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선택이라 여겨질만큼 선택의 순간을 맞이할 때가 많다. 그 많은 선택의 순간이 있다고 해도 정말 이러한 선택의 순간은 오지 않았으면 한다.누구를 살리고 죽일지에 대한 선택의 순간....사랑하는 아내와 아이 중 한 사람만 선택해야하는 순간의 기로에 선 한 남자가 있다.임신 33주를 조금 넘긴 아내가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위기 상황을 겨우 모면하고 난 후 알려진 병명은 급성 백혈병이란다.정신이 없는 상태에서도 카린은 자신의 뱃 속 아기를 걱정하고 그런 그녀을 곁에서 지켜보는 남자의 마음은 무너지기만 하는데...결국 그녀를 살리기 위해 제왕절개로 아이를 조금 일찍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는 선택을 한다.하지만 아이의 탄생을 기뻐할 수 없는 상태, 카린은 급성 백혈병의 합병증과 급성 감염이 합쳐져서 위험한 상황은 계속된다.아이가 태어남은 기쁜 일이며, 모두의 축하를 받아야 하는 상황임에도 그럴 수 없는 그들의 상황이 너무도 마음이 아팠다.나 역시 오랜 기간 입원을 한 상태로 첫 아이를 일찍 세상 밖에 나오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의사로부터 산모와 아이가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수술 동의서에 서명을 하면서 무섭기도 하고 걱정스러움에 힘든 시간을 보냈기에 소설 속 이들의 상황에 감정이입이 되면서 읽는 내내 먹먹함과 슬픔이 밀려왔다.제발 그녀가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힘겹게 책장을 넘겼다.이런 식으로는 오래 버티지 못할 거예요. 뉘그렌이 말한다. 그럼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것 같은가요? 내가 묻는다. 부인의 치료를 조금 더 계속해보기로 결정하긴 했지만, 가망이 없습니다. (106p)결국 그녀는 자신의 뱃 속에 품고 있던 아이를 보지 못한 채 사랑하는 가족들을 남기고 홀연히 세상을 떠나고 만다.남자는 이제 아내가 남기고 간 자신의 아이를 지켜야 한다.무너지지 않고 남자는 잘 버틸 수 있을까?<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은 아내를 급성 백혈병으로 잃고 딸 아이와 살아가고 있는 톰 말름퀴스트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쓴 것이다.너무도 상세한 죽음과 탄생의 상황과 병원 내에서의 긴박했던 순간들에 대한 묘사, 아내의 사망 이 후 이야기 되어지는 죽기 전 아내와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와 죽고 난 후 남겨진 딸 아이와의 삶에 대한 이야기 등이 담긴 이 소설을 술술 읽어나갈 수 없었다.죽어가는 아내와 뱃 속에 아이 둘을 모두 살릴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남자의 절망감과 소중한 이를 떠나보낸 상실의 아픔 그리고 세상에 태어났음에도 엄마의 존재와 사랑을 느껴보지도 못하는 아이에 대한 안타까움 등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고통의 끝을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에 대한 소중함과 무탈한 오늘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게 해 준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내가 지키고 소중하게 여겨야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