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위크
강지영 외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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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의 층간소음(벽간 소음을 포함합니다)에 시달리다 어느 순간 대단히 예민한 청각을 가지게 되는, 일종의 각성 현상을 여기 사람들은 '귀트임'이라고 합니다.때문에 이 아파트 주민들은 대부분 귀가 트여있었고, 이사 첫날부터 저의 기척을 귀신같이 눈치챌 수 있었던 것입니다. (99p)

그는 킬러이다. 그것도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무시무시한 킬러.
그런 그가 우리 나라에 산업 스파이를 감시하는 일을 하러 와서는 한국의 아파트의 장단점을 서술하는 글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최첨단 도청 장치로 그대로 가방행으로 처박을 정도로 방음이 꽝이 한국의 아파트에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노출되는 상황~

<어위크>에 수록된 단편 소설 중 '옆집에 킬러가 산다'에 나오는 내용만봐도 알듯이 이 작품에 담긴 소설은 재미있다.
8명의 작가로 구성되어 8편의 단편 소설을 수록하고 있는 이 작품은 8권의 책을 읽은 기분이 들게 했다. 그것도 색깔이 다양한 8권의 책을.

우연하게 술취한 경찰과 부딪혀서 언쟁을 한 후 그가 지나간 자리에 떨어져 있는 총을 주운 중식, 이 사실을 그의 친구들에게 알리게 되고 그들 중 그래도 머리가 좋은 현우의 계획 속에 일을 치게 되는 세 친구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완벽하게 계획한 듯하나 너무도 어설프고 어이없는 현금수송차량 탈취사건과 그도 모자라 편의점에서의 인질사건은 읽는 동안 웃음보가 터지게 했다.

그러면서 경찰과의 대치 상황 속 편의점 안에서의 기묘한 현상 경험과 시간을 떼우는 과정에서의 기묘한 이야기가 시작된 것이다.
세 친구의 범죄모의부터 어위크에서의 기묘한 경험에 관한 이야기라는 소설의 첫 포문을 연 사람은 전건우 작가.
그를 시작으로 7인의 작가는 자신들만의 장점을 살려 자신들만의 색깔을 담은 짧지만 기억에 남는 스토리를 마음껏 펼치고 있다.

단편의 장점이라고 하면 시간이 없어도 끊어서 읽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과 가독성이 좋다는 점이나 단점은 작가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담아내고 싶은 이야기를 다 담아내지 못하기도 하고 독자입장에서는 재미있을 경우 아쉬움이 들 수도 있다는 점이 아닐까?

<어위크>의 경우도 내겐 재미있어서 끝남이 아쉬운 소설들이 몇 개 있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혼자 소리내어 웃어보기는 참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작가의 소설의 경우는 호불호가 심한 편인데 이 작품을 보면서 몰랐던 작가들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 읽어보고 싶어졌다.

장편은 길어서 싫다는 사람들이라나, 국내 작가의 작품 중 뭐가 좋은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라면 8색의 매력의 지닌 <어위크>를 읽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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