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거미집을 볼 때 줄을 보는 것 같지만 동시에 줄과 줄이 만드는 공간도 보는거야"보통 표지와 제목을 보면 소설 속이야기가 어떠할 지 예상이 되는 경우도 많은데 내가 읽은 정재민 작가의 「거미집 짓기」의 경우는 그 예상이 어려웠다.표지 속 아이의 표정과 얼굴에 드리워진 나무들과 그 위의 거미줄이 음산한 분위기와 범죄스릴러물이 아닐까하는 느낌을 주지만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도 장르의 구분이 어려웠으면 이야기가 계속 진행될 것 같은 여운을 주었다.「거미집 짓기」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면서 서로 다른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두 이야기는 별개의 이야기같지만 과거시점에 이야기되어지는 일들이 결국 현재시점과 연결이 되면서 한 인물의 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볼 수 있었다.2012년 12월 서울과 1963년 삼척 도계의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로 처음 글을 읽어나갈 때는 두가지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것인가하는 의문을 가지면서 분명 작가가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가면서 이야기하는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내가 놓치는 부분이 없나하면서 꼼꼼하게 읽어나갔다.그러던 중 이야기 어느 정도 진행이 되어 중반이상을 지나는 시점에서 두 가지 이야기가 서로 연결이 됨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속도가 빨라졌다.현재시점에서는 범죄 스릴러 소설을 쓰는 이재영작가, 얼굴에 화상 흉터가 두드러진 김정인이라는 사회복지사라는 두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우연하게 만난 두 사람, 재영은 정인과 이야기를 하던 중 그를 자극하는 질문을 하게되고 이에 정인은 폭력을 휘두르게 된다. 갑작스런 폭행을 당한 재영은 그날부터 그에 대한 복수심과 그에 대해 알고싶다는 소설가적 호기심으로 정인이 숨기는 진실을 캐려하고....과거시점에서는 삼척도계 탄광촌에 사는 서희연이라는 여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그녀는 아버지의 폭력으로 상처와 무기력함을 보이는 엄마를 보면서 원망과 분노를 안고 어린시절을 보냈으며, 이 후 간호학교를 다니며 꿈을 키워가던 중 고향집에 가는 길에 성폭행을 당하게 되고 아이를 임신하여 결혼을 하게 되는데...나는 그 남자의 뒤를 캐지 말았어야 했다!이 소설은 읽을수록 몰입도가 높았으며, 폭력에 얼룩진 삶을 살아가면서도 폭력에 대항하지 못하고 무기력한 희연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먹먹함과 분노감마저 들었다.그리고 작가의 지나친 정인에 대한 호기심부분에서는 밝히고 싶지 않다는 진실을 파헤치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씁쓸함마저 들었다.그리고 후반부로 가면서 예상치못한 반전과 스릴감에 단숨에 책 한권을 읽을 수 있었다.피를 흘리거나 누군가를 죽이거나 하는 살인은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작가인 재영과 사회복지사인 정인 사이의 신경전만으로도 긴박함과 스릴감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거미줄같이 뻗어나가는 이야기 속에 숨은 놀라운 비밀을 알고 싶다면 정재민작가의 <거미집 짓기> 를 끝까지 읽어보길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