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미소
줄리앙 아란다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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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험에 끝이란 없다.
새로 뜨고 다시 차오르길 반복하는 저 달의 주기처럼...

출판사를 통하지 않고 개인이 직접 출판하는 방식으로 온라인에 작품을 선보이는 '킨들 다이렉트 퍼블리싱(KDP)을 통해 전자책으로 먼저 발간되어 독자의 호평을 받으면서 출판사와 계약하여 종이책으로 발간된 「달빛 미소」

이색적인 방식의 출간과 표지에서 품어져나오는 영롱하고 뭔지 모를 느낌의 이끌림에 의해 이 책이 읽고 싶어졌다.
사실 표지와 제목을 통해 스릴러나 미스터리소설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며 읽었는데 나의 생각과는 달리 한 남자의 자전적 소설로 세상에 태어남에서부터 인생의 끝자락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달을 좇는 몽상가에서 뱃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품은 폴
그의 모험과 예측불허의 삶을 통한 깨달음, 인생의 흐름을 달의 순환주기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소설에는 한남자의 일생에 걸쳐서 펼치는 모험과 도전, 사랑 그리고 희망이 담겨있다.

우리는 스스로 선택해서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태어난 후에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삶을 살 수 있게 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며, 선택여하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리고 예상하고 계획대로 삶이 펼쳐지지 않고 늘 예측불허의 미션들과 돌발상황들로 ​실망하기도 하고 웃음짓기도 한다.

줄리앙 아란다라는 작가는 내게 생소한 작가이다. 하지만 이 작품을 읽고 난 후 늘 예측불허의 삶 속에서의 폴의 심리적 묘사와 소설 속에서 그려지고 있는 시적이고 철학적인 표현들이 작품의 몰입도를 높이면서 읽는 동안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마지막 장에 다달았음에도 여운이 남았다.

인간들은 종종 아주 모순적이다. 그들은 두려움의 포로가 되어 두려움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그리고 그들 자신조차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일들을 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 하지만 나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것이다.
- 83p 
전장 속에서 짝사랑하는 마틸드의 집으로 가던 중 독일군에서 붙잡힌 그는 카트린이라는 딸을 그리워하며 전쟁 중임에도 사람 한명 죽이지 못한 인간적인 독일군장교에 의해 목숨을 구하게 되고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것같던 그를 우연히 군중들이 포로로 잡아 결박한 독일군 중 한명으로 재회하나 결국 자신의 눈 앞에서 딸을 위한 마지막을 전하고 죽는 부분에선 뭉클함과 안타까움이 들었다.

고향에 두고 온 딸에게 "사랑한다"라는 말을 전해달라며 생을 마감한 독일군 장교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뱃사람이 되어 그의 딸을 찾아나서는 폴,
그의 모험 중에 만나게 되는 수많은 만남과 예상과 다른 삶의 방향 속에서 폴은 과연 독일군 장교의 딸인 카트린 샤페르를 만날 수 있을까?

잔잔하기만 할 것같은 그의 삶도 풍랑을 만나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데...
1965년 7월 17일 누구에게는 그저 평범한 하루에 불과한 그날이 그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을 보게 되고 죽음의 문턱에 이르른다.
거대한 나팔모양의 소용돌이가 바닷물을 모두 빨이들이 듯 그들이 타고 있는 배에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죽음이 임박해 온 상황에서 다른 뱃사람들은 우왕좌왕하며 공포에 싸인 가운데 그는 혼란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초현실적인 광경이라 혼잣말을 하는데 그의 살아온 삶에서 느낄 수 있듯 받아들임이 남들과 다름을 또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이 작품은 한 사람의 일생과 같이 순탄하고 잔잔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이와의 만남이나 생명의 탄생이라는 아름답고 신비로움과 바다 위에서 거대한 소용돌이를 만나는 부분에서의 격정적이면서도 죽음과 맞닥뜨리면서 느끼는 인간의 두려움과 공포 등이 삶의 여정이 잘 그려진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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