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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앱솔루트 달링
가브리엘 탤런트 지음, 김효정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학대, 폭력, 대물림....
이 단어들은 듣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을 답답함과 안타까움과 분노를 일으키게 한다.
그 모든 요소들을 다 담고 있는 책을 읽는 동안 나의 마음은 조금도 편치 않았다.
<마이 앱솔루트 달링>이라는 작품의 소개글을 읽고 대충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겠지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스토리가 전개될 수록 나의 예상 그 이상으로 무겁고 힘겹게 책장을 넘기게 구성이 되어 있었다.
이러한 구성도 작가의 능력이라면 능력일 것이다.
단순히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소재를 피해자인 터틀과 가해자이자 어쩌면 또 다른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마틴(터틀의 아빠)를 중심으로 심리적인 면을 잘 그려내고 있다.
"제발 조심해야 된다. 제발, 개밥. 제발." 그는 터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 이렇게 많이 컸구나. 정말 든든하게 자랐어. 내 완벽한 보물. 둘도 없는 내 사랑." (148p)
아빠가 나를 괴롭히면 상처받지만, 그건 아빠가원래 잔인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비극적인 처지 때문이지. 하지만 나는 나를 망치고 있어. 한 번 거짓말을 시작하면 계속 입에 달게 되고 세상을 나 편한 대로만 보게 된다고. 그러면 돌이키기가 힘들지. (181p)
마틴은 자신의 딸을 '개밥'이라 부른다. 그녀에게는 분명 이름이 있다. 하지만 마틴은 늘 그녀를 그렇게 부르면서 저급한 표현을 쓰면서 학대를 일삼는다.
마틴은 터틀을 언어적으로, 정서적으로 심지어는 성적으로까지 학대하면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기는 커녕 터틀에게 그녀를 자신의 완벽한 보물이자 둘도 없는 자신의 사랑이라 말하면서 그녀를 세뇌시킨다.
분명 이는 잘못된 양육 방식이다. 그럼에도 주변의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는 마틴의 행동은 읽는 동안 분노감을 느끼게 했다.
터틀은 아빠인 마틴에게 불쾌감과 분노감을 느끼면서도 표현하거나 대응하지 못한 채 상황이 아빠를 그렇게 만든 것이라 여기며 온 몸의 멍 투성인 자신을 도와주려는 이들에게 거짓말을 하며 자신의 상황을 합리화한다.그러면서도 강해져야 한다는 아빠의 말처럼 아빠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언제고 당당히 맞설 준비를 서서히 하게 된다.
아빠의 폭력과 구속에서 벗어나려는 터틀의 몸부림은 처절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아이의 양육에 있어 환경이 얼마나 중요하지를 느낄 수 있는 이 소설은 폭력과 학대는 대물림될 뿐 아니라 '학습된 무기력'과 같이 계속적으로 폭력과 학대가 이루어질 경우 피해자는 스스로는 맞아도 되는 사람이며, 맞을 행동을 했다고 여기며 자존감조차 없이 살아가게 된다.
마틴의 언행이, 터틀의 행동이 옳다 그르다는 것을 판단하기에 앞서 이 소설은 마틴의 상황과 심리를, 터틀의 심리와 상황을 벗아나야겠다 여기게 되는 계기를 지켜보며 읽는 것도 필요하다.
분명 쉽게 읽히지는 않을 것이다. 불편하고 무겁고 터틀에게 감정이입이 되면서 폭력과 구속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 것이다.
그리고 폭력과 학대로 힘들어 하는 터틀의 모습은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닌 지금도 어디에선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 속 상황임을 잊지 않고 그런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