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시간 여행과 관련한 작품들은 많다. 어떠한 통로를 통해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떨어져 거기서 자신이 겪은 경험들을 바라보거나 아님 그 대상이 되어 상황 속에서 잊고 있었던 일이나 감정들을 느끼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경우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결말이 정해져 있음에도 우연한 기회로 과거로 돌아가서 현재에 일어난 일에 대해 그 결말을 바꾸려는 것은 안되는 것. 아무리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정해진 운명은 바꿀 수 없음에도 계속해서 과거로 돌아가서 어떻게 해보려고 애쓰는 주인공의 고군분투가 담긴 [판타스틱 자개장]이라는 작품은 감동적이라 할 수 있다.캥거루족이 늘어나는 요즘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여 설정된 듯한 캥거루 족이자 작가라는 꿈을 꾸며 살아오고 있는 서른 아홉의 자연은 매번 응시하는 공모전에서 떨어지면서도 작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또 다시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하였다.그리고 그 공모전의 발표날인 그날 아버지가 쓰러져서 혼수상태라는 전화를 받게 된다.청천벽력같은 일음은 틀림없으나 자연은 아버지와의 사소한 말다툼으로 인해 절연한 상태로 살아온지 4년이며, 자신이 이러한 상황에 놓인 것이 부모탓이라 여기며 매정하다 할 만큼 감정이 무미건조한 인물이다.그런 그녀가 집 안에 있던 오래된 자개장 속에 들어가 숨 고르기를 하려는 찰나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통로를 발견하고 그 통로를 통해 하루 전, 몇일전, 몇 주전, 몇 년전 등 점점 긴 과거의 여행을 떠나게 되는 경험을 한다.처음에는 당황스러움이라면 점차 정해진 시간이 끝나면 상황이 바뀜을 깨닫고 아빠가 혼수 상태가 되기 전의 상황으로 돌아갈 때면 계속 미래의 아빠의 상태를 말해주면서 그 상황이 일어나지 않게 애쓰지만 결국 정해진 운명은 바꿀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108번의 과거 여행자개장의 108번째 여행은 결과를 알 수 없는 위험하고 현실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말해줌에도 자연은 마지막 여행을 선택하고 아빠의 과거를 보게 된다.˝지나간 시간, 즉 과가란 건 녹화나 기록을 해두지 않는 한 그걸 겪은 사람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거잖아?˝ - (p501)과거는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으로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느 시점으로 돌아갈래? 그리고 돌아가면 무엇을 할래?˝는 말을 가끔 서로 주고 받을 때가 있는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나의 부모님의 과거 속에 들어가 부모님의 어린 시절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작품은 여느 작품과 달리 주인공인 자연이 경험하게 되는 과거는 아빠의 과거로 절연했던 아빠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과정이 읽는 내내 뭉클함을 주었다.˝사랑해˝라는 말, 쉽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은데 연인들간의 언어가 아닌 내 곁에 있는 가족들에게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라는 말과 함께 과거로의 여행을 통한 후회가 아닌 ‘지금 ‘ 현재를 후회없이 사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하게 하였다.#판타스틱자개장#박주원#그롱시#과거#판타#아빠#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