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혼자가 되다
이자벨 오티시에르 지음, 서준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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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 위태한 지붕 위에 서 있는 한 여성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 표지 속 그녀의 모습과 「갑자기 혼자가 되다」라는 제목이 주는 느낌은 읽기 전과 달리 먹먹함과 우리의 삶도 결국은 혼자가 되어 살아가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자벨 오티시에르...그녀는 색다른 이력을 소유한 작가이다. 여성 최초로 혼자 요트를 타고 세계 일주에 도전하여 성공한 해양탐험가이자 문학작가로 그래서인지 작품 속에서 자연생태와 무인도에서의 생존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

「갑자기 혼자가 되다」는 저편에서와 이곳에서 라는 모호한 두 챕터로 구성이 되어 전개가 되지만 크게 보면 조난과 구조라는 두 편의 이야기로 전개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배를 타고 세계 일주에 나선 루이즈와 뤼도비크... 이 두 남녀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들뜬 기분으로 여행에 나섰다가 뜻하지 않은 풍파를 만나서는 어느 무인도에 갇히고 자신들의 배마저 사라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

점점 비상식량마저 떨어지면서 그들이 생각했던 야생의 생활이 아니게 되는 상황이 반복되게 되고 결국 펭귄을 자신들의 식량으로 먹기 위해 잡아오게 되고 이 마저도 잠든 사이에 쥐떼들의 습격으로 잃어버리게 되면서 두 사람 사이에는 처음과 달리 좌절감과 박탈감 그리고 두려움마저 깊어지게 된다.

절박함과 식량의 고갈에 따른 불안감으로 펭귄 사냥에 나선 두사람
루이즈도. 뤼도비크도 가책 따위로 괴로워하지는 않는다. 그러기는 커녕 어쩔 때는 동물들을 이만큼 쉽게 죽일 수 있다는 데서 생겨나는 쾌감으로 온몸이 짜릿할 지경이다. - 73p

지금 그들은 다른 세계에 와 있는 셈이다. 두 사람에게는 우선 이 야생의 생태계에 적응하는 일이 절박하다. - 74p

뤼도비크는 펭귄에게 쇠막대를 내리치고 또 내리친다. 마치 비열한 광기에라도 휘둘리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 77p

두 사람은 서로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일에만 열중하는 척한다. 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이번 사건에 대해 서로를 원망하고 있다. - 82p

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서도 혼자인 느낌으로 생활하게 되고 변화무쌍한 날씨와 오랜 극한의 야생 생활로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상황과 그 속에서 느끼는 심리묘사를 작가는 너무도 잘 표현해주고 있어 나 자신이 만약 이런 상황에 놓인다고 해도 주인공과 마찬가지의 생각과 감정을 느낄 것같다는 생각을 하며 읽는 내내 답답함과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여기서 얼마나 더 지내게 될까?... 비루한 주거환경과 추위 속에서 야만인들처럼 동물이나 때려잡아 그 껍질을 벗겨 먹고 살면서 여생을 보내게 될까? 죽을 때까지 줄곧 그렇게 살아야할까? 두 사람은 남반구의 감옥에 갇혀 있는 셈이다. - 101p
: 고립된 그들의 삶을 이 문구가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창살없는 감옥...

두려움이 자기의 눈을 멀게 했다. 또한 자기로 하여금 가장 중요한 것을 외면하도록 했다. 그것은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감정과 인간성이다. 생존에 대한 강박관념이 벌거벗은 자기의 실상을 드러낸 셈이다. - 169p

루이즈는 늘 사람들이 내리는 결정을 따르고 자신의 의견을 내지 않는 수동적 삶을 살아왔으나 야생 생활을 하면서 생존에 대한 절박함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자기 선택을 하는 모습으로 변화하게 되고 그러한 선택이 뜻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리고 이후 정말로 혼자가 된 그녀는 극적으로 구조가 되고 구조된 이후의 모습에서는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과 그들과의 생활 속에서의 그녀의 삶의 모습들이 그려지고 결국 그녀는 일상으로의 복귀를 잘할 수 있을까....

메스컴을 통해 '현대판 로빈슨크루소의 삶'을 살다 구조된 이들의 모습을 종종 보게 되는데 사실 그들의 구체적이 생존기를 들어보지 못하고 구조 이후 언론의 프래시만 받고는 끝나는 경우가 많아 막연하게 힘든 생활 잘 이겨내고 구조가 되어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갑자기 혼자가 되다」라는 책 속의 혹독한 무인도 생존기의 모습이 적나라게 표현되어 있는 것을 읽으면서 문명 사회에서 편하게 생활하고 있는 지금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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