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대로 될 리 없음!
윤수훈 지음 / 시공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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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보통 설렘과 행복을 상징하지 않나.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여행은 일반적인 의미의 여행과는 거리가 먼 것 같았다.

그의 여행은 준비부터 계획과 달랐으며,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났다.
그리고는 결국 일이 나고 말았다.

왜 불길한 예감은 한 번도 틀리지 않을까.
"저 이 비행기 탈 수 있을까요?"
"오늘 비행기 못 타십니다."
그는 지갑도 도난당하고 게이트도 잘못 와서 원래 터미널동으로 갔을 땐 이미 비행기가 떠난 뒤였다.
정말 이런 경우를 내가 당했다면 생각만으로도 암울하고 머리가 멍해지는 것같았다.

코로나 전에는 외국 여행이 자유로워서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몇 번 갔었다.
물론 여행을 가기 전엔 계획을 세우고 만약의 경우도 대비하게 되는데 실제로 여행을 떠나서는 계획에 없는 일이 일어날 경우 우왕좌왕할 뿐아니라 정신이 없어 눈물만 날 때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그의 망한 여행기를 읽는 동안 공감도 될 뿐 아니라 그래도 여행이란 고생스러워도 좋은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대목이 그의 여행기 중에 나오는데.
여행 직전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미드나잇 인 파리>라 파리의 에펠탑을 가장 먼저 찾았던 그의 눈에 비친 에펠탑은 기대와는 너무 초라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망감을 안고 거리를 하염없이 걷으며 노트르담 대성당 앞에 앉아보고 몽마르트르 언덕 위에서 파리의 전경을 봤다는 그가 나는 그저 부럽기만 했다.

여행은 현지의 경치나 음식 그리고 예상치 못한 사람들과의 인연 등으로 인해 계속 떠나게 되는 것같다.
국내외로의 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지금은 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그때의 즐거움과 소중한 기억들이 그리움으로 바뀌는 날들이 많아졌다.
<계획대로 될리 없음!>은 읽는 동안 "어머, 어떡해", "맞어, 계획대로 될리 없지" 라고 말하기도 하고 그의 에피소드에 웃기도 했다.
망한 여행이라 생각하며 절망하는 순간도 있었지만 그래도 망하기만 하라는 법은 없다는 듯 완벽에 가까운 여행과 추억을 보면서 나도 그와 함께 여행을 떠난 듯 감정이입을 하며 읽게 되었다.

여행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도 내가 계획한대로 흘러가지만은 않다.
그렇지만 그 속에서도 해답을 찾고 계획을 수정해 나가며 다시금 길을 찾아 걸어간다.

그저 화려하기만 하고 부럽기만 한 여행이 아닌 현실적이고 나에게도 일어났었던 여행이라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계획대로 될 리 없음!>
지나친 준비보다는 그저 즐김이 더 필요한 것이 여행이며 우리의 삶임을 느끼게 해준 소중한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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