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비하인드
변종필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비하인드 스토리'하면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을 것같고 괜히 궁금하고 흥미가 생기고 그 이야기가 듣고 싶어지면서 듣고나서는 좋아지기도 하고 기대와 달라 실망하기도 한다.

이 <아트 비하인드>의 저자는 미술평론가이자 현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장으로 우리가 사랑한 예술가들의 낯선 뒷모습과 은밀한 예술의 비밀을
이 책에 담고 있다.

나 역시도 제목에 이끌려서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고 사실 알고 있는 예술가가 몇 안되지만 그들의 삶과 예술에 대해 조금은 편하게 접하면서 알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이 읽고 싶었다.

미술시간에 주입식으로나마 외우고 배운 예술가들의 이름과 작품들을 보니 반갑기도 하고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하면 삶이 윤택하지만은 않을 것이고 우리와 사고방식이 다를거라는 편견도 있었는데 이 책을 읽어 나가면서 그러한 편견보다는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위해 자신들만의 작품세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예술가들의 고뇌를 느낄 수 있었으며 위대한 예술가 역시도 예술가이기 이전에 삶을 살아가는 한 인간이라는 생각에 인간미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아트 비하인드」는 2014년 5월부터 '변종필의 미술 대 미술'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칼럼 가운데 39편을 골라 엮은 것으로 지적 즐거움뿐 아니라 사랑과 행복, 권력과 돈, 출세와 명예, 꿈과 희망 등 우리의 삶과 직결되는 가치들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지도록 하기 위한 작가의 염원이 담겨있다.

<아트 비하인드>는 흥미로운 주제를 통해 우리에게 예술에 대해 친숙함과 작품 하나 하나가 담고 있는 시대상과 예술가가 처했던 생활환경들이 작품속에 어떻게 녹아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미술시간에 배웠던 여러 학풍들이 어떻게 나타나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들어가는말에도 소개되어 있듯이 
1장은 예술가들의 삶과 예술을 비교한 이야기들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특히 사랑과 예술이 담긴 편지에서의 가족을 그리워하며 그림편지를 쓴 이중섭과 자신의 일상 뿐 아니라 예술에 대한 자기생각들을 정신적 지주이자 물질적 후원자였던 동생 테오에게 편지로 쓴 반고흐의 이야기는 나에게 익숙한 이름의 예술가라서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뜨거운 가족애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뿐 아니라 예술은 비즈니스, 예술가는 마케터? 편의 루벤스vs 워홀의 이야기라든지 리더십의 형태의 모네vs피사로의 비교 등 흥미로운 주제를 바탕으로 예술가의 비교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2장은 작품 대 작품의 비교로 내가 미술관에 서서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해설자가 내 옆에서 작품이 담고있는 의미와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을 설명해주는 것 같은 착각을 하면서 읽을 수 있었으며 그것이 어쩌면 작품을 보는 시각과 관점을 정형화할 수 있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할 수 있겠지만 예술작품에 대해 잘모르는 이들에게는 오히려 작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 않나하는 생각을 동시에 해 보았다.

이 장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은 얼마나 존중되고 있나라는 주제로 진실을 외면한 재판의 벤샨의 <샤코와 반제티의 수난>이라는 그림과 진실을 밝힌 재판의 부츠의 <불의 시련>이라는 그림이 그려지게된 이야기를 읽으며 한편의 소설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흥미로웠다.

그리고 우리의 미술책이나 도록에 실린 점묘법에 의해 그려진 쇠라의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라는 작품이 꼬박 2년동안 커다란 화폭에 작은 색점을 한점 한점씩 찍는 고된 제작과정을 통해 완성된 작품이라는 점을 보면서 엄청난 인내와 노력이 담겨있음을 세삼느끼면서 그것이 인쇄방법과 질에 따라 우리가 느낄 수 있도록 표현되지 못함에 안타까움도 들었다.

타짜와 초짜의 속고 속이는 한판에서의 에이스를 쥔 도박꾼vs카드놀이 사기꾼편의 경우는 영화 '타짜'가 생각날만큼 작품이 인물의 표정과 도박판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사실적으로 표현한 작품과 설명을 읽으면서 재미있었다.

마지막장은 미술사에서 끝없이 논쟁이 되고 있는 문제들의 키워드 비교가 담겨있다.
그 중 위대한 예술가는 무엇을 필요로 하나?에서 재능vs열정의 비교에서 저자는 만약 열정과 재능 중 한가지 요소를 선택하라면 열정이 아닐까싶다고 말한다. 재능은 부러움의 대상에 머물 수 있지만 열정은 삶을 훨씬 의미있게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로 작용하며, 재능은 열정에 의해 완성되는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진품vs위작 문제, 패러디vs표절 문제 등 우리도 흔히 들어본 문제들에 대해서도 작품과 함께 이야기하는 부분들이 흥미로웠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39쌍의 거장과 명작으로 만나는 예술보다 더 예술적인 진짜 예술 이야기

예술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예술작품은 더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나 자신이 관심을 가져보려고 이해해보려고 그냥이라도 즐겨보려고 하지 않은 것같다는 생각을 했다.
"인생의 비밀은 예술에 있다." 
어쩌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인생 자체도 표현되어지지 않은 예술이 아닐까?
호불호가 갈리는 예술... 내가 그러했듯 다른이들도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예술에 대해 흥미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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