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와 운명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2
모리스 마테를링크 지음, 성귀수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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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와 '운명'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흔히 듣는 단어로 그 의미와 관계에 대해서는 깊이있게 생각해보지 않았으며, 상황에 따라 이해하고 사용하는 단어로 크게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혜와 운명>이란 책에서는 지혜, 운명, 행복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그것이 지니는 힘과 그것들을 추구하기 위한 자세, 경계해야하는 것 등을 전하고 있다.

 

<지혜와 운명> 이 책은 삶이 우리는 밀어내는 사이에 잊어버리고 마는 것들

지혜, 사랑, 행복을 다시 기억하라고 말한다.

 

모리스 마테를링크 우리에게는 <파랑새>라는 동화같은 희곡작품의 작가로 알려져 있는 벨기에출신의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이자, 극작가, 수필가이다.

그녀의 약력답게 그녀의 문체는 섬세하면서도 심오하고 부드러운 둣하면서도 대중에게 호소하는 부분에서는 그녀의 강단도 느껴졌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난 사실 문학작품을 많이 읽지 않아서 <지혜와 운명>이라는 책을 접했을 때 난해한 면도 있었으며, 술술 읽히는 작품이 아니였기에 한 문장 한 문장의 의미를 이해해보려고 한 구절을 여러번 읽고 사색을 하면서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파악하려고 하였다.

 

저자도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단편적인 사색들로 짜여 있으며 거기서 어떤 엄격한 방법론을 찾으려 해봐야 헛수고일 뿐 아니라 그 누구도 설득하려 하지 않을 것이며, 아무것도 증명하고자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어차피 책이라는 것은 그것을 쓴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 거기에 부여하고 싶은 의미만 지닐 뿐이라고...

이러한 저자의 의도 때문인지 나 역시도 이 책을 읽으면서 뭔가를 찾아내기 보다는 그냥 마음으로 느끼고 아~~그렇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되었다.

 

'당신은 행복의 씨앗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행복을 만만하게 봐선 안됩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행복을 가장 잘 인지하는 사람이며, 자신의 행복을 가장 잘 인지하는 사람은 인간적인 용기와 지칠 줄 모르는 자긍심으로 비탄에서 조차 행복을 추출해낼 줄 아는 사람이가 때문입니다.'  -21p

 

그녀는 지혜, 행복, 운명을 이야기하면서 자기 자신을 의식하고 성찰하는 자세와 이를 바탕으로 한 의식과 능력을 발휘해야 하며, 사랑이 없는 지혜는 진정한 지혜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불가피함'과 '불가항력'의 영역을 함부로 확대하지 말라고 지적하고 있다.

 

'불가피함'과 또는 '불가항력'의 영역을 함부로 확대하지 맙시다.

진정한 강자는 자신을 가로 막는 모든 역경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역경에 맞서 마치 모든 역경을 이겨낼 수 있을 것처럼 용기있게 싸울 뿐입니다. 그리고 대개는 승리를 거머쥡니다.  -46p

 

우리의 내면의 삶은 '영혼의 풍요'를 통해서만 유지되며, 이는 사랑의 순수한 불꽃이 타올라야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육체가 아무리 행복해도 고양된 정신의 행복에는 이르지 못하다며 '영혼의 즐거움'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우리는 생활하면서 몸은 고되어도 정신이 밝고 건강하면서 어떤 시련과 역경도 이겨낼 수 있듯이 '영혼의 즐거움' 즉 고양된 정신의 행복은 우리 삶의 원동력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혜롭다고 하여 고통을 겪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혜로운 이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고통을 겪지만 거기에 대처하는 자세에서 차이가 있는데 이들은 불행을 인지하면서도 그 뒷면에 숨어있는 삶의 희망과 빛을 본다.

삶이란 고통 그 자체보다는 그 고통을 받아들이는 방식 때문에 더 고통스러운 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똑같이 힘든 상황에 직면해서도 받아들이는 자세가 긍정적인 사람과 부정적인 사람이 있는데, 이들의 자세에 따라 결과도 달라지는 것을 우리 주변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운명을 말하는 부분에서 운명을 죽음이나 불행과 덮어놓고 연결시키는 것은 잘못된 태도라 지적하면서 한 인간의 행,불행과 진정한 운명은 죽음이 아니라 죽음이 닥치기 전의 시간 속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사실 '운명'이라 하면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생각할 때가 많으며, 특히 죽음과 결부시키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유명한 인물이라고 죽음이 불행하다면 그의 인생 자체도 불행하고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그가 살아있는 동안 이루고 누려온 과정의 경우는 행복한 경우도 많이 있기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지혜, 사랑, 행복을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합리화하는 자기만족 (자만심) , 근거없는 체념의 감정, 양심으로 진행되지 않는 지성,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 현혹되는 것 등을 경계해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반면에 자신을 건강하고 폭넓게 그리고 지혜롭게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편협한 자존심이나 에고이즘과는 차원이 다른 스스로 충만한 자의식을 가져야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웃사랑 안에서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애타심과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한다고 말한다.

 

<지혜와 운명> 이 책은 다소 나에게 있어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써 느낀 점을 적기가 쉽지 않은 책이였다. 하지만 문체나 표현력은 훌륭하였으며, 사색을 하면서 쉬엄쉬엄 읽어나가면서 지혜와 행복, 사랑, 운명 등에 대해 생각해보기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이들은 행복하기를 원한다. 우리가 이렇게 원하는 행복에 대해 사람들은 자신이 이해하는 만큼만 행복할 수 있으며, 사실 우리의 삶에서 모자란 것은 행복이 아니라 '행복의 깨달음'으로 스스로 행복하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아무리 행복해도 소용이 없다.

 

지혜, 사랑, 행복 이 모두는 어쩌면 우리 자신이 어떻게 느끼고 어떠한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우리 내면의 진정한 자아를 성찰하고 현실을 직시하면서 이해하고 수용하며, 행동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우리는 현인도 사상가도 아니다. 지나치게 철학적이고 피상적인 접근을 통한 지혜나 행복추구를 갈구하기 보다는 현실에 바탕하면서 꿈을 꾸고 시련과 좌절이 왔을때도 이를 피하기 보다는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다른 이유가 아닌 내 자신의 잘못이라는 인식을 통해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자아성찰을 통해 지나간 과거에 연연하기보다는 오늘에 충실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추구를 위한 삶의 자세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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