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명의 의인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2
에드거 월리스 지음, 전행선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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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가장 문명화된 국가의 모든 권력과 확립된 기관에 대항하는 네 명의 남자라, 그것도 의문의 인물들이라니요."

나라일을 하는 의원들은 네 명의 의인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그들에게 네 명의 의인은 두려움의 대상이면서도 못마땅한 존재이기도 했다.

반면 네 명의 의인은 자신들의 요구를 미리 협박 편지를 통해 관철시키고 있으며, 자신들의 요구의 정당화와 실행을 알리기 위한 행동적인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의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는 가끔 매스컴을 통해 위험한 상황이나 순간임에도 자신보다는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위험 속에 들어들어 그들을 구해내는 이를 두고 '의인'이라 부르며, 때로는 그들을 히어로로 여기기도 한다.

에드거 월리스의 작품 속의 네 명의 의인은 인간이 만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사악한 자들이 처벌을 면하고 살아감을 두고 볼 수 없어 자신들이 정의의 이름으로 처단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들의 행동의 옳고 그름의 판단이 사실 쉽지 않다.
나와 관계없는 일이라면 그들의 행동이 부당하고 아무리 사악한 자라도 사적으로 처벌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나 또는 내 가족과 관련해서 사악한 자들이 법망을 벗어나서 처벌을 면하거나 그들을 도와주는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이들을 보게 되면 사적으로라도 처벌을 하려는 네 명의 의인의 행동이 정의롭다 여겨질 수 있을 것이다.

오랜 고전 추리소설임에도 에드거 월리스의 <네 명의 의인>이라는 작품은 촌스러움이나 고전적인 서술이라는 느낌보다는 현대적인 추리소설과는 또 다른 이색적인 매력과 함께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하는 작품이라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세상에는 신체적으로는 영웅이나 도덕적으로는 겁쟁이이며, 죽음은 코웃음 치면서 개인적인 수치는 알려질까 두려움에 떨며 사는 사람이 수도 없이 많다. (28p)

개인적인 수치가 알려질까 두려움에 떠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꼬집어 말하는 그의 이야기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부패하고 타락한 이들이 네 명의 의인의 협박 편지를 받아들고 보이는 모습에서 여실히 잘 드러나고 있다.

죽음보다는 국민과의 신뢰가 깨트려졌을 때 나타나는 결과에 대한 상상과 경험 때문에 그들의 협박 편지에도 불구하고 법안을 강행해나가겠다는 '올곧고 영예로운 신사'라 칭하는 레이먼 경(외무부 장관)과 네 명의 의인의 신경전과 전개될 결과가 이야기를 읽어가는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주었다.

죽음과 맞바꿔도 될 만큼 가치있는 법안인가에 대한 고민과 네 명의 의인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갈등하는 이와 자신들의 이익이 아닌 대의를 위해 절대적인 위험성도 감수하면서까지 자신들의 위대한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자 함을 마지막까지 경고하는 네 명의 의인들의 불꽃튀는 대결이 이 작품의 몰입도와 가독성을 높여주고 있다.

마지막까지 책을 놓을 수 없었던 <네 명의 의인>은
사건의 과정과 결과가 모두 숨죽이게 만들면서 작품 속에 빠져들게 하는 작품을 오래만에 만났다는 생각에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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