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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가고 봄이 왔다 - 혼자여도 괜찮은 계절
최미송 지음, 김규형 사진 / 시드앤피드 / 2018년 3월
평점 :

봄이 좋다.
겨울내 움츠리고 있던 몸과 마음뿐 아니라 땅 속 깊은 곳에 몸을 숨기고 있던 모든 생물들이 기지개를 펴며 싹을 틔우고 활동을 시작하기에...
다시금 시작되고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기분좋은 계절이 봄이 아닐까?
봄이라는 계절과 어울리는 느낌의 표지와 제목의 「네가 가고 봄이 왔다」는 처음 봤을 때는 사랑의 아픔을 이겨내고 새롭게 시작함을 이야기하는 책이라 여겼다.
하지만 한 장 한 장읽어가면서 단순한 사랑과 이별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작가의 삶의 철학과 가치관 그리고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였다.
때로는 우울도 필요한 법이며 필요한 벗이라 여기고, 인생은 오래달리기라 말하는 작가의 말이 와 닿았다.
무조건 피해야 할 적이 아닌 때로는 인정하고 받아들임이 필요하고 조급한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가려다보면 일상이 주는 소중함이나 잔잔한 감동도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눈에 띄는 새 책을 꺼내 읽는 것보다
좋아하는 페이지가 구깃구깃해진,
활자의 모양새마저 익숙해진
그런 오래된 책에 마음이 간다.
(중략)
사람도, 사물도
내가 사랑하는 것들은
오래도록 곁에 두고 찬찬히 보고 싶은 것
- 익숙한 것들이 좋은 이유
나 역시도 새로운 것보다는 오래된 것이 좋을 때가 많다. 특히 사람의 경우가 더 그러하다. 오래도록 마음을 나누고 이야기를 한 사람이 더 좋고 나 또한 그 사람에게 오래도록 기억되는 사람이고 싶다.
나한테도 내 인생은 처음이라 자주 어렵지만
그렇다고 좌절만 하며 살아가기엔
이 또한 다시 오지 않을 순간임을 기억해야지.
- 나도 내가 처음이지만
어디를 왜 가는지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와 가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도착지와 방향, 이유와 목적이야
동행자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것이니까.
- 바뀌지 않는 것
누구와 가느냐에 따라 인생의 깊이와 즐거움이 달라짐을 느끼는 요즘이라 이 문구가 와 닿았다.
인생에 정답이 없으며, 잘못된 선택을 했더라도 그것이 오답이라 말할 수 없다는 것처럼 내 자신의 가치기준이 중요함을 또 한 번 느끼해준 책이였다.
모두에게 봄은 온다.
그 봄을 어떻게 느끼느냐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게 있어 이번 봄은 어떨지 기대되고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