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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에 잊어버린 것 - 마스다 미리 첫 번째 소설집
마스다 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수짱시리즈로 처음 알게 된 그녀의 첫번째 단편집인 <5년 전에 잊어버린 것>
만화가로만 알고 있던 그녀가 열 편의 짧은 소설을 썼는 점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였으며,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5년 전에 잊어버린 것이라....
이 제목은 그녀가 쓴 열 편의 단편 소설 중 한 편의 제목이였다. 빠진 단어가 있다면 '깜빡'이라는 단어로 이 '깜빡'이 반전포인트로 자리잡고 있었다.
처음 시작하는 몇 편의 소설을 보자면 19금 소설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분명 글의 시작 전에 약간은 '야한 이야기'도 있다고 그녀가 힌트를 주고 있다.
그녀의 이야기 속 야함의 수위는 보자면 관능적이고 외설적이라기보다는 '아슬아슬함'과 '유쾌함'이 함께하는 약간은 볼이 발그레질 수 있는 정도(?)
(여기서 잠깐! 개인차가 있을 수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다른 단편 소설의 경우도 그렇지만 그녀의 열편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이야기 중에도 유독 눈길이 가고 마음이 가는 이야기가 있었다.
<머스코비>에 등장하는 미사야와 머스코비.
미사야가 자신의 처치와 비슷한 머스코비라는 새에게 감정이입이 되면서 신경을 쓰던 중 조류관찰을 하러 나온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먹이를 줄거라 생각해서 뒤뚱뒤뚱 와 있는 머스코비를 보며 그녀가 속으로 건네는 말과 할아버지의 관심 밖이거라 여긴 머스코비가 조류관찰 수첩에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보고 좋아하는 미사야의 모습은 뭉클함마저 들게 했다.
머스코비, 넌 아니야. 여기서 너는 진짜 새가 아니라고.
(118p)
머스코비1
머스코비는 할아버지의 수첩에 적혀 있었다. 머스코비는 카운트되어 있었다. 셈에 넣지 않는 새 따위, 할아버지에게는 없는 것이다. 새는 모두 다 새였다. (120p)
많은 이들이 인정하지 않고 외면하고 비난하는 말을 하더라도 단 한명이라도 그 존재를 인정하는 이는 있을 것이다. 그 단 한명으로 인해 나의 가치가 달리 해석되고 세상이 달라보이기도 한다.
그녀의 이야기에서는 그런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5년 전에 잊어버린 것>은 평범한 일상 속 우리 이웃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잠시나마 다른 곳으로 눈길과 마음을 돌렸지만 결국은 자신의 자리로 찾아오면서 해피엔딩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와 감정노동자의 고충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전쟁같은 하루를 누군가로 인해 후련함을 느끼게 이야기,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 등 그녀가 풀어내고 있는 열 편의 이야기보따리 속을 들여다 보며 울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