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 - 쩨쩨한 어른이 될 바에는
손화신 지음 / 웨일북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째째한 어른이 될 바에는 에잇! 어른 안할래" 라고 말하는 이가 쓴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는 재미있다.
어른아이와 관련하여 나오는 여러 책들을 읽으면서 느끼고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작가의 글을 보며 주제가 무겁지 않아서 좋고, 표현이 재미있어서 좋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을 만났다.

어른이라 하면 '성숙'하고 '나이값'을 해야한다고 강요하는 세상에서 '순수'함을 선택하는 용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아이로 돌아가라는 것이 아니다. 어른이지만 진짜 어른이 되지 못하고 늘 남과 비교하고 가진 것에 만족하기보다 갖지 못한 것을 쫓아 힘들어하는 어른보다는 자신이 가진 것만으로 행복하고 즐거워했던 아이였던 그때를 한번쯤은 떠올려보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좀 더 어린이같이 산다면 나의 실수들은 '잘못'이 아니라 그냥 '웃긴 일'이 도어 버릴 것이다. (중략)
내 인생은 내 것이니까, 나에게 실수하는데 누구의 눈치를 볼 것도 잘못했다고 반성할 것도 후회할 것도 없다. 실수없이 완벽하려는 강박도 던져 버릴 일이다. (34-35p)


"아이를 키우면서 걔네들의 순수한 생각에 놀랄 때가 많아. 우리는 순수해질 수가 없잖아. 아는 게 많으니까" (53p)

어른이 되면서 사라진 것 중 하나가 상상력이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고 내가 알지 못하는 지식에 대해서는 상상조차 못했다는 말을 하게 된다.
정해진 틀 속에서 정답을 맞추려고 하고 생각하려고 하는 것.
그것이 때론 아이들과의 소통을 막는 장애물이 될 때가 많다.

수수께끼와 관련한 친구의 일화를 읽으면서 공감이 되었던 건 어릴 적 나의 모습이 떠올라서가 아닌 아직은 순수함과 상상력으로 중무장한 아이들을 보면서였다.
나도 어릴 땐 저랬겠지?라며...

아이에서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린 것도 있지만 새롭게 생겨난 것도 있다. 바로 '가면뒤에 숨은 나'
자라면서 점점 솔직한 나의 모습이나 감정을 숨긴 채 또 다른 '나'를 만들어갔다.
그래서 "넌 어떤 사람이야?"라는 질문에 잘 대답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나'와 상대가 느끼는 '나'의 모습은 달랐던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다. 물론 그러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대체로는 서투른 감정표현이지만 이리저리 재거나 하지 않고 표현한다.
그런 아이들이 자라면서 점점 '가면'속으로 숨게 되는 것은 우리 어른들의 영향도 크다고 생각한다.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를 읽는 동안 그동안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나의 모습과 왜 그렇게 그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진짜 어른은 어떤 어른인걸까?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어른인걸까? 연륜이 많으면 어른이 되는걸까?

무엇이 저리도 좋은지 숨이 넘어가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함께 웃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