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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배신 - 그들은 어떻게 내 주머니를 털어갔나
백성진.김진욱 지음 / 맛있는책 / 2012년 12월
평점 :
"금융은 소시적부터 소비자를 우롱해왔다" 바로 이 명제가 저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부분이다. 저자는 구어체로 독자에게 이야기하면서 분노를 토로하는데, 독자에게 분노가 생긴다는 게 아니라 왜 이렇게 당하고 사는데 니들은 금융이 아직도 너희들을 돕는다고 생각하느냐? 라는 것이다. 우매한 국민들이 너무나 불쌍하고 안 되어서 제발 이제 금융권에 분노를 좀 하라고 다그치는 것이다. 마치 삼촌이 조카에게 이야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친근하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제발 잘 좀 해 보자, 분노를 좀 느껴보아라, 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4가지 파트로 나뉘는데 첫번 째 부분에서는 우리가 너무나 당하고 살았다는 것, 소비자가 왕인데 봉이 되어서 살았다는 것을 전체적으로 이해시켜준다. 2부에서는 구체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당해왔는가? 를 말해주고 있다. 우리 나라의 금융사태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인 충격적인 금융사태들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키코사태, 두바이 금융사태, 영국의 리보 금리 조작사건 등 너무나 굵직하고 충격적인 사건들이어서 경제에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도 귓 등으로는 들어봤을 만한 이야기들이다. 이 책은 그 사건들에 대해서 경제학을 모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착하고 편하게, 또 조카를 독려하는 삼촌처럼 열심히 설명을 해 준다. 보통 경제학 책들은 도대체 너무 어려워서 알아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친절하게도 "모두가 이 억울함을 알아야 한다" 라는 생각 때문인지, 누구나 알 수 있는 설명을 해 준다. 가슴에 맺힌 말, 귀에 쏙쏙 들어오는 말들을 듣고 있노라면 우리가 왜 이렇게 당하면서도 오히려 금융권의 편을 들어줬는지 의문이 갈 정도이다. 누구나 내는 은행 수수료를 누구나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오히려 은행 직원들도 먹고 살아야지 하면서 걔네들 걱정까지 해 주는 착한 소비자가 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걔네가 잘못하면 우리가 낸 세금으로 그들이 쓰러지지 않도록 받쳐주는 정부와, 금융권을 잡고 흔드면서 정치 세력과 연대해 나가는 모피아 조직까지.. 그런 조직 때문에 고스란히 피해를 당하는 것은 소비자인데 소비자가 가만히 있으니 그들은 끝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 경제학에 정통한 소비자가 얼마나 되겠나? 마트에 나가서 과자값이 50원 오르면 펄쩍 뛰고 분노하지만, 금융권의 이야기만 나오면 이해할 수 없다고 눈을 크게 뜬다.훨씬 더 크게 해치워 먹는것은 그들인데 말이다.
3부에서는 소비자를 우롱하고 속이는 일련의 사태들이 나온다. 저축은행사태와 ELS주가 조작, 개인 신용 정보의 유출과 보이스 피싱 등 .. 잘못하면 니가 인터넷 사이트에 마구 가입해서 그래! 라고 타박받을 만한 일들이, 너가 깔끔치 못하고 꼼꼼치 못해서 그런 보이스 피싱의 피해자가 되었다고 개인이 비난받기 일쑤였던 이 사건들은 절대 개인을 비난해서는 안되는 문제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또 4부에서는 신용 회복제도의 폐해로 신용 불량자가 헤어나올 수 없는 한국의 현실과 김앤 장의 유전무죄, 무전유죄 양상, 모피아의 거대한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금융 문제는 일상과 떨어진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식주에서 한 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런 대형 사건 사고에 아무도 촛불을 들고 모이지 않는다. 쇠고기만 문제인가? 그것이 절대 아닌데 말이다. 이런 억울한 사실들을 많은 국민이 인식하는 것이 첫 번째 문제이고, 이것을 이 책의 지은이는 통감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