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너의 심장이 멈출 거라 말했다
클로에 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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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눈깨비가 날리기 시작한 어느 날. 약속이 있음을 깜박하다 문득 생각나서 약속 장소에 나온 그의 앞에 있는 여성은 적잖이 건방지고 야무진 첫인상을 주었다.
비상적인 만남이 공식적으로는 '면접'이 된 자리에서 단기 고용 계약서를 내민 그녀의 계약 조항 중 눈에 띄는 문구가 있었으니
"제 2조 계약 기간. 계약일로부터 100일. 다만 갑이 계약 종료 이전 사망할 경우는 종료되며 계약금은 반환하지 않는다."   (20p)

계약 조건에 사망이라는 단어라니...놀란 건 계약서를 받아든 주인공 뿐만이 아닌 나 역시도 놀람과 이야기의 전개에 대한 궁금함이 들었다.

<어느 날, 너의 심장이 멈출 거라 말했다>라는 소설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계약을 독촉하는 제이(갑)의 계약 조건들은 상상 이상이였다.
그리고 면접은 갑의 남자 친구 역할을 해 줄 사람을 뽑는 거였던 것이다.

결국 계약서에 서명하면서 시작된 남자 친구 대행.
시작부터 갑은 을의 혼을 쏙 빼놓을 뿐 아니라 통장에 계약금 3억 원을 바로 입금해주고 일명  갑질이 시작되면서 을의 막연한 불안감이 현실이 되는 순간들이 연출되었다.
을은 그녀를 귀여운 또라이라 생각하자 하며 그녀의 요구를 들어주게 된다.

너랑 나는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르고 자신은 매일 땅을 밟고 두 다리로 서 있을 수 있는 게 기적이라며, 이 기적이 100일 후에도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그녀의 말에 계약 조건 속 100일의 의미와 이후 전개될 이야기들이 머릿 속에 그려지면서 괜시리 마음이 찡해졌다.

하루에 10만 번을 뛰느라 고생하는 심장에 고마워하라는 그녀는 심장병으로 인해 언제 죽을 지 모르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었다.
그런 그녀는 인생의 반을 병원에 있어 친구가 없었기에  '작은 것'을 함께 할 친구가 필요하고 죽으면 평생 자게 될 잠이라 매일 밤 잠들고 싶지 않는단다.

시한부의 삶이란 감히 상상할 수 없지만 소설 속에 그려지는 그녀의 모습을 통해 잠시나마 나 또한 제이가 되어 그녀의 말과 행동, 감정 등을 따라가며 많은 생각을 하며 울고 웃었다.

평범한 연애 소설이 아닌 '100일간의 계약 연애'와 '남친과의 버킷리스트'라는 소재를 가지고 두 사람의 특별한 사랑이야기를 유쾌하면서도 가슴 아프게 그려내고 있는 이 소설의 끝이 궁금하다면 직접 읽어보길.
흔한 소재의 이야기라 여기는 이도 있겠지만 때론 그 흔한 이야기들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와 감동을 주기도 한다.
나에게 이 소설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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