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의 재림
나하이 지음, 강지톨 그림 / 좋은땅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어린왕자'라는 이름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들이 떠오르나요?
장미, 사막여우, 생택쥐베리 등 사람들마다 떠올리는 이미지도 다르고 작품을 읽고난 후의 느낌도 다를 것이다.

어린 시절에 있었던 <어린왕자>는 그저 동화속의 키작고 귀여운 이미지의 왕자로 여겼다.
그때는 작가가 표현하고자하는 무언가를 파악한다거나 작품 속에 내포된 의미들을 이해하며 읽었다기보다 말 그대로 글자만을 읽는 정도였으며, 공주가 아닌 공주의 자리를 대신하는 장미와 다른 여러 등장인물들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그리고 공주와 왕자, 나쁜 왕비들이나 마녀들이 나오는 흔한 책들을 읽다가 <어린왕자>라는 색다른 책을 발견하여 읽었음에도 주변의 누군가와 이 책을 함께 읽어서 이야기를 한다거나 하지 않았기에 작품의 가치를 느끼지도 못하고 내가 읽은 책 중 한 권이라는 의미만이 있었던 것같다.

성인이 되어 다시 읽게 된 <어린왕자>는 나에게 또 다른 의미의 작품으로 다가왔다.
동화가 아닌 철학적인 의미들이 내포되어 삶을 살아감에 있어 우리가 보게 되고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인간상들을 빗대어 표현한 듯한 이야기들과 때묻지 않고 순수한 이미지의 어린왕자가 조금씩 무언가를 깨닫고 느껴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읽은 <어린왕자의 재림>은 또 한번 원작을 꺼내어 읽어보게 하는 시너지효과를 가져왔다.

"나는 이제 어린왕자를 잃어버렸습니다. 이제 누구든지 여러분 자신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어린왕자를 만들어 주십시오."

1943년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어린왕자를 출간한 생택쥐페리는 어린왕자의 후속편을 구상하다 세계대전으로 인한 인류의 비참한 참상과 말살된 꿈을 보며 더 이상 자신이 어린왕자를 만들어낼 수가 없어 이와 같은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작가의 말 중)

작가는 자신의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던 어린왕자를 다시금 부활시켜보고자 오랜 시간동안 집필하였으며 그 시간이 소중하고 특별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이 부활시킨 <어린왕자의 재림>이 모두에게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음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보이며 그래도 자신의 작품을 통해 원작을 꺼내어 마음 속에 잠자고 있던 어린왕자를 깨워 다시 만나게 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래본다고 전하고 있다.

<어린왕자의 재림>속의 어린왕자는 좀 더 성숙하고 멋진 모습으로 우리에게 돌아왔다.
장미와의 재회와 동시에 장미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으로 힘들어하던 어린왕자가 슬픔을 이겨내고 새로운 별을 만들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하게 된다.

자신이 이전에 만났던 이들을 다시금 만나서 자신의 별로 초대하기 위한 여행을 떠난 어린왕자.
하지만 여전히 변함없는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는 이들을 보며 실망하기도 하고 왕의 말에 말대꾸도하고 숨은 사람들의 이면의 마음들을 보게 되는 등의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원작의 느낌과는 다른 느낌의 <어린왕자의 재림>
자신은 어린왕자를 잃어버렸다고 말했던 생택쥐페리와 달리 나는 그가 그려놓았던 어린왕자의 진정한 모습을 보지 못했음에 또 한 번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이 작품을 읽고 난 후 언제고 다시 한 번 읽어야지 하고는 모셔두었던 원작을 다시 꺼내 읽게 되었다.
그리고는 어린 시절 내 마음 속에 잠재워 두었던 어린왕자의 모습이 아닌 성인된 지금의 내 마음 속에 새롭게 어린왕자를 새겨넣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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