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라이트 하이킹
쓰치야 도모요시 지음, 최종호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해서, 대학생 때에는 제주도에서 걷고 버스를 이용하면서 하이킹을 해 본 적이 있다. 2일 정도는 캠핑장에서 캠프를 치고 자고, 어떤 날은 민박을 하기도 했고, 어떤 날은 자전거를 이용하기도 했다. 그 때 느낀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배낭의 무게이다. 2명이서 다녔지만 텐트와 침낭의 무게, 그리고 각자의 짐의 무게가 만만치 않았다. 당초엔 민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샤워의 문제라든가 쾌적하지 않은 텐트의 문제 때문에 결국 민박으로 전환했지만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 책을 읽고 돌이켜보니 그 때는 여름이라서 그나마 짐이 가벼웠던 것 같다. 책 속에는 자연을 온 마음으로 느끼면서 하이킹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이 나와있다. 하이킹의 세계적인 대가들에 대한 소개로 시작해서 하이킹에 필요한 필수적인 요소들을 차근차근 설명해 주고 있어 하이킹을 다녀왔던 사람에게는 지혜과 공감을, 그리고 하이킹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철저한 준비를 위한 조언을 주고 있는 책이다.

 

장기 하이킹은 짧게는 5일부터 시작해서 길게는 4개월이 넘어가기도 한다. 나는 이 책에 소개된 하이킹 코스 세 군데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 미국의 3대 하이킹 코스가 미국의 대륙을 종단하는 코스인 것이었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은 4200km로4개월 2주가 걸리고, 애팔래치아 트레일과 콘티넨털 디바이드 트레일이라는 유명 트레일도 비슷한 시간이 소요된다. 나는 고작 2박의 트레일에도 지쳐 나가떨어졌는데, 이렇게 긴 하이킹을 준비하려면 정말 큰일인 것 같다. 울트라 라이트 트레킹은 4.5kg을 기본으로 한다. 그 수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이 정도 무게이면 정말 가벼운 것 같다. 이 책에는 쾌적하게 자연과 가까워지는 울트라 하이킹이 기존의 팩무게가 16~20kg에 달했던 고전적 트레킹보다 좋은 점을 말하고 있다. 신발조차 고전적 트레킹이 등산화를 신었다면, 울트라 라이트는 런닝화를 권유한다. 단지 무게를 줄이자는 것이 아니라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짐을 줄임으로써 자연에 자연의 상태로 안길 수 있다는 철학이 이 트레킹의 핵심이다.

 

책에서 짐을 줄이는 방법은 판타스틱하다. 초경량의 텐트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부분에서도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 텐트도 종류가 이렇게 많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닥이 있는 텐트를 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바닥 무게를 줄이기 위한 텐트가 외국에는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레이어드해서 입은 다운 점퍼를 침낭 대용으로도 쓸 수 있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이렇게 한 가지 아이템으로 여러가지 용도로 해서 씀으로써 무게를 줄이는 것이다. 그 외에도 캠핑 시 유의점이나, 불피울 때의 주의점, 의약품 가져가야 할 것 등 꼭 백에 넣고 가져가야 할 품목들을 일일히 아주 자세히 가르쳐 주고 있다. 하이킹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겐 필수적인 책이 될 것 같다. 우리 나라 하이킹에는 지리산 종주 코스가 있다. 이 책을 읽고 짐을 싸면 도움이 많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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