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줄곧 도박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반드시 이길 거라고 믿으면서요. 이번 도박에서도 이기지 못하면 10년간의 진실은 이대로 어둠 속에 묻혀 완전한 종지부를 찍게 될 겁니다. 우린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고, 여기서 더 노력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432p)진실을 위해 줄곧 도박을 하고 있다는 남자 장차오.그는 형사변호사로 장시에서 꽤 유명세를 탔던 법조인이였으나 지금은 살인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구치소에서 생활하는 범죄자 중 한 명이 되었다.그는 기괴한 모습으로 커다란 가방을 소지한 채 사람들이 많은 지하철역에서 체포되었다.체포 당시 가방에 무엇이 들었느냐는 경찰의 말에 "안 돼. 건드리지 마!""열면 안 돼! 위험해! 폭발한다고!"그의 이 말에 지하철역에는 일순간 긴장감이 흐르게 되는데...정말 폭발물이 들은 것일까?형사와 폭탄 제거반이 현장에 도착한 후에야 상황은 종료되었지만 사건은 그 다음부터였다.가방 속에 든 것은 폭발물이 아닌 나체 상태의 시체 한구.이 사람은 왜 사람들이 많은 지하철역이라는 위험한 장소에서 시체가 된 가방을 들고 나타난 것일까?그의 이러한 행동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중계되면서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될 뿐 아니라 엽기적인 사건의 하나로 기록되게 된다.사건이 발생했으니 이제 왜 앞날이 창창한 남자가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을 저지른 것인가에 대한 이유를 알고 싶어졌다.우발적 살인? 아님 계획적인 살인? 그도 아니면 뭘까?우리 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임에도 시작부터 강하게 시선을 끄는 스토리로 생소함을 잊게 만들며, 추리의 세계로 독자를 이끌고 있을 뿐 아니라 단순한 사건의 발생과 전개가 아닌 양파 껍질을 까는 듯 사건을 파헤칠 수록 더 큰 사건들이 숨어서 이 하나의 스토리를 구성하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정경유착, 비리를 보고도 눈 감아주는 중국 사법부(형사, 감찰원, 공안국 등), 미성년자 성매매, 탈세 등을 소재로 하여 사회 고발적인 내용의 소설의 전개라고 여겼지만 단순한 사회 비판적인 이야기가 아닌 오랫 동안 관행처럼 이루어져온 중국 내 사회 문제를 세상에 알리면서 10년 전에 일어났던 한 청년의 죽음에서 시작된 사건이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누군가에게는 해결하지 못함에 대한 안타까움과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진실을 밝히고 더 이상은 묵고하지 않고 중국 사회에 알리고자 한 네 명의 남자의 이야기였다.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행되고 있다.과거의 사건이 현재에까지 연결되어 오게 된 과정과 거대 권력과 검은 세계를 대상으로 싸워 나가는 것이 어려움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 임을 보면서 씁쓸함마저 들었다.피해자의 장양을 둘러싼 온갖 거짓된 이야기와 이 후에 밝혀지게 되는 놀라운 반전같은 이야기는 불의를 보고도 나에게 피해가 될까 두려워 나서지 못하는 요즘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부분이기도 했다.정의 구현과 진실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뭘까?한 남자의 희생과 그런 남자를 말릴 수 없었던 이들의 가슴 먹먹한 이야기가 담긴 <동트기 힘든 긴 밤>부패한 사회를 향해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외치는 그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도 아직은 살만한 상태가 아닌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