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들린 목소리들
스티븐 밀하우저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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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부러워할 필력을 지닌
우리 시대의 가장 창조적인 작가
<워싱턴 포스트 북 월드>


세계적인 찬사를 받는 작가인 스티븐 밀하우저
고백하자면 그의 작품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를 평하는 강한 문구와 영화 <일루셔니스트>의 원작자라는 사실에 그의 이번 작품을 읽어 보고 싶었다.

보통은 익숙한 작가의 작품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내가 알지 못한 작가의 작품을 읽으며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일상과 초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마법적 상상력으로 현대 미국 문단에서 특유의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창조적인 작가인 스티븐 밀하우저

원작자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음에도 영화<일루셔니스트>를 보면서 눈과 귀를 사로잡는 화려한 마술의 세계에 빠져들면서도 이게 현실인지 초현실인지 헷갈려하면서 작가의 표현력과 스토리구성에 감탄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의 소설을 영화화했다는 소개글을 보며 조금은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었다.

나에게 있어 밤이라 하면 어두움, 고요함, 뭔지 모를 섬뜩함, 음산함 등 낮과는 다르게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

<밤에 들린 목소리들>이라는 작품에 실린 16편의 이야기의 대부분은 밤에 관한 소설들로 <기적의 광택제>를 시작으로 마지막에는 자전적 소설인 <밤에 들린 목소리>로 끝난다.
난 늘 밤에 책을 읽는데 처음 글을 읽기 시작할 때는 괜찮았는데 점점 뒤로 갈수록 뭔지 모를 섬뜩함과 음산함이 드는 게 작품의 제목도 영향이 있지 않았나 싶다.

여기 실린 작품 대부분은 낮이 아닌 밤에 관한 소설들이다.
그 밤이 실제적인 밤일 수도 있지만 대개는 은유적인 의미에서의 밤이다.
- 「옮긴이의 말」에서

16편의 작품을 읽어나가면서 작가의 독자성과 작품의 특이성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쉽게 읽히는 작품은 아니었다.

유령이 떠도는 마을에 대한 작품 <유령> , 전염성을 지닌 듯 번져가는 자살 유행에 대한 작품 <우리의 최근 문제에 대한 보고서>는 보고서 형태로 한 편의 논문을 읽는 듯한 독특한 구성으로 비현실적이고 무거운 주제를 이렇게 풀어나갈 수 있구나 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라푼젤>의 경우 우리가 흔히 아는 아름다운 동화가 아닌 어른들을 위한 잔혹한 동화로 각색이 된 듯 원초적인 표현과 라푼젤과 마녀, 왕자의 각기 다른 생각을 읽어나가는 재미가 있었던 작품이었다.

사실 작품들을 읽으면서 작가가 의도하는 의미를 내가 제대로 이해하며 읽고 있나하는 의문이 들 때가 많았다.
그동안 내가 쉽게 읽히는 책들만 찾아 읽었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작품속 문구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과 몇 번씩 돌아가 읽었던 부분도 있었다.

일상과 초현실을 넘나들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이야기의 소재로 흔한 표현이 아닌 은유적이고 성스럽게 때론 도발적이게 표현하기도 하고, 인간 내면의 은밀한 욕망에 관한 것들을 작품에 담아내고 있는 작가의 독창성과 신비주의를 느낄 수 있었다.

<밤에 들린 목소리들>을 통해 스티븐 밀하우저라는 작가를 새롭게 알게 되었고, 16편의 단편작품들이 담고 있는 각각의 매력을 느끼면서 편협화된 사고가 아닌 상상력과 열린 사고를 통해 보다 다양한 작품들을 선택해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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