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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찾아라 (양장) - 법정 스님 미공개 강연록, 2판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5년 2월
평점 :


법정 스님을 검색하니 대한민국 불교 승려, 무소유 정신으로 유명이라고 나왔다.
법정 스님은 1994년부터 2003년까지 맑고 향기롭게 살아가기 운동의 회주라고 알려져 있다.
무소유란 아무 것도 가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버릴 줄 아는 것이라는 스님의 말씀은 욕망과 불필요한 것들을 그때 당장은 필요한 것이냥 소비하는 마음을 가진 많은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가르침이였다.
스님은 살아 생전에 많은 저서를 출간하시고 강연을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며 자신의 생각과 삶을 보여주셨다.
<진짜 나를 찾아라>는 법정 스님께서 19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여러 곳에서 하신 강연을 글로 풀어 쓴 것이란다.
지금 읽어도 스님의 말씀은 나에게 큰 울림을 주고 나의 지나온 삶을 뒤돌아보고, 현재의 삶과 앞으로 그려나가야할 삶에 대한 성찰의 자세를 갖게 했다.
스님은 강연 중 반어적 표현과 은유적인 표현을 통해 시대에 대한 자각과 자신에 대한 자각뿐 아니라 빠름을 강조하는 우리의 삶과 반대로 느림을 통해 놓치고 있는 것에 대해 한 번쯤 돌아보면서 가기를 당부하고 있다.


또 미리 말씀 드릴 것은 당국에서도 수고롭게, 기관에서도 와 있습니다. 요즘 제가 특별히 배터리를 충전하고 있는 그런 기간이기 때문에, 정부를 비방하거나 체제에 도전하는 그런 언동은 없을 것으로 미리 말씀드리니까 안심하고 들으시기 바랍니다. (p135)
이는 1970년대 어느 강연장에서 하신 말씀으로 반어적 표현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으며, 그런 시대를 살아가는 지치고 힘든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위해 주시는 스님의 강단있고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였다.
타인과의 관계로 힘들어하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법정 스님은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주시는 것같았다.
그 중 하나로 자기 존재의 자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계신다.
자기 존재의 자각을 위해선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하고 진정한 고독은 영혼 가운데 있는 심연 같은 것으로 이를 통해 자기 생명의 빛깔을 알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대한민국은 대형 버스이다. (중략) 누가 운전하고 있는가? (p143)
소수 계층의 문제가 아닌 운명을 같이 하는 공동체로 우리 모두가 모르는 척하면 안되고 책임을 전가하기보다 시대의 흐름에 모두가 책임을 져야하다는 법정 스님의 50여년전의 말씀은 현재 우리 국민이 직면하고 있는 사회의 상황에서 국민 모두가 한번 쯤 생각해봐야할 말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불자는 아니다. 하지만 종교를 떠나서 성인이나 현자들이 하는 말씀을 좋아한다.
그들은 현생이 존재하지 않고 오래 전에 설파한 말씀임에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독임과위로를 줄 뿐 아니라 강단있는 말씀을 통해 반성과 깨달음을 얻게 한다.
법정 스님의 <진짜 나를 찾아라>가 그 중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읽고 그 속에 담긴 가르침을 통해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길 바래본다.
<진짜 나를 찾아라>에 담긴 강연의 내용 중 올림픽 구호인 "더 빨리. 더 높게. 더 힘차게."와 관련하여 스님은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심한 저항감을 느끼신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무엇을 위해 빠르게 살아야하고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속도, 일류만을 강조하는 요즘에도 스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인간은 모두 그 자체로 인류이고, 이류, 삼류니 나눌 수없다는 스님의 말씀은 삶의 경쟁에서 지쳐가고 있는 나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다.
산으로, 들로 나가 보십시오.
무엇이든 빨리 이루려고 서두르지 마십시오.
답을 아는 직선은 위험함을 떠나 재미가 없기에 곡선 길을 따라 구불 구불 돌아가고, 앞으로 보이지 않는 길을 가면서 새로운 꿈도 꾸고 희망을 찾으라는 말씀은 자신의 불투명한 미래로 고민하고 두려워하는 청소년인 우리 딸아이에게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진짜 나를 찾아라>는 빠르게 읽어나가기 보다 한 말씀 한 말씀 천천히 읽어나가는 것이 좋다.
심신이 지친 사람이나 삶의 방향을 잃어 헤매고 있는 사람,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사람 등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스님의 말씀은 하지 말라라는 질책보다 무소유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움켜짐이 아닌 쓰다듬을, 자신의 자각을 통한 이웃과의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서 느끼게 되는 따뜻함 등 방향성과 위로가 가득하다.
직접 스님의 강연을 듣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강연하는 스님의 목소리와 모습을 상상하며 빠져들 듯 읽을 수 있음에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