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배달맨 아빠입니다 - 세상 모든 아빠들을 위한 책
김도현 지음 / 바이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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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힘들면 울어도 돼'
라는 문구를 보자 마자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살아오면서 남자는 우는 거 아니라는 말만 들어서인지 내가 아는 남자들은 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 했다.
그 중 우리 아빠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우리 아빠는 평생을 자기 자신을 위한 삶이 아닌 가족을 위해 살아오신 분이다.
삼교대를 하면서도 힘든 내색없이 자식들 앞에서는 눈물도 보이시지 않고 고된 삶임에도 우리들만을 바라보며 살아오셨다.
그런 아빠의 모습만을 보며 살아온 나이기에 나에게 <나는 배달맨 아빠 입니다>는 남다르게 다가왔다.

저자는 자신을 글 쓰고 강의하고 코치하는 사람. 돈 떨어지면 배달도 하고, 물류센터 업무, 대리운전 등 N잡러라고 소개하고 있다.
안해본 일이 없이 인생을 살아왔고 지금은 인생의 2막과 3막을 살면서 자신의 꿈을 펼쳐나가는 멋진 중장년의 모습이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아빠들을 위한 책인 <나는 배달맨 아빠입니다>는 어느 면에서 보면 저자의 삶과 고뇌 그리고 가장으로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습을 일기처럼 담아내고 있는 것같았다.
그런데 그런 그의 모습이 나의 아빠이고, 나의 남편, 아이들의 아빠인 내가 아는 남자의 이야기이기에 짠하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한 부분이 많았다.
 
코로나 이후 장사가 안되어 폐업을 한 자영업자 중 한 명인 그는 여러 가게 중 한 곳만 운영을 하며 배달도 하고 시간나는 대로 글도 쓰고 있었다.
그의 글감은 자신의 삶에서 느끼고 얻은 경험과 주변에서 스치고 지나간 사람들, 그 중 배달을 하는 아빠들의 애환이 아닌가 싶다.


경제를 책임지는 가장이자 아이들의 아빠.
아이들은 아빠와 놀고 싶어하지만 그럴 수 없는 아빠들의 생활을 보고 있자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어느 아빠가 한 말이 생각난다. 자신은 남들보다 더 가족들이 행복하고 풍족하게 살게 하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벌어 가정에 헌신했는데 아이들이 자란 후 자신을 ATM기계라고 말하더라는....

책의 내용 중 글을 쓰기 위해 혼자 초밥집에 가서 앉아 있는데 배달일을 마치고 술 한잔을 걸친 중년남자가 아들이 금메달을 땄다며 초밥사서 갈테니 기다리라는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아빠 생각이 나서...월급을 받는 날이면 시장에 들러 통닭이랑 도넛을 사오시던 아빠의 모습이 생각이 나서.....
명예퇴직 후 길을 걷다 보게 된 어깨가 처진 아빠의 뒷모습을 보면서 울컥했던 생각이 나서...

감정 표현에 서툴고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란 대한민국의 남자들이라면 이 책 속에 나와는 아빠들의 모습이 많을 것이다.
자라온 환경이 자신의 감정은 억누르고 공감보다는 현실에서 치열하게 싸워나가야 함을 배운 사람들이라면 아내와 아이들이 바라는 남자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다른 건 나도 모르겠다. 우리 아빠를, 그리고 우리 남편을....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그들의 삶과 애환은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하나는 확실히 아는 건 있다. 바로 자신이 이룬 가정 안의 아내와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다는 것을.
 
가족을 위해 무거운 몸을 이끌고 오늘 하루를 시작했을 대한민국의 아빠들을 응원하는 책인 <나는 배달맨 입니다>는 호불호야 있을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마음 한 켠을 아련하게 하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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