습을 보여주며 서늘한 여운을 남깁니다.

어쩌면 이 복수극의 최후 승자는 명관이 아니라 소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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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사>는 빠른 전개와 탄탄한 이야기로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축구 전술을 복수의 방식과 연결한 설정도 인상적이었고, 인물들이 서로를 이용하고 배신하는 과정도 촘촘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 속도감 있는 이야기와 통쾌한 복수극이 생각난다면 <파우사>로 더위를 날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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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사이드 ㅣ 안전가옥 쇼-트 35
김미조 지음 / 안전가옥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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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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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서 공격자가 최종 수비수보다 골라인에 가까운 위치에서 공을 받으면 오프사이드가 선언됩니다.

공격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경기장 위에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놓은 셈이지요.

우리의 삶에도 이와 비슷한 선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나와 타인을 구분하는 배타적인 선도 있고, 사회가 만들어놓은 도덕과 정의의 선도 있습니다.

김미조 작가의 <오프사이드>에는 그 선 위를 아슬아슬하게 달리는 두 사람이 등장합니다.

무기수 박판금과 교도관 윤지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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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박판금은 교도소에서 ‘삼년’이라 불립니다.

돈에 미친 년, 남자에 미친 년, 그냥 미친년이라는 뜻인데요, 별명만 들어도 그가 교도소에서 얼마나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어느 날 판금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3일간의 특별귀휴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평소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던 교도관 윤지오가 동행하게 되죠.

하지만 판금이 향한 곳은 장례식장이 아니라 어느 허름한 공장입니다.

그곳에서 두 사람이 숨기고 있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서로를 향하던 화살은 어느 순간 공통의 목표를 향합니다.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며 갖은 고생을 겪는 동안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결국 상대를 구하는 일이 자신을 구하는 길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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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접점이 없던 판금과 지오는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서로의 삶이 얽히고 설킨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바로 '엄마'라는 존재입니다.

닳고 닳아 영악하기만 한 사람처럼 보였던 판금도 실은 엄마로서 해야 할 일을 다하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버티고 있었습니다.

지오 역시 엄마를 찾기 위해 차가운 교도소 안으로 들어간 인물이었죠.

두 사람이 서로를 미워하면서도 이상하리만큼 닮아 보였던 이유가 드러나는 순간, 이들의 거친 행동과 선택도 조금 다르게 다가옵니다.

거대한 적에 맞서기 위해 오프사이드라는 선을 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너무나 재미있게 펼쳐졌습니다.

그것은 사회가 정해놓은 규칙과 도덕의 경계를 넘는 일이기도 하지만, 서로를 갈라놓았던 선을 무너뜨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과연 이들의 선택을 선뜻 잘못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소설은 그 질문을 던지면서도 무겁게 머물지 않고, 속도감 있는 전개로 독자를 끝까지 끌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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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이 쓴 소설이라서 그런지 책을 읽는 내내 한 편의 로드무비를 보는 듯했습니다.

장면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펼쳐지고, 판금과 지오가 티격태격하며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도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거칠고 유쾌하면서도 그 안에 두 엄마의 절박함과 상처가 담겨 있어 더욱 마음이 갔습니다.

이정은 배우가 이 작품을 추천한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판금과 지오를 어떤 배우가 연기하면 좋을지 상상하며 읽는 재미도 있었는데요, 두 사람의 거친 여정이 언젠가 정말 스크린 위에서 펼쳐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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