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길을 잃다
엘리자베스 톰슨 지음, 김영옥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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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잃어버린 기억이나 추억이 있을 것이다.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때론 자신의 입장에서 만들어버린 조작된 기억으로 인해 과거가 현재까지 영향을 주기도 한다.
특히 가족과의 관계에선 더욱 그러하다. 좋은 경험과 기억이라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과거의 기억과 경험으로 인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현재까지 영향을 주고 함께 함이 괴로운 존재로 여겨지기도 한다.

<파리에서 길을 잃다>는 알코올 중독자 엄마를 떠나 영국에서 제인오스틴을 테마로 소설 속에 등장하는 장소를 손님과 투어하는 가이드의 역할을 하는 해나라는 두 인물이 중심이 되어 펼쳐지는 소설이다.

해나와 그녀의 엄마는 사이가 좋지 않다.
아니 해나에 있어 엄마는 사랑할 수 없는 골칫거리의 존재이다.

엄마와 나 사이에 대서양이 없다는 건 우리의 갈등을 막아줄 완충제가 없다는 의미였다. (p32)

조용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해나에게 나타난 그녀의 엄마는 충동적이고 자신밖에 모르는 존재였기에 해나는 그런 엄마와 갈등의 골이 깊은 상황이였다.
그런 그들은 우연하게 다락방에서 열쇠와 명함 그리고 파리의 아파트 문서가 든 봉투를 발견하게 되는데...

공동 상속권을 지닌 아파트를 둘러싼 서로 다른 입장 차와 두 사람의 갈등의 이유는 이 소설의 중심 주제로 다른 에피소드들과 함께 소설을 읽어가는 재미를 주었다.

내가 자라는 동안 실제로 곁에 있어 준 유일한 엄마같은 존재가 할머니였다(p107)는 해나의 고백은 엄마와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 이유의 일부가 무엇인지 느끼게 하는 대목이였다.
해나에게 네가 모르는 일이 많았다고 말하는 엄마와 자신이 모르는 일이 무언지 말해봐라는 해나.
서서히 밝혀지는 할머니와 엄마와 관련된 과거의 일과 현재 남겨진 유산을 처리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조금씩 타협해나가며, 과거는 바꿀 순 없지만 현재에 그들이 다시금 서로를 이해하며 보물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

과거의 파리와 현재의 파리를 오가는 스토리와 소설 속 주인공들의 갈등 구조는 몰입도를 높혀 주었다.
주인공인 해나의 다양한 감정선을 따라가며, 그녀의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속에서 펼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읽는 것도 소설의 재미를 높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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