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우시 왕 1세 네버랜드 클래식 50
야누쉬 코르착 지음, 크리스티나 립카-슈타르바워 그림, 이지원 옮김 / 시공주니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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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인권 운동의 선구자로 불리는 야누쉬 코르착
본명은 헨릭 골드슈미트이며, 야누쉬 코르착은 공모전에 참가하려고 지은 이름으로 원래는 야나쉬 코르착이라 써서 보냈으나 실수로 야누쉬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고아들의 집' , '우리들의 집'을 차례로 설립하여 어린이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평생 글쓰기를 놓지 않았는데, 글쓰기의 주제와 원천 또한 어린이였다.
많은 작품 중 는 출간 이후 지금까지 23개국에 번역 출간되면서 가장 유명하고 훌륭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병약한 왕이 임종을 앞둔 상황에서 왕의 유일한 왕세자인 마치우시를 왕위에 앉히는 문제로 각계 장관들이 탁상공론을 펼치고 있다.
어린 마치우시는 이 모든 상황이 이해되지 않으며, 왕이 죽을까봐 두려울 뿐이였다.
그리고 아빠가 죽어가는데도 웃고 있는 장관들에게 커다란 분노를 느끼며
'내가 왕이 되면, 되갚아 주고 말 거야.'라며 다짐한다.

왕위 계승을 둘러싸고 정쟁을 벌리는 일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른나라도 비슷한가보다.
어린 왕세자만 남게 되는 경우면 더 말이 많고 탈도 많으니... 어린 마치우시의 앞날이 걱정되었다.

어린 나이에 왕이 된 마치우시 왕 1세는 어른 왕들을 위해 만들어진 왕실 예법때문에 어린이인 자신에게는 맞지 않아 바꾸고 싶어도 그럴 때면 꼭 긴긴 회의를 해야하기에 번거로웠다.
마치우시는 아빠의 지혜를 그대로 물려받고 투명인간이 되는 모자를 가진다면 이 모든 게 해결되지 않을까하는 기발한 발상을 하는 모습에서 어린이다운 상상력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우시는 똑똑한 데다가 의지력도 강했기에 비록 모든 것이 서툴고 준비된 왕이 아님에도 공부해야 함을 알고 서명하는 법,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펠렉에게 편지를 쓰기 위해 글쓰기를 연습했다.

"펠렉, 난 불행한 왕이야. 이제 글을 쓸 줄 아니 모든 서류에 서명을 해. 내가 이 나라를 다스린다지만, 실은 시키는 대로 하는 거야. 시키는 대로 하는 일들은 정말 지루하고, 재미있는 일들은 하나로 못 하게 한다고."
- 31p

지위와 왕이지 어리다는 이유로 장관들은 '코흘리개'로 취급하며 미치우시를 꼭두각시 왕으로 대하는 부분에 대한 그의 마음이 담긴 문구를 보며 안타까움도 느꼈다.

주변국의 전쟁선포로 위기에 봉착한 마치우시 왕 1세, 장관들은 그를 빼놓고 자신들끼리 회의를 하고 마치우시는 막중한 책임을 느끼지만 의논할 상대가 없자 신에게 기도를 올린다.

'저는 작은 어린아이예요. 신이시여, 당신의 도움 없이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당신의 뜻으로 왕관을 받았으니, 저를 도와주세요. 저는 지금 아주 큰 고난에 처했어요.'
- 41p

마치우시는 탈궁해서 펠렉과 전장에 참가하여 군인으로 생활하며, 전쟁의 참상과 그들이 말하는 왕에 대한 조롱과 비판을 듣게 되고 왕궁에 있었다면 몰랐을 사실과 모습들을 직접 경험하게 된다.

결국 승전국의 정복자왕이 되어 다시 돌아온 마치우시왕 1세는 이 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회의에서 장관들에게
"여러분은 어른들을 맡고, 나는 어린이들의 왕이 되겠어요. (120p)"
라고 말하며, 개혁자 마치우시로 어린이의,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들을 위한 나라를 만들려 하였다.


패전국을 순방하고 그곳에서 서로 다른 왕들의 이야기, 식인종 왕실의 방문과 죽을 고비를 넘긴 마치우시, 어린이들의 보내온 편지를 읽으면서 진정한 개혁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는 마치우시 왕 1세의 이야기 등은 재미와 감동을 주었다.

"우리는 이제 국민들 스스로 통치하고 국민들 스스로 무엇이 필요한지 말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국민들이, 어른뿐 만 아니라 어린이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습니다. 우리 나라에는 몇백 만명의 어린이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린이들도 스스로 통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회를 두 개 만듭시다."
- 200p

이 부분은 작가인 야누쉬 코르착의 경험이 반영된 부분인 것같다.
그는 어린이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살아갈 수 있음을 믿고 어린이 법정과 당번제 등을 운영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 속에는 그가 시행한 어린이들을 위한 정책들이 반영되어 있는 것 같다.

마치우시 왕 1세는 어쩌면 야누쉬 코르착 자신이 아닐까?
그가 이루고자 한 어린이들을 위한 이상적인 국가 건설의 바램을 마치우시 왕 1세를 통해 알리고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우시 왕 1세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잘 헤쳐나가며 진정한 어린이의 왕이 될 수 있을까?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 그 결말을 보기 바란다.

나도 어린 시절을 지나왔지만 어른이 된 지금, 어릴적 나의 모습은 잊어버리고 어린이들은 마냥 어리고 엉뚱발랄한 생각을 많이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의 자신의 생각과 불만을 분명하게 말하는 어린이들의 모습과 어른들과 어린이들의 시각 차이를 보면서 어린이라고 그들의 생각을 무시해서 안되고 그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생활에 반영할 수 있다면 조금만 손봐서라도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인식의 전환을 하게 되었다.

야누쉬 코르착의 삶과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마치우시 왕 1세」
우리나라에 처음 출간되는 폴란드어 완역본으로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은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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