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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농부의 농사 이야기 - 행복을 일구는
조우상 지음 / 치우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농사짓는 일에 관심이 많다. 도시에 살고 있지만, 먹을 거리 걱정을 늘 하기 때문이다. TV에 나오는 각종 경고성 메시지들이 그런 걱정을 더해준다. 안전한 먹거리가 없다는 둥, 유기농 채소도 믿지 못하는 시대라는 둥 하면서.. 생각해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다. 나도 모르게 많은 농약이 내 몸에 축적되어 지고, 그것이 나중에 암으로 발전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최근에 아파트 베란다에도 달아놓을 수 있는 상추의 수경재배에도 관심을 두었는데 그것을 찾아보니 쉬운 것이 아니었다. 참 쉬워 보였는데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상추 하나를 심는데에도 이렇게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데, 농사 짓는 데에는 얼마나 많은 지식이 있어야 할까 싶다. 저자도 그런 점에 대해 고백하고 있는데 농사 짓기게 앞서 종자를 알아야 했고, 종자를 얼추 알고 나니 그 다음엔 흘과 풀에 대해 알아야 했고, 파종식, 기후, 육모법 등에서부터 솎아내기, 수확, 부산물 처리하는 것 까지 어느 하나 알고 있던 것이 없어 배울 것 투성이였다고 말하고 있다. 모르기 때문에 배워야 하는 것은 설레지만 힘든 일이다. 나는 저자의 이런 고충으로부터 위의 것들에 대한 많은 지식을 날로 (!!) 먹을 수 있으니, 참 고맙고 기쁜 일이다.
불임성 종자인 F1(filial generration)에 대한 것과 그 문제점, 종묘회사들의 간계를 알 수 있었고, 유전자변형기술을 이용한 유전자변형종자 (GMO)를 안전하다고 광고하는 것들도 소비자의 건강이 아닌 자신의 회사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거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토종 종자의 강한 생명력을 거론하면서 열매가 크지도 달지도 않아도, 고정적 형질을 유전시킬 수 있고 화학약품이 덜 필요한 건강한 종자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함을 말하고 있다. 철학과 인성을 겸비한 똑똑한 농부를 만난 느낌이 들었다. 흙에대해서도 이런 식으로 여러 종류의 흙과 침식의 문제점, 그리고 농민이 흙을 지키는 일의 중요성등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한 자신의 삶을 꾸리고 , 자연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저자의 삶과 그가 겪은 농사의 신비함, 그리고 그 속에서 배울 수 있는 농업인으로서의 사명 등을 느낄 수 있었다.
농사, 하면 고색스럽다, 일찍 일어나야한다, 피부가 그을린다 등 각종 힘든 것들이 떠오르게 마련이다. 하지만 저자는 좋은 농업인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 말한다. 작은 땅 한평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노는 땅과 화분을 이용해서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는 사람이 농업인이며 (나도 ? 그럼 농업인이다 !!) 농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작은 실천이라도 행해서 국가의 식량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 농업인이며, 지렁이와 무당벌레의 노고를 이해하고 가뭄 끝내 내리는 비를 보면 그에 기뻐할 작물들을 떠올리는 것이 농업인이라 했다. 도시에 살고 있지만 작은 농업인이 된 것 같아 기뻤고, 나도 대한민국의 농업인으로서 책임을 함께 해야 겠다는, 그런 생각이 감히 들었다. 그런 생각의 변화를 갖게 해 준 젊은 농업인인 조우상님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