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우울
쉬사사 지음, 박미진 옮김 / SISO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우울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감각에 대한 무능력이며, 우리의 육체가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죽어있는 느낌을 가지는 것이다. 그것은 슬픔을 경험하는 능력이 없는 것일 뿐만 아니라 기쁨을 경험할 능력도 없는 것을 말한다. 우울한 사람은 만일 그가 슬픔을 느낄 수만 있어도 크게 구원을 받을 것이다.”
- 에리히 프롬 [건강한 사회] -

우울감과 우울증은 다른다.
우울감은 우울한 감정으로 우울증과 달리 누구나가 느끼는 기분으로 우울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판단하면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된다.
우울증이 심한 경우에는 치료를 필요로하게 된다.

˝모든 게 다 괜찮은 것 같은데 왜 내 기분은 도무지 좋아지지 않는 걸까?˝

중국 최대 콘텐츠 리뷰 사이트인 더우반에서 젊은 작가 및 작품에 선정된 작가 쉬사사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 창작 연재한 가 천만 독자들의 지지를 받게 되고 우리나라에서 「안녕, 우울」이라는 작품으로 소개되었다.

「안녕, 우울」은 작가의 자신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서인지 감정이나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 등이 적나라하면서 섬세하게 표현되고 있다.

우울감은 일상을 생활하는 동안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지만 우울증은 그렇지 않다.
이야기 속 주인공 중시시는 처음에는 몸이 아프면서 자신도 알 수 없는 감정으로 무기력하고 짜증이 나는 상태로 몸과 마음이 모두 아픈 상황이 되었다.
그렇게 무의미하게 하루 하루를 보내며 함께 동거하는 남자 친구인 렁샤오싱과 갈등관계를 맺게 되고 우울증이라는 판정을 받게 된다.

그녀에게 찾아온 우울증...계속되는 몸의 통증은 여러 병원을 다녀봐도 원인을 찾을 수 없고 식욕부진, 잠을 잘 때면 꾸게 되는 꿈으로 인한 수면부족,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것이 없이 삶 자체가 무기력함 등 겪어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알 수 없는 상태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는 이 모든 원인이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그녀의 우울증이 과거의 상처와 엄마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과 두려움, 남자친구에 대한 불만 등 여러 요인들로 인함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의 만사, 만물에는 반드시 그 원인과 결과가 있다. 결과만 있거나 원인만 있는 경우는 없다. 만약 어떤 일이 영문을 알 수 없고 원인이 없는 것처럼 생각된다면, 그것은 단지 원인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것은 많은 사람들이 원인이 보이지 않는다고해서 원인이 없다고 단정한다는 점이다.
- 59~60p

처음부터가 우울한 생활을 했던 것은 아니였다.
대학시절 유학생활도 하며, 활기차게 생활하기도 했던 그녀였다.
하지만 우울증은 그녀의 몸도 마음도 망쳐 버렸다.
우울감은 ‘마음의 감기‘와 같은 것으로 잠시 왔다가 지나가는 거지만 그녀가 겪는 우울증은 치료가 필요하다.

자신의 병의 치료를 위해 의사들을 알아보는 과정에선 중의학과 서양의학의 병에 대한 치료의 차이를 볼 수 있었고,
우울의 ‘근원‘을 찾아 떠나는 여행에서 만난 츙과의 대화와 점차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그녀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다소 비약적인 감정표현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 역시도 육아로 인한 생활의 변화로 우울증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던 적이 있기에 그녀의 마음이 공감이 되면서 주변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스스로 자신을 돌보고 이겨내야 극복할 수 있음을 알기에 그녀의 우울의 늪에서 빠져나오려는 노력에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이해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하고, 절망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가야 하고 포기해서는 안된다.

과연 그녀는 잘 이겨내고 자신의 삶을 되찾으며 생활할 수 있을까?

우울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작가 자신의 진실한 고백처럼 풀어내고 있는 「안녕, 우울」
우울감이 들었던 요즘, 나의 생활을 돌아보면 다시금 힘을 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한 소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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