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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알아야 바꾼다 - 내 삶을 바꾸는 경제 이야기 12
주진형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경제, 알아야 바꾼다>의 책은 1,600만 조회수의 페이스북 LIVE <경제알바>! 라는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는데 사실 난 한번도 들어본 적도 없었기에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주진형이라는 분을 알지 못했다.
경제라고 하면 정치만큼이나 관심 밖이 였던지라 그냥 살아가는데 크게 지장없으면 몰라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컸던 나에게 이책은 많은 충격과 가르침을 주었다.
정말 책 제목대로 경제, 알아야 바꿀 수 있을 것 같고 현실과 직결되는 문제들이라 꼭 알아두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사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에게 경제교육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알아야 아이에게도 경제관념을 가르칠 수 있을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선택하게 되었는데 오히려 내가 더 교육이 되고 경제에 대해서 이제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알고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 주진형은 진보에 가깝지만 진보 진영 내에서도 쓴소리를 내는,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공(空)선생'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한국 경제를 쉽고 예리하게 분석해서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으며, 경제정책과 관련해서 여러 사안들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하고 나름대로 대안을 정리해주고 자신의 생각을 정확한 단어와 문장을 써서 압축해서 표현해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일자리, 재벌과 사법개혁, 경제민주화, 구조조정, 금융, 직장민주화, 부동산, 교육, 연금, 저출산, 조세, 경제성장 이렇게 총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건이나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쓴소리를 하면서 지금의 경제현상에 대해 비판을 하면서 담론을 통해 경제문제 해결점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서술되어있다.
그래서인지 읽으면서 대담을 보는 느낌을 가지면서 소리로 듣는 것보다 글로 봐서인지 이해하기가 한결 수월한 것같았다.
안그래도 어려워서 기피하는 경제분야인데 그냥 이야기만 들었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글로 표현되어있고 부분적으로는 표로도 제시가 되어있기에 현상을 이해하기가 편한 점이 있어서 경제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으면 조금은 경제에 대해 알게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의 국가체제는 중앙집권적이고 경제는 독과점 대기업 의존체제라는 점이 큰틀로써 이 틀을 바탕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현 경제현상들이 나타나게 된 문제점의 원인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일자리 문제에 있어서도 원청-하청이라는 이중구조 사회로 인해 원청-하청간의 임금격차가 생기는 것이며, 중앙집권적관원 대리 운영체계로 인해 복지재정이나 경제개발 재정 등에 정부의 개입이 크게 나타나게 되면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야기되고 있다.
재벌과 사법개혁편에서는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삼성성공 신화의 허상, 일본의 재벌시스템과 우리나라의 재벌시스템의 차이, 중앙집권제도와 관원 대리체제를 개혁하지 않는 한 재벌개혁과 정경유착근절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면 뉴스나 신문에서 많이 등장하는 구조조정문제의 경우도 구조조정이라하면 생산성이 떨어지는 부분을 축소하거나 폐쇄하거나 파는 개념이라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축소 즉 대량해고를 할 때 쓰는 용어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부의 판매가 아닌 대량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하는 부분에서는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에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구조조정의 특징이라하면 주주나 경영진, 회사를 인수하는 사람이 아닌 은행이나 채권단이나 정부가 구조조정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으며, 저자는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주장하면서 실업자에 대한 사회보장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저자는 '직장민주화'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지식노동자의 역할이 중요한 현대 경제에서는 경제 조직도 민주화되어 있어야 생산성이 높아지는데 사실 현실에서는 능력있고 좋은 사람이 조직의 경직된 규칙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경우도 많으며, 특히 인사권에 있어서도 상층부에 집중되어 있는 것도 정치권이나 경제나 모든 한국 조직의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자신들끼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밑으로 줘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동산정책이나 국민연금, 저출산 문제 등의 모든 문제 뒤에는 잘못된 경제구조(정부주도 / 독과점 대기업 의존체제)가 있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제모델은 대부분 미국이나 일본에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좋은 제도를 도입하고도 문제가 생기면 수정,보완이 안되다보니 도리어 문제가 더 커지는 부분도 있었으며, 문제가 있음을 알고도 특수이익집단의 반발과 변화를 두려워하는 기득권으로 인해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아닌 모르핀처방식의 임시방편으로 해결해나가는 것도 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낳고 기르다보니 저자가 말하는 아동수당 부분을 유심히 더 보게 되었는데 아동수당 정책의 경우 유럽은 아이가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을 때까지 주며, 소득과 연계해서 1인당 최대액을 정해서 일정 소득아래이면 최대액을 주고 그보다 소득이 많으면 많을수록 비례해서 덜 주다가 일정 수준이상이면 최저보상액을 주는 방식을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국가가 어린이집에 주는 돈이 아이를 집에서 키우는 액수보다 훨씬 많다는 황당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지원이 없을때도 아이를 키우면서 생활했지만 사실 이 정책의 실시로 인해 많은 엄마들이 집에서 아이를 양육하기보다는 어린이집에 보내서 생활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저자는 말한다.
'아동수당과 공공임대주택은 복지가 아니라 경제성장정책이에요. 복지는 소득이 끊어져서 굶어 죽을 사람들에게 보조해주는거예요. 아동수당, 공공교육, 공공임대주택은 우리나라가 장기적으로 꾸준하고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자원에 투자하는거고요. 그러니까 이 문제를 복지라는 카테고리, 남에게 공돈을 준다는 식으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나 역시도 저자의 이 글을 보기 전까지는 아동수당이 복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경제성장정책의 하나로 인식해야하는 점에서 아하~하며 무릎을 치게 되었다.
<경제, 알아야 바꾼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대선주자들도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경제개혁을 위해서는 여러 이익관계가 얽혀있기에 단기간에 쉽게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은 안다. 그리고 좋은 사람이 지도자가 되어도 조직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끄는 문화를 못 만들고 계속 단기적으로 가다보니 좋은 정책도 정권이 바뀌면 없어지거나 흐지무지 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실 답답한 부분도 없지 않았다. 이는 이 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상황과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오는 답답함이였는데 성장만 앞세우느라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지워냈던 감옥에서 빠져나와 다른 길을 내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에 공감을 하면서 나부터라도 새롭게 시행되는 경제정책들이 생기면 관심을 가지고 여러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