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손님
히라이데 다카시 지음, 양윤옥 옮김 / 박하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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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없이 세들어 사는 부부의 눈에 띤 고양이 한마리
이들 부부는 사실 고양이나 개를 키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일명 번개골목이라 이름 붙인 곳에서 보게 된 고양이가 신경이 쓰였으나 그 고양이는 옆집 소유가 되었다.

옆집 소유가 된 새끼 고양이는 빨간 목걸이를 차고 방울소리를 내며 곧잘 우리 별채의 뜰에 나타났다. (15p)

고양이의 이름은 '치비'라고 했다.
그들에게 치비는 '고양이 손닙'으로 안으려고 해도 안기지 않을 뿐 아니라 좀처럼 울음 소리도 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과도 같은 존재로 여겨졌다.

주인 할머니와의 임대 계약 조건 중에는 집에서 반려동물들을 키우지 않는다는 것이였는데, 그 조건은 치비가 들어오면서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치비는 그의 아내에게 있어 또 다른 기쁨을 주는 존재로 자리잡게 되었다.

치비를 강제로 불러들인 게 아니다, 라는 말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치비는 자연스럽게 찾아와 자연스럽게 놀고 또한 잠을 잤다. 우리는 치비를 자유롭게 해주고 손도 대지 않도록 조심해왔다, 라고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119p)

이제 치비는 더 이상 그들에게 손님으로 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나게 되었으며, 옆 집의 치비 주인에게 자신들의 집에 드나들던 치비가 그들에게 어떤 존재였으며, 어떤 마음으로 대했는지 알려주고 하는 부분에서는 이들 부부에게 있어 '치비'는 그저 드나드는 손님이 아닌 마음 속의 깊은 곳에 자리잡은 존재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고양이 손님>은 '최고의 현대 우화 5편'중 한 작품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문체가 서정적이고 아름다우면서도 다소 철학적인 느낌도 주는 이 작품은 손님처럼 드나들었던 고양이 '치비'를 중심으로 소유와 부재에 대한 인간의 마음을 잘 그려내고 있었다.

사실 처음 작품을 접했을 때는 모호함과 몰입에 있어 힘든 부분이 있었다.
우화라는 특성으로 인해서인지 한 번에 작품 속에 빠져들면서 온전하게 작가가 담아내고자 하는 작품의 의도를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조금씩 고양이 손님 '치비'의 존재가 두 사람에게 주는 기쁨과 상실감 등을 보면서 인간의 소유욕과 존재의 부재에 따른 상실이 어떠한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 아닌가라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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