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탄생 - 순간에서 영원으로 이어지는 시간과 문명의 역사
알렉산더 데만트 지음, 이덕임 옮김 / 북라이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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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우리가 무엇을 하든 무엇을 하고 있지 않든 흘러간다.

시간의 흐름이란 상대적이라 누군가에게는 빠르게 또 누군가에게는 천천히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시간이라는 개념이나 의미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가끔 궁금할 때가 있었다.

때로는 의식하지 못하고 때로는 지나치게 의식이 되기도 하는 시간...
이 '시간'에 관해 30년동안 연구하고 이를 집대성한 기념비적인 대작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알렉산더 데만트교수의 「시간의 탄생」이다.

이 책은 총 712페이지로 3천년 문명 속 '시간'의 기원과 역사에 관해 총망리한 일명 '시간 백과사전'이라 볼 수 있다.

사실 처음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땐 "세상에~~ 소설도 아닌 이 책을 어떻게 다 읽지?" 하며 '헉'했다.
하지만 조금씩 읽어가면서 재미있다는 생각과 이 책을 쓴 저자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이 아닌 '시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기원과 역사 그리고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시간의 의미와 비유적 표현 등 우리의 상상이상의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전문적이고 깊이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작품에도 관심이 갖다.

"인간은 어떻게 시간을 소유했으며
시간은 어떻게 일상을 지배해왔는가!"


현대의 우리는 늘 시간에 쫓기듯 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시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시간이라는 감옥에 우리 스스로가 갇혀서 허우적되고 있지는 않는가?
이 책을 읽으며 '시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상의 시간과 살면서 느끼는 시간 사이의 관계는 모래시계를 보면 알 수 있다. 미래의 시간은 흘러내리면서 점점 짧아진다. 과거의 시간은 점점 불어나고 쌓인다.
- 53p


모래시계를 가만히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아래쪽으로 모래가 떨어지면서 그것이 쌓이는 동안 웟쪽의 모래는 점점 줄어든다.
아래쪽의 쌓이는 모래는 우리가 지나온 '과거'이며 윗쪽의 줄어드는 모래는 우리의 다가올 '미래'를 의미한다는 것인데....와~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의 개념을 눈에 보이는 것으로 설명해주는 이 문구가 와 닿았다.

언어가 시간의 현상을 표현하기에는 빈약한 수단이므로 궁극적으로는 수많은 현상 모두를 구별하는 것이 불가능하더라도 언어의 단층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 60p


사실 시간이라는 것은 눈으로 보이는 것도 아니며 우리의 언어로 표현하기도 개념을 정의하기도 어려움에도 우리는 언어를 통해 '시간'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일상에서나 문학작품에서도...
그의 말처럼 비약한 수단임에도 언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간을 상징하는 식물은 나무다. 나무처럼 성장과 소멸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대상은 없다. (중략) 나이테는 나무의 나이를 눈으로 가늠하게 하며 마른 나무는 죽음의 상징이자 모든 것의 유한함을 보여준다.
- 95~96p


시간을 상징하는 여러 가지 이야기 중 시간을 상징하는 도구 중 방아에 대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물레방아 바퀴는 풍차와는 달리 누군가가 강제로 멈추게 하지 않는 한 끊임없이 돌아가는데, 강물은 거침없는 시간의 흐름을 바퀴의 순환은 같은 일이 영원히 반복되는 것을 상징한다니 생각해보면 그런 것도 같다는 생각에 재미있었다.

'시간'에 관한 기원과 다양한 역사적 이야기가 담긴 「시간의 탄생」
이 책은 단순한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시간의 기원부터 시간의 상징, 고대의 시간, 기독교적인 시간, 인생의 단계, 문화와 유적 등 시간을 주제로 저자의 시선을 통해 본 역사적이고 문명사적 이야기가 담겨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마법의 숫자인'7'을 통해 왜 7일이라 정했는지, 시계와 달력에 대한 내용이나 우리에게 익숙한 철학자나 사상가들의 시간에 대한 표현과 의미 등 흥미롭고 다채로운 내용들이 가득하다.

아마도 이 책을 읽게 된다면 하나의 주제를 위해 다년간 연구하고 노력한 저자의 노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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