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터 미드나잇 스릴러
로저먼드 럽튼 지음, 윤태이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아무런 준비도 없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을 당한다면 그것만큼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 일이 누구가를 잃게 되는 일라면, 아니 소중한 가족을 잃게 되는 일이라면 그 상실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일 것이다.

당해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힘들겠다라는 말로 표현이 되겠지만 당사자들은 평범했던 일상이 송두리째 무너지고 모든 것이 뒤죽박죽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상실감에 사는 게 사는 게 아닌 것이 된다.

여동생이 사라졌다. 아무런 이유도 어떠한 징후도 없이 사라졌다.
그런 그녀는 임신상태, 뱃속의 아이와 그녀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상태로 경찰과 기자들이 진을 치면서 실종사건에 관심을 보이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의 언니인 비어트리스는  테스에 대해 사소한 것까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테스의 실종을 둘러싼 정황을 알면 알수록 과연 자신이 테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맞는지 자책감에 빠지게 되고 자신이 몰랐던 진실이 하나씩 밝혀질수록 더 마주하게 될 진실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갔다.

네 삶의 사소한 것을 전부 알면서 정작 중요한 것들은 모르고 있었던 거야.
이제 와서 내가 너에 대해 잘 알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 79p

그녀가 그토록 기다리던 테스는 결국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고 경찰은 자살로 판명하며 사건을 종용하려하나 비어트리스는 테스가 자살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끝내라하지만 그녀는 그럴 수 없다며 포기하지않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위험한 추적에 나서는데....

「시스터」는 스토리 전개 형식이 남달랐다.
팩트를 이야기하는 부분과 동생 테스에게 쓰는 편지형식 그리고 라이트에게 사건과 관련한 자신의 심경고백 등 서술식의 여느 범죄소설과는 다르게 세가지의 형식을 오가면서 스토리를 전개해나가는 방식을 띠고 있었다.

동생 테스의 실종과 죽음만 보면 범죄소설이라 여길 수 있지만 500페이지가 넘는 이야기 속에는 검증되지 않은 임상실험의 문제, 전문가의 그릇된 판단이 사건에 미치는 영향, 제대로 된 수사없이 사건을 종용하려는 경찰의 태도 등 많은 시사점을 담아내고 있다.

「시스터」는 범죄소설이면서 심리 스릴러로 테스의 죽음에 대한 의문과 비어트리스의 심리적 상태 그리고 예상치 못한 반전까지 끝까지 읽지 않고는 결말을 알 수없는 작품이였다.
사건은 중요치 않다. 사건은 이미 일어났고 예상했던 결말이지만 이후의 사건을 시간순서대로 정리해나가면서 전개되는 스토리가 충격적이며 슬픔과 서늘함을 준다.

네게 정말 해주고 싶은 말은
사실 무척 짧고 단순해

미안해
사랑해
언제까지나

마지막의 이 말이 너무도 가슴아프고 슬펐다.
칭찬과 사랑의 표현에 인색한 이들이라도 '있을 때 잘해'라는 말처럼 상대가 떠난 뒤가 아닌 자신의 곁에 있을 때 소중한 이들에게 평소 이런 표현을 하며 지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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