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만나 첫 눈에 반하고 짧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에 행복할 수 있을까? 현실 속에서 이런 일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확률적으로 보자면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같다.그래서 이런 소재의 소설이나 드라마를 통해 우리는 대리만족을 하고 꿈을 꾸기도 하는 것같다.<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 제목만 보자면 뻔한 스토리의 남녀간의 사랑과 이별에 관한 이야기로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못해 로맨스소설에서 기대하는 애틋함이나 로망은 없을거라 여겨졌다.우연하게 만난 한 남자와 일주일을 함께하며 그동안 느끼지 못한 사랑받는 감정이 어떠한지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게 된 사라.그녀는 에디와의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뒤로 하고 각자의 계획에 따라 헤어져야 함을 아쉬워하고 계속적으로 그들의 관계가 연결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하지만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했던 에디는 사라에게 무슨 이유에서인지 전화도 하지 않고 그녀의 메세지나 편지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그녀의 주변 지인들은 그가 변심한거라 말하며 단념하라 말하지만 사라는 그러지 못했다. 아니 그럴 수 없었다.진정으로 에디를 사랑했고 사랑하기 때문에.사랑은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 절대 그렇지 않을거라고 분명 무슨 일이 있는거라고 생각하게 만들면서 점점 몸도 마음도 타들어가게 만든다.이별이란 준비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며,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것이기에 사라 역시도 에디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멈출 수 없었다.그와 다시금 연락이 닿기를 간절히 기다리며 일상 생활을 해나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사랑에 빠졌다 이별을 겪은 이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심리적 변화들을 잘 그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이 소설은 단순한 로맨스 소설이 아닌 소설의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두 사람이 재회하게 되고 에디가 사라를 떠나서 연락을 끊을 수 밖에 없었던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미스터리과 로맨스적인 요소를 담으며 책장의 넘김도 빨라졌다.일반 미스터리나 추리소설과는 달리 이런 장르의 경우 스토리의 전개가 어떠하냐에 따라 늘어짐을 느끼면서 금방 싫증을 느낄 수 있기에 호불호가 강한 장르이기도 하다.초반부의 사라와 에디의 일주일간의 러브스토리와 에디로부터 전화가 오지 않음에 애타는 마음을 담은 사라의 감정과 그녀의 이야기가 조금 지루한 부분이 있긴 했지만 이후 두 사람의 재회를 통해 서로의 아픔을 그려나가는 부분부터는 몰입도가 높아져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하지만 당신과 보낸 그 한 주는 정말 다르게 느껴졌어요.난 에디, 캐롤의 아들, 여동생을 잃고 엄마를 보살피다 인생이 흘러가 버린 사내가 아니라 그냥 나였어요." (339p)그 사실을 알기 전까지 사라와 함께 한 시간동안 온전한 '자신'이였다고 말하는 에디의 이 말은 오래도록 여운을 주었다.에디가 사라에게 준 나무로 조각한 마우스, 그것은 그녀가 상상한 그 이상의 의미를 담은 그의 소중한 물건이였다.다시 재회한 두 사람, 하지만 함께 할 수 없는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 두 사람.떠나려는 에디를 보내고 싶지 않지만 보내야하는 사라는 가슴으로 애타게 외쳐본다.안돼요! 안 돼. 이렇게 날 두고 떠나지 말아요! 우리는 여기 있잖아요! 바로 여기! 우리 사이에 흐르는 이 감정을 느끼지 못하나요?입 밖으로 아무런 말도 내뱉지 못하는 사라. 에디와 사라는 처음 사랑을 느꼈던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는건지...밤이면 풀벌레소리가 잔잔하게 들리고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지금 <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속 그 여자 그 남자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