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속죄'시리즈라고도 할 수 있는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법은 과연 사회 질서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가 이번에는 최악의 의뢰인을 만났다. 자신에게 의뢰되지 않은 사건임에도 발벗고 나서서 변호를 자처하는 그의 모습은 이전까지 보여줬던 그가 아니였다.왜 그는 이토록 의뢰인의 무죄를 위해 애를 쓰는걸까?앞선 작품에서 미코시바 변호사의 과거가 세상에 공개되면서 악덕변호사가 아닌 '시체 배달부'라는 이미지때문에 법정이나 법정 밖에서 많은 시선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런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 전념하면서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이런 그가 감정에 흔들림을 보이게 되는 의뢰인을 만났으니 전직 법무 교관인 이나미 다케오로 자신의 의료소년원 시절의 은사이자 속죄에 대해 가르쳐 준 이기도 하다.이나미는 '백락원'요양원의 보호사를 살해한 사건으로 체포되었다.그가 살해한 보호사는 알고 보니 너무도 유명한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한 도치오.도치오는 보호사이기 이전에 과거에 한국적 블루오션호가 침몰할 때 자신이 살기 위해 한 일본인 여성을 폭행하고 구명조끼를 뺏아고 사망케한 사건에서 '긴급 피난'이라는 법 적용으로 무죄를 판결받았던 인물이였다.그런 도치오가 이나미이라는 하반신 마비의 노인에게 맞아서 사망한 것이다.살인이라면 응당 그에 상응하는 법을 적용받아야 함에도 '긴급 피난'이라는 조항으로 법망을 빠져나가게 되었다.긴급 피난 상황이라면 살인을 해도 괜찮은걸까?자신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어떠한 행동을 할 지 예상할 수는 없다.그렇다고 모두가 살인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코시바 변호사는 자신이 아는 이나미는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과 속죄를 하고자하는 마음으로 그를 도와 무죄를 이끌어내려고 하나 이나미는 그의 마음을 알고 있음에도 계속해서 말한다.그렇다면 어째서 거짓말을 하는 걸까?간단하다. 진실을 감추기 위해서다. 동기는 당연히 공포에 있을 것이다. (150p)이들은 뭘 원하고 뭘 지키려는 걸까. 그것은 신조이자 가치관이자 행동원리다. (237p)속죄는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그러니까 참회를 말로 하지 마라. 행동으로 보여. (275p)이나미의 무죄를 위해 조사를 하면서 '백락원' 요양원에서 행해진 학대문제와 도치오 보호사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충격을 주는데...나카야마 시치리 작가의 소설은 몰입도와 가독성이 높다. 그 이유는 우리의 현실 속 이야기와 다르지 않음과 동시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으며, 한국의 사회적 현상이나 법이랑 일본의 사회적 현상과 법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이기 때문일 것이다.이번 작품에서는 '긴급 피난'이라는 법 조항과 고령화 사회로 인해 늘고 있는 요양원 내에서 이루어지는 만행과 속죄를 위해 자신을 꼭 처벌해달라는 피고인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결코 재미있게 읽어가는 미스터리 소설이 아닌 작품을 읽는 동안이라도 사회 문제에 대해 고민해보게 하는 면이 내가 나카야마 시치리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