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자존감 공부 - 천 번을 미안해도 나는 엄마다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가 태어나면서 나는 엄마가 되었다.
아니 '엄마'라는 단어가 생겼다고 해야할까?
처음부터 모성이 강한 엄마는 아니였다. 아이를 좋아했던 나이기에 아이가 태어나길 간절히 바래왔기에 당연히 모성이 생겨서 아이를 위해 뭐든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마더 쇼크'라고... 나에게도 쇼크가 찾아왔다. 모든 것이 변한 상황에서 곁에서 도움을 주는 이가 없이 혼자서 고군분투하다보니 몸도 마음도 지치면서 '산후 우울증'이 찾아온 것이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먹먹해진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정말 '엄마'가 되어갔다. 아이가 점점 커가면서 나도 같이 자란 것이다.

김미경작가의 글에 나오는 것처럼 아이가 한 살일 때 나도 한 살, 아이가 두 살일때 나도 두 살... 이렇게 커오면서 지금은 3살과 8살의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것이다.

육아를 하며 힘들 때 다양한 육아서도 보고 나의 감성이 메말랐다 싶을 땐 감성에세이도 보았지만 이번에 읽은 김미경 작가의 「엄마의 자존감 공부」는 '엄마'라는 존재, '엄마'라는 역할 그리고 '엄마'의 자존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책이라는 건 읽는 사람의 현 상태와 상황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준다.
모든 책 속에 담긴 그들의 삶과 생각이 절대적일 순 없지만 길을 잃고 헤매일 때는 지도나 나침반같은 역할을 해 줄 순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 길을 헤매일 때면 나보다 먼저 그 길을 걸어온 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찾아 읽는다.

내 아이를 안아줄 사람, 엄마 뿐입니다.

내 인생의 첫 번째 은인
엄마이길 바랍니다.

넘어진 나를 일으켜 세워줄 사람
엄마이길 바랍니다.

세상이 나를 밀어내도 나를 안아줄 사람
엄마이길 바랍니다.

내 아이에게 난 어떤 '엄마'일까?
이 문구를 보며 나의 곁에 있는 '엄마'와 내 아이들에게 '엄마'인 나의 모습을 떠올려보게 되었다.

대한 민국 최고의 강사이자 국민 언니라고 불리는 그녀도 집으로 돌아가면 세 아이의 엄마란다.
나름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자녀 교육을 잘해왔다고 여겼던 그녀에게 몇 해 전 위기가 찾아왔다.
둘째 아이의 고등학교 자퇴 선언...이를 계기로 엄마 노릇이란 무엇인지, 나는 과연 좋은 엄마인지를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되었다고 한다.
힘든 시기를 거치면서 그녀가 깨달은 것이 하나있었는데, 엄마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큰 선물은 '자존감'이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엄마의 자존감이 튼튼해야 한다.

「엄마의 자존감 공부」에는 엄마 노릇하기 힘든 우리 엄마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엄마가 되어 첫 번째로 겪게 되는 성장통인 사춘기엄마로 사는 법, 실패와 마주한 아이와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 등 힘든 시기를 겪는 아이들을 당당한 어른으로 키우는 법, 자존감 있는 엄마로 똑똑하게 사는 법 등 그 속에 담긴 이야기와 문구들을 통해 '엄마'라는 존재와 역할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엄마들도 '꾸준히'가 세상에서 제일 힘든데, 왜 열 살 아이가 끈기 있기를 바랄까. 나한테도 쉽지 않은 일을 애한테 강요하는 것이다.
- 186p

하고 싶을 때 하고 싶다고 말할 자유, 하기 싫을 때 왜 하기 싫은지 말할 수 있는 솔직함, 정말 하고 싶은 것을 만나도 너무 힘들 때는 고생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엄마에 대한 믿음, 이런 것들이 아이들의 꿈의 여정에 꼭 필요하다.
- 188p

자녀 교육이란 합의하고 절충해나가는 것이지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뛰어야 하는 극기 훈련이 아니다.... 이 기나긴 여정에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솔직하게 대화하고 협상할 수 있는 멘토 같은 엄마다.
- 189p

하기 싫어 하는데도 조금만 하면 될 것같아서 때론 중간에 포기하면 나중에도 뭐든 시작하다 힘들면 포기할까봐 끝까지 해보자고 강요 아닌 강요를 했던 적이 있던 나에게 일침을 가하는 문구였다.
나도 '꾸준히'못하면서 아이에게는 '꾸준히'하길 강요했던 나, 아이는 엄마의 눈치를 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뭉클하기도 했다.

엄마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어린아이를 키워서 독립해 살 수 있는 어른으로 만드는 게 어디 보통 일인가. 다른 게 리더십이 아니라 바로 이게 진짜 리더십이다. 엄마 리더십

가족 구성원들이 자신의 삶을 잘 꾸려갈 수 있게 만드는 일상의 리더십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을까.
- 220p

이 책에서 가장 와 닿고 내 자신이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음을 느끼며, 자존감을 높이는데 힘이 된 단어가 '엄마 리더십'이였다.
평범한 일상 속에 엄마 노릇 잘하고 있는건지 가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의 나의 존재는 어느 정도인가 고민이 들 때가 있었는데 이 글을 읽은 후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어도 내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기에 편안하게 살고 있는거라고 신랑에게 한 마디하기도 했다.^^

흔들리는 엄마들을 위한
김미경의 토닥토닥 마음 처방전

나를 비롯하여 엄마 노릇하느라 힘들어하는 엄마들이 주변에 많다.
자존감이 낮아지니 찾아오는 우울감으로 힘들어하는 엄마들에게 김미경작가의 「엄마의 자존감 공부」을 추천하고 싶다.
아이가 모든 잠든 시간에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을 반성하기도 하고 토닥토닥 위로해주며, 엄마이기에 느낄 수 있는 이 감정에 감사함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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