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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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담고 있는 무게감은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오겠지만 대체로 이제껏 해 온것에 대해 정리를 해야할 것같은 느낌과 다시 오지 않을 기회와 시간이라는 생각에 의미있게 보내야할 것같다.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을 통해 '마지막'과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작가인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는 이번에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된 작가라고 한다.
이 소설은 실제로 작가의 형의 마지막 생일 파티에서 영감을 받아 쓴 소설이라는데 소설 속 주인공인 빅 엔젤은 암 선고를 받은 70세 노인으로 자신의 어머니의 장례식을 일주일 미루어 자신의 마지막 생일 파티를 함께 열게 되면서 벌어지는 가족들간의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죽음'을 선고받은 70세 노인이라는 설정과 멕시코인으로 미국에서의 생활 속에서의 어려움 등을 이야기 소재로 하고 있는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멕시코라는 나라와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유머러스하게 이끌어가고 있는 작가에 대한 성향과 그의 문체를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렸다.

사실 작품을 편하게 술술 읽어가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같은 소재라도 작품에 따라 풀어가는 방식이 다르고 낯선 작가일지라도 나와 코드가 맞는 작품을 만나게 되면 그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작품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의 경우 유머러스하면서도 자극적인 표현들이 나에게는 불편한 면도 있었다.

나는 천하무적이야. 그는 혼잣말을 했다. 나는 천하무적이 아니야.
빅엔절은 비록 휠체어에 앉아 있어도 자신에게 닥쳐오는 어떤 것도 무찌를 수 있다 믿었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믿었다. 그들에게 그게 진실이어야 했다. (91~92p)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생활하기 불편한 몸을 가진 빅 엔젤은 자신이 천하무적이 아님을 알면서도 자신을 그렇게 믿는 이들을 위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은 감춰둔 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냥 생활하고 말해야 했다.
그런 그가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마지막 파티'를 벌이는 지금까지도 웃음으로 '죽음'을 받아들이려 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겁이 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였다.

빅 엔젤과 그의 가족들과의 마지막 파티가 점점 무르익을 때쯤 서로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부분에서는 뭉클함도 들었다.
그들처럼 '죽음'을 우습고 현실속의 농담같은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겠지만 '죽음'에 대한 선고가 그저 삶에 대한 비극적인 끝으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하며 나라면 어떨까하는 물음을 던지게 하는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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