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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것 - 인류는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었는가!
후베르트 필저 지음, 김인순 옮김 / 지식트리(조선북스)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최초의 것이라는 말에는 한없는 궁금증이 담겨있다.우리가 최초로 생겨났을 때는 언제였을까? 최초의 우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 그런 의문을 품고 탐구한다고 해도 지금이 바뀌는 것은 없다. 하지만 인간의 궁금증은 그렇게 시작되어 우주선을 만들었고, 역사를 만들었다. 이 책에 나오는 최초의 것들은 다소(!) 사소하고 단순한 것들이다. 예를 들자면, 최초의 맥주는 어떤 맛이었을까? 최초의 살인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등, 아니 이런 걸 어떻게 알아냈지? 라고 생각되는 것들이다. 물론, 최초의 직립보행은? 이라든지 최초의 예술품의 탄생 등 익히 유명하게 알려진 역사적인 사례들도 많다.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인류의 유산으로 여겨지는 많은 발굴품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더불어 소설같은 요소를 더해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떠올려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절대 소설은 아니다. 이 책에 나온 최초의 것들은 학계에서도 인정받는 학설을 기준으로 해서 철저한 고증으로 이루어져 있다. 중고등학교 때 미술시간에 배웠던 벽화라든가,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인류의 기원 등 예전 지식들을 더듬어보고, 새로운 지식과 함께 지식의 크기를 늘려나가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이 책에 소개된 최초의 것들은, 직립 보행을 필두로 해서 최초의도구, 최초의 불, 최초의 언어,살인무기, 옷,음악, 가축 등 너무나 다양하다. 각 최초의 것들을 설명하기 위해서 저자는 지금까지 고증된 많은 자료들을 찾아가며 스토리를 완성한다. 한 챕터씩 읽다보면 내가 마치 그 고증의 장소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소설을 읽는 듯 재미있는 구성이었기 때문에, 전혀 지식적인 부분이 지루하지 않았다. 최초의 것에 대한 인간의 탐구와 호기심이 나에게도 살아있음을 느꼈다. 원래 이 책의 목록을 보고 관심이 갔었던 최초의 살인자 부분도 재미있게 읽었다. 나는 어떻게 최초의 살인자 이 아무개를 알 수 있다는 말이지?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는데, 역시 그런 허황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저자는 최초로 도구가 쓰이고, 그 도구로 동물을 잡으면서 사람도 똑같이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 시점에서부터 살인이 일어났을 거라고 설명하고 있다. 제임스라는 이름의 사내가 최초의 살인자이다! 이것이 아니라, 그 즈음 최초의 살인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추론하는 그의 말에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놀라웠던 점은, 이렇게 역사적인 고증자료가 많고 게다가 그림도 없는 책들은 읽으면서 졸립고 어렵기 마련인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이었다. KBS다큐멘터리를 보듯이 드라마틱하고 재미있었다. 그 시대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이 보여서, 내가 아프리카의 어떤 고원지대로 또 프랑스의 어떤 동굴로 순간이동을 한 느낌이 들었다.화면으로 볼 때 보다 상상하면서 책을 보니 훨씬 몰입이 쉽고 좋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