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꽃
이동건 지음 / 델피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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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연쇄 살인마일까? 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나타난  구원자일까?

소설의 중심인물인 이영환은 20대 청년으로 불가사의한 인물이라 볼 수 있다.
장애를 지닌 두 명의 사람이 발견되고 그들에 의해 알려진 인물이 이영환이다. 그는 자신이 저지른 모든 범죄 행위를 사면 혹은 무죄로 판결해주는 이가 나타난다면 자신이 알고 있는 의학 기술을 알려주고 자신이 가진 이 놀라운 기술로 어떠한 병이라도 고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데...

이동진 작가의 <죽음의 꽃>은 고통과 죽음 앞에서 약해지고 두려워하는 이를 구원할 수 있다는 이영환과 그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박재준 변호사 그리고 다른 입장을 가진 장동훈 검사라는 세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갈등과 고뇌 그리고 법의 심판이냐 구원이냐의 다양한 문제를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이영환은 223명을 죽인 희대의 연쇄 살인마이다. 그의 손에서 죽은 이들은 인체 실험을 통해 희생된 이들로 그는 자신의 범죄 행위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자신은 살아야하는 존재라고 말한다.

박재준변호사 역시 이영환이 사람을 죽인 사람이라는 느낌도 전혀 안 느껴지고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대단한 사람처럼도 보이지 않다.
그러나 그는 사형을 받을 정도의 범죄를 벌인 이영환을 살려야 하는 이유가 있다. 그러기에 미치광이같은 말을 하는 그와 타협을 하고 사면 또는 무죄 판결을 받도록 해주도록 도와주는 변호사를 자청했다.

이해가 안갈 수 있을 것이다. 왜 말도 안되는 궤변을 늘어놓는 그를 심판이 아닌 변호를 맡으려고 하는지...  소설 속에 그 답이 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려움의 대상이다.
특히 현대 의학으로도 고칠 수 없는 병으로 고통받고 죽음 앞에 무릎 꿇어야 하는 환자나 그의 가족이라면 자신들을 정말 고칠수 있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그 어떤 극악무도한 죄를 저질렀다고 해도 그를 살려줘야한다고 아니 죽여서는 안된다고 할 것이다.

나라는 223명을 인체 실험을 죽인 최악의 살인귀인 이영환을 살리느냐? , 죽이느냐?에 대한 국민 청원의 열기가 대단하며 이에 대한 정부의 애매모호한 입장 표명은 혼란을 가중시켰다.

소설 속 인물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의 국민들의 입장은 어떠한 사안을 둘러싼 현재 우리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범죄이고 잘못된 형국임을 알면서도 각자의 입장에 따라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그를 바탕으로 소리냄이 다르다는 것.

납치 살인,  인체 실험, 소생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여러 생각을 하며 읽어나갔던 <죽음의 꽃>
허무맹랑한 이야기같지만 소설 속 이영환이 하는 말들을 보자면 누가의 희생으로 인해 또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부분에선 만약 내가 그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놓인다면 옳고 그름의 판단은 뒤로 하고 우선은 살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그를 지지할 지도 모르겠는다는 생각이 들 것같다.

"제가 많은 사람을 끔찍하게 죽였다고 욕하시는 분이 많은데...
나중에 아픈 당신들 살려 줄 게 접니다. 그러니까 저를 욕하지 마세요."

적당한 분량과 심리적 대립, 마지막 부분에서의 반전  등 <죽음의 꽃>은 길진 않지만 미스터리, 추리 소설의 요소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한번쯤 읽어봐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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