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인 더 다크 - 어느 날 갑자기 빛을 못 보게 된 여자의 회고록
애나 린지 지음, 허진 옮김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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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요즘. 강렬한 태양을 피해 시원하고 그늘진 곳으로 피해다니는 우리와 달리 타는 듯한 느낌과 피부가 붉게 변해 고통스러워 어둠 속으로 숨어버린 여자가 있다.
그녀의 병명은 광선과민성 지루성 피부염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희귀질환이다.
햇빛에 조금이라도 노출되면 안되기에 일상 생활에 큰 제약이 있는 말 그대로 희귀한 병이다.

<걸 인 더 다크>는 이런 병명으로 고통받고 어둠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고군분투하고 있는 그녀의 회고록이자 현재진형형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선천적인 질환이라고 해도 힘들고 고통스러울텐데 일상 생활을 잘하고 있던 어느 날 알 수없는 고통과 햇빛만이 아닌 빛에도 반응을 보여 어둠 속에 꽁꽁 숨어 살아야한다니 생각만해도 암담하다.

이런 암담하고 상상조차 되지 않는 상황을 맞은 그녀는 그 상황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거기에 자신의 삶을 맞추어 나가고 있었다.

자신과 같은 만성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을 통해 알게 된 이들과 만남이 아닌 전화선을 통해 그들의 삶과 고통을 공유하면서 힘을 내는 그녀

그녀에게 이것저것 주기 위해 집을 방문한 그녀의 엄마가 사물들에 부딪히면서 눈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말하는 장면에서 딸에 대한 애잔함과 사랑이 느껴졌다.
그녀에게 있어 엄마는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희귀질환으로 옴짝달짝하지 못하는 그녀를 진심으로 가슴 아파는 사람이였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내게서 멀어졌고, 떠나간 것들은 다시 내게 돌아오지 않았으며 떠난 것들을 대신해서 내 삶을 채운 것도 그리 많지 않았다.   (92p)

어둠 속에서 할 만한 새로운 일,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익숙해져 눈으로 보지 않고도 무의식적으로 계속할 수 있는 일을 찾던 그녀가 시작한 건 뜨개질이였다.
하지만 결과는 생각처럼 되지 않아 포기하는 상황이 왔지만 그렇지 않아도 속상한 일이 많은 그녀가 자신의 능력 밖의 일 때문에 마음을 다치고 싶지 않아 내린 결정이라는 점에서 난 마음으로 "괜찮아요"라고 외쳤다.

어둠에 갇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기력함에 빠져 절망감으로 시간을 보내기보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작은 무엇이라도 할려는 그녀의 모습은 우울함으로 힘든 나에게 이겨낼 힘과 용기를 주었다.

1부의 끝자락에 최후를 맞이하는 방법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는 그녀를 보며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정말 희망은 없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나에게 2부에서 희망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그녀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마음을 졸이게 했다.
 
미세하게나마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과 여러 치료기법, 그녀의 곁에서 그녀를 세상과 연결시켜주고 보여주는 피트의 노력 등 그녀가 써 내려간 많은 이야기들은 나의 감정을 널뛰게 했다.

당연해서 소중한 것인 줄 모르고 살다 그것의 소중한을 깨달고 있는 우리에게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할 수 없게 되어버려 기억의 저편에 묻어두고 어둠 속에서 살아가야 했던 그리고 살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는 많은 메세지를 주고 있다.

<걸 인 더 다크>은 희귀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많은 환우들에게는 공감과 희망을, 나에게는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이 소중하고 보통의 삶을 살아감에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해 준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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