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열, 그는 누구인가?
나라를 잃고 핍박받으며 암담한 현실을 살아가는 그때, 체제에 저항하고 독립을 위해 자신의 희생쯤은 아무렇지 않으며, 고통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역사적 인물들이 많았다.

그 중 한 사람인 '아나키스트 박열'
아나키즘이라 하면 무정부주의라 하지만 국가권력 뿐 아니라 자본,정치, 종교 등 모든 영역에서의 지배를 부정하고 의문을 가지는 사상 중 하나인데 사실 나 역시 사상적인 부분은 잘 알지 못하기에 이런 사전적 의미만 이해하고 있었다.

" 그렇게 복잡할 것 없습니다. 그저 개인의 자유를 가장 높은 가치로 여기고 자유를 억압하는 모든 적들과 싸운다고 하면 편합니다." - 49p

「아나키스트 박열」을 읽으면서 일제강점기때의 암담한 상황과 당해보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고통들이 잘 표현되어 있으며, 읽는 내내 분노와 안타까움, 그리고 뭔지 모를 뜨거운 감정들이 내 안에서 들끊었다.

조국을 미치도록 사랑했던 그, 그리고 함께 한 동지들을 끝까지 감싸안은 그
그런 그가 사랑했던 여인이 있었으니 그녀는 가네코 후미코

오로지 하나의 목표만을 생각하며 들개보다 독한 사람이고 천황 암살을 통해 일본에 경종을 울리고 싶다는 확고한 의지로 생활하던 그에게 가네코는 든든한 아내이자 동지이며 조력자였다.

박열이 자신이 목표한 일을 제대로 이루어 보지도 못하고 체포되었지만 그의 곁에 가네코가 있었기에 더욱 그의 사상적 철학과 고통이나 죽음이 더 두렵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은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면 각 부마다 서술자의 시점이 다르다.
각기 다른 서술자가 보고 느끼고 말하는 상황을 읽어가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이며, 실존 인물들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 그런지 인물 묘사부터 일제강점기의 시대적 배경, 고통받는 조선인들의 모습 등 읽는 동안 몰입도가 높았으며 가독성 역시 뛰어났다.

우리가 익히 알고 불렀던 , <봉선화>, <아리랑> 등의 노래가 등장하는데 학교에서 배울 때는 그냥 우리 민족의 애환이 담긴 노래라고 주입식으로 암기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감정 몰입이 된 상태에서 이 노래들의 가사를 보니 울컥하면서 노랫말 속에 담긴 애환의 울림이 크게 느껴졌다.

박열과 그의 운명적 연인 가네코 후미코 그리고 그들을 위해 열심히 변호해주던 변호사...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아나키스트 박열」을 읽어보길 권한다.
뻔한 스토리와 내용이 담겨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더욱 읽어보길 권한다.


나는 영화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영화가 담아 내지 못한 또 다른 면을 느낄 수 있는게 책이지 않을까 싶다.

작가는 이 작품을 쓸 때 힘들었다고 토로한다. 이 작품을 쓸 때 그는 대중들과 함께 광장에 나아가 등불을 보면서 한 개인과 다른 개인이 끝까지 연대해서 지켜낼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함을 느꼈다고 말한다.

 

마지막 장을 덮었지만 가슴 한켠이 아련한 것이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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